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정부 들어 부동산 가격 미친듯이 올라..집 사기 겁난다"

박상길 입력 2021. 9. 13. 1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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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송파구의 한 공인중개사에 붙은 매매 및 전세가격표 모습. <연합뉴스>

"1년 전에 갈아타기 하려고 집 팔고 타이밍을 놓쳐 집을 안 사고 있었더니 어? 어? 하는 사이에 집값이 미쳤네요"

폭등한 집값 때문에 주택 구매에 실패했다는 글이 맘카페에 올라왔다. 게시자는 "7·10 대책 이후에도 집값이 폭등을 하네요"라며 "지금에서야 사자니 몇억원씩이나 더 줘야 해서 아깝기도 하고 이젠 정말 상승장 끝물인가 싶어 겁이 납니다"라며 "양도세라도 일시적으로 완화하면 집값이 좀 떨어질까요? 어떻게 생각하세요?"라고 적었다.

누리꾼들의 반응은 회의적이었다. 누리꾼 A씨는 "기회 줄 때는 안 팔고 이제 와서 양도세 완화해 주면 판다? 다주택자들은 좋겠어요"라고 말했다. 누리꾼 B씨는 "양도세 완화했다가 집값 잡지 못하면 오히려 다주택 투기꾼들만 위한다고 역풍 맞을 수 있기 때문에 여당, 야당 전부 못할 것 같아요"라며 "양도세 완화하면 집값이 10%는 떨어질 것이라는 얘기가 있지만 이미 너무 많이 오른 상태라 의미 없어요"라고 설명했다. B씨는 그러면서 "차라리 전셋값 안정시키고 주택 공급 시그널을 주면서 불안 심리를 안정시켜야 하는데 정부는 임대차 3법을 폐기할 맘 없네요"라고 덧붙였다.

누리꾼 C씨는 "지금 상황에서 양도세를 완화하면 부동산 투기를 정부에서 인정하는 게 되는 것이고 부동산 투자 혹은 투기만큼 짭짤한 것 없다는 시그널을 시장에 주게 된다"라며 "또한 지금까지 했던 모든 부동산 규제 정책들을 폐기할 수 있다는 시그널을 주게 되는 것이라서 역효과만 날 것 같다"라고 말했다.

작년 7·10 대책 이후 수도권 아파트 전셋값과 매매가격 상승세는 더 가팔라졌다. 올해 8월 기준 수도권 아파트 전셋값은 2018년 1월 매맷값과 비슷한 수준이다. KB국민은행 통계에 따르면 수도권 아파트의 평균 전셋값은 지난달 4억4156만원을 기록해 2018년 1월 당시 수도권 아파트 평균 매매가 4억4067만원과 비슷하다. 수도권 아파트 전셋값은 2018년과 2019년 연달아 소폭 하락했으나 계약갱신청구권제와 전월세상한제를 골자로 한 새 임대차법이 시행된 작년에는 10.23% 상승했다.

수도권 아파트 전셋값은 작년 11월 월간 상승률이 2.40%에 달할 정도로 불안했다가 차츰 오름폭이 하향 조정되면서 올해 5월 월간 상승률이 0.86%까지 내려갔다. 그러나 6월부터 다시 월간 1%대 상승률을 기록하면서 지난달(1.61%)엔 올해 들어 월 최고 상승 폭을 경신했다. 수도권 아파트 전셋값 누적 상승률은 올 들어 8월까지 10.26%에 이르러 지난 한 해 연간 상승률(10.23%)을 이미 넘어섰다.

그러나 수도권 아파트의 전세가율(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은 서울 55.3%, 경기 66.4%, 인천 68.3%로 올해 꾸준히 하락세다. 전체적으로 전셋값도 올랐지만, 매매가는 더 큰 폭으로 뛰었다는 뜻이다. 서울 평균 아파트값은 작년 3월 9억원을 넘긴 뒤 불과 반년 만인 9월 1억원 넘게 올라 10억원을 돌파했고, 이후 7개월 만에 다시 11억원을 넘기는 등 최근 급등했다. 경기도 평균 아파트값은 작년 12월 4억5305만원으로 4억5000만원을 넘긴 뒤 올 들어 8개월간만 1억원 넘게(1억645만원) 오르며 5억5000만원을 돌파했다. 인천을 제외한 5대 광역시의 평균 아파트값은 올 들어 8개월간 4349만원 오르며 3억7000만원을 넘어섰다.

이런 가운데 정부가 집값을 안정시키겠다며 주택담보대출을 규제하자 집을 구매하기 위해 신용대출까지 손을 뻗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천준호 의원이 국토교통부로 제출받은 '자금조달계획서 세부 분석' 자료에 따르면 작년 3월부터 올해 7월까지 서울에서 제출된 주택 매입 자금조달계획서 19만3974건 중 신용대출이 포함된 것은 2만9978건(15.5%)에 달했다.

이 기간 주택 구매 자금조달계획서에 담긴 평균 신용대출액은 1억489만원으로 파악됐다. 서울에서 주택을 구입하면서 신용대출을 받은 거래 1만1965건(39.9%)이 1억원 이상 대출을 실행했다. 1억원 미만∼5000만원 이상은 1만355건(34.5%), 5000만원 미만은 7658건(25.5%)이었다. 전국적으로는 자금조달계획서 92만2360건 중 11만8891건(12.9%)이 신용대출을 활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박상길기자 sweats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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