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성장 디딤돌 'ICT R&D 혁신바우처'] 섬유폐기물 재활용 자원순환·친환경건축 '날개'

안경애 2021. 9. 13.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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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세진플러스
박준영 대표 "폐섬유 재활용 성과"
태양광 패널·IoT센서와 결합해
친환경 건축자재 상용화에 집중
세진플러스가 폐섬유 재활용 패널로 내장재, 외장재, 단열재, 바닥재, 지붕재 등을 설치한 패시브하우스 내부 전경. 세진플러스 제공
박준영 세진플러스 대표가 폐섬유 재활용 건축자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안경애기자

기술이 꼭 필요한 산업현장과 기술을 보유한 기관을 연결해 맞춤 지원하는 'ICT R&D 혁신바우처' 사업이 기업의 성장 마중물 역할을 하고 있다. 이 사업은 AI(인공지능), 빅데이터 분석 등 진입장벽이 높은 최신 기술을 빠르게 습득해 적용하도록 기술 보유기관과 수요기업을 연결해 주는 게 특징이다. 예산지원 만으로는 어려움이 있는 기업들에 파트너를 한 팀으로 묶어줘 지속 가능한 혁신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 ICT R&D 혁신바우처 사업을 디딤돌로 새로운 성장공식을 써 가는 기업 현장을 7회에 걸쳐 소개한다.

지난달 31일 방문한 서울 성북구 세진플러스. 헌옷 등을 재가공한 재활용 섬유와, 이를 재료로 만든 펠릿, 건축용 패널, 탁자 등이 놓여 있었다. 봉제업계에서 40년 이상 몸담아온 박준영 세진플러스 대표가 '폐섬유 재활용'에 꽂혀 국내는 물론 세계에서 유일하게 만든 제품들이다.

박준영 대표는 "섬유폐기물 처리는 환경오염과 온난화의 역풍을 맞고 있는 인류가 처한 또 하나의 심각한 문제다. 자연섬유는 분해돼 흙으로 돌아가지만 화학섬유는 토양까지 썩게 한다"면서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2015년부터 재활용 기술을 개발해 왔다"고 말했다.

회사는 헌옷 같은 폐섬유, 폐현수막, 폐그물 등 섬유폐기물을 재활용한 친환경 건축자재 상용화에 집중해 왔다. 회사가 개발한 섬유패널 '플러스넬'은 목재보다 강도, 내구성, 난연성, 흡음성이 뛰어나 합판, 바닥재, 마감재, 데크, 가구 등 다양한 곳에 활용할 수 있다. 목재를 덜 쓰는 동시에 오염원인 폐섬유를 처리해 환경에 일거양득의 도움이 된다. 특히 인체에 유해한 접착제를 쓰지 않고, 섬유폐기물에 순수하게 열과 압축만 가하는 친환경 공정이란 강점이 있다. 회사는 이와 관련해 5종의 특허를 보유했다.

박 대표는 "2017년 영국 케임브리지대, 최근 국내 한 대기업이 폐섬유 재활용 건축자재 공급기업을 조사했는데 두 곳 다 세진플러스밖에 없다는 결론을 얻었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세계 하나뿐인 기술"이라고 강조했다.

박 대표의 꿈에 날개를 달아준 것은 과기정통부와 IITP가 작년 시작한 'ICT R&D 혁신바우처' 사업이다. 회사는 사업을 통해 한양대학교가 보유한 태양광 에너지 하베스팅 기술과 스마트센서·LED(발광다이오드) 제어기술을 결합한 태양광패널 일체형 폐섬유패널을 개발했다. 태양광패널의 출력을 최적으로 제어하는 알고리즘과 회로, 방범, 화재감지 등 안전 모니터링이 가능한 시스템과 스마트센서 기술도 확보했다.

박 대표는 "특히 섬유 제조를 많이 하는 동남아, 중남미 등은 폐섬유 문제가 심각한데 폐섬유를 건축자재로 쓰는 동시에 태양광으로 전력공급까지 해 주니 현지 반응이 뜨겁다"면서 "첨단 ICT 기술로 안전 모니터링도 가능하니 부가가치가 훨씬 커졌다"고 말했다.

회사는 국내 주요 기업들과 해외 수요처들로부터 러브콜을 받고 있다. 충북 진천에 폐섬유 재활용 패널 생산공장을 세우고 100% 폐섬유패널로 지은 모델하우스도 문을 열었다. 혁신바우처 사업을 통해 개발한 제품의 상용화 검증을 위해 안성시 청소원휴게실에 제품을 설치해 검증과정도 거쳤다. 섬유패널을 적용한 모듈러주택 제작에도 사업을 통해 확보한 센서와 IoT 기술, 안전 모니터링 시스템을 적용했다.

박 대표는 "한양대와 의기투합해 섬유패널과 ICT 기술을 융합한 결과가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면서 "국내외에서 모듈러주택, 초소형주택 등에 패널을 도입하려는 문의가 이어지고, 최근 탄소중립이 화두인 많은 기업들이 협력 제의를 해 온다"고 말했다.

강원 양양군, 경기 동두천 등 에코펜션에서 패널을 설치했거나 논의를 하고 있다. 큰 규모의 성과는 해외에서 먼저 나올 태세다. 인도네시아의 국민주택 보급사업, 몽골 국민주택 시범사업에 패널 설치 협의를 하고 있다.

박 대표는 "인도네시아는 국민주택 21만채 중 먼저 8만채를 지으면서 우리 패널을 도입하려 한다. 현지에서 관련 기술설명 요청이 와서 코로나19 상황이지만 현지출장을 다녀 올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별도의 전력을 공급하지 않고 자체적으로 생산되는 전력만으로 페시브하우스를 구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처음 목적한 모듈러주택, 난민주택 시장에서 좋은 반응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몽골에는 건축자재 내구성과 성능 검증을 위한 모델하우스 건설을 진행 중이다. K모 사, L모 사, S모 사 등 대기업들과 협력 논의도 하고 있다. 자동차 기업과도 차량 내장재 공급 검토를 시작했다.

"40년 이상 봉재인으로 살면서 후대를 위해 뭔가 하나는 남겨주고 싶다"는 박 대표는 "섬유원자재 폐기물이 쏟아져 나오는 동남아, 중남미 지역의 주택에 폐섬유 패널을 공급하고, 나아가 제조 플랜트를 수출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이어 "많은 이들에게 기술적 혜택을 제공하고 회사도 탄탄하게 성장해 정부 지원에 보답하겠다"면서 "ICT R&D 혁신바우처는 중소기업의 건강을 유지해 주는 '백신' 같은 고마운 사업"이라고 밝혔다.

안경애기자 naturea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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