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10년간 1兆.. 서울시 곳간이 시민단체 ATM" [서울시, 시민단체 지원 '대수술']

파이낸셜뉴스 2021. 9. 13. 1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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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서울시장이 박원순 전 서울시장 재임 당시 이뤄진 사회주택, 마을공동체 사업 등 시민사회단체 지원 사업에 대한 '대수술'에 나선다.

또 오 시장은 마을공동체 사업, 청년 사업, 사회투자기금, 비영리기구(NPO) 지원센터, 사회주택 등 시민단체가 개입한 사업들을 일일이 열거하며 "시민 혈세로 어렵게 유지되는 서울시 곳간은 시민단체 전용 현금자동입출금기(ATM)로 전락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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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단체가 중간지원조직 돼
다른 단체에 보조금 지급하는
기이한 그들만의 리그 만들어"
비정상적 관행을 정상화시켜
가성비 높은 사업으로 탈바꿈
오세훈 서울시장이 13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서 서울시 바로 세우기 관련 입장발표를 하고 있다. 뉴스1
오세훈 서울시장이 박원순 전 서울시장 재임 당시 이뤄진 사회주택, 마을공동체 사업 등 시민사회단체 지원 사업에 대한 '대수술'에 나선다. 다만 '박원순 전 시장 흔적 지우기'가 아니라 비정상을 정상화하는 과정이라는 입장이다.

오 시장은 13일 서울시청에서 열린 온라인 브리핑에서 "지난 10여년간 시민사회 분야 민간보조와 민간위탁 사업을 추진해오는 과정에서 뿌리박힌 잘못된 관행들을 바로잡고 모든 비정상적인 것들을 정상화하는 길을 가고자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오 시장은 "지난 10년간 민간보조금과 민간위탁금으로 지원된 총 금액이 무려 1조원 가까이 된다"며 "모두 낭비됐다는 것은 아니지만 집행내역을 일부 점검해 보니 정말 안타깝기 짝이 없다"고 지적했다.

원래 민간에 대한 보조금은 민간의 자율적인 활동이 공익에 기여하는 바가 크기 때문에 이를 장려하기 위해 지급되는 성격이다. 민간위탁이란 원래 공공기관이 해야 할 일이나, 민간의 자율성과 전문성을 활용하는 편이 더 효율적이라고 인정될 때에 한해 시행돼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지난 10여년간 서울시가 지급한 보조금과 민간위탁금이 제대로 쓰이지 않았다는 것이 오 시장의 판단이다.

그는 "시민사회 분야 민간위탁 사업은 일부 시민단체들을 위한 중간지원조직이라는 '중개소'를 만들어냈다. 특정 시민단체가 중간지원조직이 돼 다른 시민단체들에 보조금을 지급해왔다"며 "보조금 예산 집행을 시민단체에 통째로 맡겼다면 이는 시민에 대한 책임을 방기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런 그의 판단에는 그동안 시민단체 지원이 소위 그들만의 리그 속에서 운영됐다는 혐의가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동안 시민단체 출신 인사들이 임기제 공무원으로 서울시 도처에 포진해 위탁업체 선정에서부터 지도·감독까지 관련 사업 전반을 관장했다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오 시장은 "처음부터 시, 구 공무원이 직접 집행하고 정산하면 될 사업을 중간지원조직에 맡겨 위탁금은 위탁금대로 나가고 수탁단체는 시 예산으로 보조금을 나눠주고 생색을 내는 기이한 사업구조를 만든 것"이라고 꼬집었다.

또 오 시장은 마을공동체 사업, 청년 사업, 사회투자기금, 비영리기구(NPO) 지원센터, 사회주택 등 시민단체가 개입한 사업들을 일일이 열거하며 "시민 혈세로 어렵게 유지되는 서울시 곳간은 시민단체 전용 현금자동입출금기(ATM)로 전락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현재 오 시장은 취임 후 마을·사회주택·사회투자기금 등 박 전 시장이 시민사회단체와 함께 추진한 사업들에 대한 평가·감사를 진행하고 있다. 오 시장은 각 사업의 수혜자가 이미 있는 만큼 백지화는 최소화하는 대신 구조 개편을 통해 '가성비'가 높은 사업으로 탈바꿈시킬 계획이다.

오 시장은 "민간기업과 시민단체도 시 예산으로 공무를 수행한다면 공공기관과 다름없는 엄중한 책임을 져야 한다"며 "지난 10여년간 시민사회 분야 민간보조와 민간위탁 사업을 추진해오는 과정에서 뿌리박힌 잘못된 관행들을 바로잡고 모든 비정상적인 것들을 정상화하는 길을 가고자 한다"고 언급했다.

다만 오 시장은 이번 조치가 '박원순 전 시장 흔적 지우기'라는 비판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오 시장은 "잘못된 행정을 바로잡는 것은 서울시 수장인 제게 주어진 책무"라며 "시의회에도 주어진 견제와 균형의 사명인 만큼 협력해 주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coddy@fnnews.com 예병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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