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긋' vs '몸부림'.. 운명의 날 일주일 앞 엇갈린 코인 거래소 행보

김정현 2021. 9. 13.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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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화폐 거래소의 존폐를 가를 시간이 사실상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정부 신고를 마친 거래소와 그렇지 못한 거래소의 행보가 극명히 갈리고 있다.

신고를 마친 4대 거래소는 대규모 신규 채용·마케팅에 나서며 앞날을 '느긋이' 준비하고 있지만, 중소 거래소들은 실명계좌 확보에 발목이 잡힌 채 생존을 위한 '몸부림'을 치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오는 24일까지 정부에 신고 절차를 마치지 못한 가상화폐 거래소는 폐업 수순을 밟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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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 "이번 주까지 사업자 신고 권고"
신고 마친 4대 거래소 미래 준비에 분주
중소 거래소, 폐업하거나 실명계좌 확보 주력
지난 8일 서울 용산구 코인원 고객센터 전광판에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 시세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중남미 국가 엘살바도르가 비트코인을 법정통화로 공식 도입한 지난 7일(현지시간) 가상화폐가 일제히 폭락했다. 뉴스1

가상화폐 거래소의 존폐를 가를 시간이 사실상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정부 신고를 마친 거래소와 그렇지 못한 거래소의 행보가 극명히 갈리고 있다.

신고를 마친 4대 거래소는 대규모 신규 채용·마케팅에 나서며 앞날을 '느긋이' 준비하고 있지만, 중소 거래소들은 실명계좌 확보에 발목이 잡힌 채 생존을 위한 '몸부림'을 치고 있다.


4대 거래소 "대규모 채용·투자자보호 센터 설립"

13일 업계에 따르면, 오는 24일까지 정부에 신고 절차를 마치지 못한 가상화폐 거래소는 폐업 수순을 밟아야 한다. 다음 주 추석 연휴기간을 고려하면, 사실상 신고기한은 이번 주로 한정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신고 요건이 갖춰지지 않으면 반려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적어도 이번 주 안에는 사전 제출하는 것이 좋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당국에 신고를 마친 거래소는 4대 거래소가 전부다. 업비트가 지난달 20일 금융당국의 신고서 접수가 시작된 지 5개월 만에 ‘1호 신고 사업자’로 나섰고, 빗썸·코인원·코빗이 뒤이어 신고를 마쳤다.

이미 사업자 신고를 마친 4대 거래소는 미래 준비에 한창이다. 빗썸은 이날 대규모 IT(정보기술) 인력 채용을 발표했다. 공개채용 모집인원은 200명대로 가상화폐 업계에서 최대 채용 규모로 알려졌다. 빗썸의 현재 임직원 규모(400여 명)를 고려하면 절반 이상에 달하는 규모다. 빗썸 관계자는 “사업자 신고를 마무리 짓고 불확실성을 해소한 만큼 성장을 위한 준비를 마쳤다”고 밝혔다.

다른 거래소도 분주한 모습이다. 업비트는 지난달부터 가상화폐 업계 최초로 ‘올바른 디지털 자산 투자’ 캠페인에 시동을 걸고, 언론 광고 등 대대적인 마케팅에 나섰다. 연내에는 100억 원을 투자한 업비트 투자자 보호 센터 설립도 앞두고 있다. 코빗 역시 사업 영역을 확장해 국내 최초로 NFT(대체불가토큰) 시장을 개척하고 있고, 코인원 역시 향후 서비스 안정화에 집중하고 있다.


실명계좌 확보에 사활… 이미 폐업한 업체도 10여 곳

반면 중소 거래소들은 사실상 폐업 수순에 접어들었거나 이미 폐업을 마친 상태다. 특히 실명계좌와 함께 필수 신고 조건인 정보보호관리체계(ISMS) 인증 과정이 통상 3개월 이상 걸리는 점을 고려하면, 아예 신청조차 하지 않은 24곳의 업체는 이달 폐업이 확실시된다.

이미 이달 초 서비스 종료를 발표한 비트베이코리아(비바코)를 포함해 거래소 10여 곳은 접속이 불가능하거나 원화 입금이 불가능한 상태다. 한 거래소 관계자는 "소규모 업체들이 최근 직원·사무실 정리 등 폐업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나마 4대 거래소를 제외하고 ISMS 인증을 획득한 24곳 거래소들은 마지막까지 실명계좌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현재 고팍스·지닥·코인빗을 비롯해 일부 거래소들은 시중은행과 물밑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과 협상이 진행 중이라고 밝힌 한 거래소 관계자는 “현재 상황이 악화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24일 이후라도, 원화마켓을 운영할 수 있도록 은행과 협상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현 기자 virtu@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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