24년간 증시에서 '가장 잔인한 달'은 9월, 올해는?

최형석 기자 입력 2021. 9. 13. 20:31 수정 2021. 9. 14.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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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와 코스닥 모두 평균 수익률이 가장 낮았던 달은 9월인 것으로 조사됐다. 1997년부터 올해 8월 말까지 24년 8개월(296개월)간 평균 수익률을 확인한 결과다.

13일 NH투자증권에 따르면, 9월 평균 수익률은 코스피가 -1.12%, 코스닥이 -2.82%로 집계됐다. 평균 수익률이 코스피의 경우 -1%, 코스닥은 -2% 아래로 떨어진 달은 9월뿐이다. 한 증시 관계자는 “유명한 시에 ‘4월은 가장 잔인한 달’이라는 구절이 있는데 증시에서는 9월이 가장 잔인한 달인 셈”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통상 가을에 기업들 실적이 부진한 데다, 역대 증시를 흔들었던 굵직한 위기들이 8~9월에 집중됐던 점 등을 이유로 꼽는다.

올해에도 9월 미국의 테이퍼링(채권 등 자산 매입 축소) 실시를 두고 세계 금융시장이 긴장하고 있다. 미국이 코로나를 막고자 틀었던 자금 공급 수도 꼭지를 잠그기 시작하면 신흥국에서 미국 등 선진국으로 해외 자금이 빠져나가 금융 불안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 경제 신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오는 11월부터 테이퍼링을 시작하는 방안을 내부 준비 중이다”라며 “오는 21~22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테이퍼링과 관련해 어떤 식으로든 시장에 신호를 줄 것”으로 보도했다.

◇3분기 기업 실적 하향 경향, 큰 위기 8·9월 집중

전문가들은 보통 기업 실적이 3분기(7~9월)에 나빠진다고 말한다. 이에 따라 기업 실적에 크게 영향을 받는 주가도 떨어진다는 것이다. 20년 차 펀드 매니저 A씨는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의 연간 전망이 연초에 낙관적이다가 8월 즈음 실제 반기 실적이 나오면 하향 조정되는 경우가 다반사”라며 “기업들도 1~2분기엔 실적을 좋게 내려고 노력하다가 3분기엔 쉬어가는 경향이 강하다”고 말했다. 기업들이 상반기에는 일단 매출 증가에 집중하고 3분기에는 IT 등 고가 내구재들의 재고가 증가했다가 4분기에 소위 ‘밀어내기’ 등으로 매출을 늘린다는 것이다.

월평균 수익률이 9월에 부진한 현상은 미국 S&P500에서도 마찬가지로 나타났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90년간(1930~2021년) 월평균 수익률에서 9월(-1.02%)이 압도적으로 나빴다. 둘째로 저조한 2월(-0.06%)은 9월에 크게 못 미쳤다. 편득현 NH투자증권 자산관리전략부장은 “회계연도가 9월 말에 끝나는 미국 펀드들은 이때 손실을 확정해 세금을 줄이고, 다음 해 기준 가격을 낮은 수준에서 시작하려 한다”며 “이 때 미국 주가가 하락하고 한국 증시도 영향을 받는다”고 설명했다.

유독 8~9월에 글로벌 증시를 뒤흔든 금융 위기들이 터진 점도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된다. 2001년 9·11테러와 2008년 9월 리먼브러더스 파산에 따른 글로벌 금융 위기 촉발은 대표적 사례다. 2011년 8월엔 미국 국가 신용 등급이 사상 처음으로 강등됐고, 북한이 5·6차 핵실험을 강행한 시점도 2016·17년 9월이었다. 미국·중국은 2018·19년 8~9월에 양국 간 관세 폭탄을 주고받는 등 무역 분쟁을 벌인 바 있다.

◇소나기 일단 피하되 저점 매수도 노려볼 만

전문가들은 일단 8~9월엔 주식 비율을 줄이는 게 좋다고 조언한다. 7월 정도까지 증시가 호황을 보이는 ‘서머랠리’를 누린 후 차익 실현해 놓고 소나기가 지나가길 기다리라는 것이다. 하이투자증권은 “연준의 테이퍼링이 가시화하는 10월쯤 경기 선행 지수가 꺾일 수 있다”며 그 전에 국내 주식 비율을 줄이는 것을 추천했다.

하지만 오히려 역발상으로 저점 투자 시점을 노려볼 만하다는 의견도 있다. 가을 하락장이 끝난 뒤엔 주가가 크게 올랐기 때문이다. 코스피의 평균 수익률이 가장 높았던 달은 11월(3.42%)이었고, 1월(3.29%)이 둘째로 높았다. 이에 따라 증시에서 ‘1월 효과(January Effect)’라는 말까지 생겼을 정도다. S&P500도 12월(1.33%)·1월(1.18%) 평균 수익률이 연중 셋째·넷째로 높게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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