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봉투마저 더 팔린다"..국민지원금 매출 폭증, 전전긍긍 편의점, 왜?

신미진 2021. 9. 13. 1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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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상생 국민지원금 현장 접수가 시작된 13일 서울 양천구 신정2동 주민센터에서 직원이 국민지원금 접수 창구에서 대기하고 있다. [사진출처 = 연합뉴스]
코로나19 상생 국민지원금 오프라인 신청 첫 날인 13일 서울 성북구 길음1동주민센터에 마련된 접수처에서 주민들이 국민지원금을 신청하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김호영 기자]
편의점주들이 국민지원금 지급에도 울상을 짓고 있다. TV와 갤럭시워치 등 가전과 담배, 주류 매출이 급증했지만 마진율이 상대적으로 낮기 때문이다. 오히려 매출만 크게 늘어 소상공인에게 지급되는 각종 지원금에서 제외될 수 있다는 염려도 나온다.
◆ 양주 고급 아이스크림 매출↑

13일 세븐일레븐에 따르면 국민지원금 사용이 시작된 지난 7일부터 12일까지 정육과 과일류 매출은 각각 전주 동기간대비 176.2%, 94.4% 증가했다. 아동완구(21.3%)와 쓰레기봉투(5.7%)도 매출이 늘었다. 같은 기간 CU에서는 와인과 양주 매출이 각각 6.4%, 10.6% 증가했다. '하겐다즈'와 '나뚜루' 등 고급 아이스크림은 18%, 세제류는 8.2% 매출이 늘었다.

GS25에서는 가전 매출이 72% 증가했다. GS25는 국민지원금 지급과 추석 선물세트를 겨냥해 점포에서 애플 '에어팟 프로'와 삼성전자 'QLED TV' 등의 주문을 받고 있다. 이마트24는 삼성전자와 손잡고 스마트워치 '갤럭시 워치4'와 무선 이어폰 '갤럭시 버즈2' 등을 판매 중이다. 그 결과 주문이 몰리며 이마트24는 지난 주말을 기점으로 갤럭시 워치4 판매를 일시 중단했다. GS25 일부 점포에서도 에어팟 프로 등 웨어러블 기기 발주가 중단됐다.

담배 구매도 크게 늘었다. 한 편의점주는 "국민지원금으로 보루 담배를 사가는 손님들이 많아지면서 담배류 매출이 평소보다 2배 급증했다"며 "그 덕에 일매출이 처음으로 300만원이 넘었다"고 말했다. 편의점은 전국 점포의 99%가 가맹점으로 국민지원금 사용처다. 특히 대형마트와 백화점, 가전양판점이 국민지원금 사용처에서 제외되면서 반사이익을 얻고 있다는 평가다.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삼성전자 갤럭시 워치4. [사진 제공 = 삼성전자]
◆ "지원금 못받을까" 전전긍긍

낮은 마진율에 '국민지원금 수혜' 상품 판매를 꺼리는 편의점주들도 있다.

부풀려진 매출 탓에 각종 소상공인 지원금에서 제외될 수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달 지급된 소상공인 희망회복자금(5차 재난지원금)은 영업제한 업종의 경우 매출이 감소했을 때만 받을 수 있다.

현재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갤럭시 워치4 등 웨어러블 기기의 마진율은 5% 내외로 알려졌다. 보통 편의점 마진율은 20~30%다. 담배도 세금을 제외하면 편의점주에게 돌아오는 이윤은 10%가 되지 않는다. 서울 구로구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A씨는 "혹시나 다음 소상공인 지원금 대상에서 제외될까 청소기 등 가전 발주를 넣지 않고 있다"며 "담배 매출도 대부분이 세금인데, 매출이 올랐다고 지원금에서 제외되면 억울하지 않겠냐"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편의점에서 고가 전자제품 등을 판매하는 것이 국민지원금 지급 취지와 맞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는 이번 국민지원금 사용처에서 대형 외국계 유통업체와 명품 브랜드 매장 등을 제외한 바 있다. 한 편의점 관계자는 "절대적인 판매량으로 보면 국민지원금 사용 품목에서 가전이 파지하는 비중이 크지는 않을 것"이라며 "가맹점주들도 역시 소상공인으로, 홍보 효과에 보탬이 될 정도로만 운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신미진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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