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쪽 '해피존'의 배신..'미스터 풀스윙' 이형종의 우회로 찾기
[스포츠경향]
LG 이형종(32)은 ‘미스터 풀스윙’으로 불린다. 투수가 키킹 동작을 하듯 거칠게 레그킥을 한 뒤 주저 없이 방망이를 돌린다.
풀스윙을 고집할 수 있는 건 스윙 스피드에 대한 자신감 때문일 수 있다. 이형종은 고교야구 스타 출신으로 기본적으로 운동능력이 탁월한 데다 훈련 집중력도 높다. 2008년 LG 입단 뒤 잠시 야구를 떠났을 때는 프로골퍼를 목표로 하루 15시간씩 훈련을 했고, 1년도 채 되지 않아 세미프로 테스트에서 합격 문턱까지 이를 만큼 빠른 성장을 보였다.
골프든 야구든 타격에는 탁월한 능력을 보이던 이형종이 올시즌 타석에서 지속적으로 힘겨운 싸움을 하고 있다.
■몸쪽 ‘해피존’의 배신
이형종은 13일 현재 타율 0.230(213타수 49안타) OPS 0.744를 기록하고 있다. 2018년 타율 0.316 OPS 0.844를 찍은 뒤 살짝 내려앉다가 지난해에는 OPS 0.915를 기록하며 반등했지만, 올해는 급강하하는 흐름이다.
이형종의 올시즌 부진 이유는 감춰진 수치를 통해 어느 정도 읽을 수 있다. KBO 공식 기록업체인 ‘스포츠투아이’가 PTS를 통해 추출한 자료에 따르면 이형종은 스트라이존 몸쪽 코스와 스트라이크존 높은 쪽 코스에서 약세를 보였다.<그래픽 참조>
두 코스는 불과 최근 몇년 사이만 해도 이형종이 초강세를 보였던 ‘해피 존’이었다.
이형종은 2018년 스트라이크존 중앙 높이의 몸쪽 코스(그래픽 S6)에서 타율 0.444에 OPS 1.222라는 괴물 같은 수치를 남겼다. 그러나 올해는 같은 존 성적이 타율 0.214에 0.714로 떨어졌다. 또 몸쪽 중앙 높은 스트라이크존(S2) 성적도 2018년 타율 0.421 OPS 1.053에서 올해는 타율 0.250 OPS 0.500으로 하락했다.
두 코스는 스윙 스피드에 자신 있는 타자들이 자신있게 대응하는 존이다. 일시적인 문제가 아니라면 변화할 수 있는 우회로를 한번쯤 살필 필요가 있어 보인다.
■흠집 난 콘택트 능력
이형종은 호쾌한 스윙만으로는 치고 싶은 속마음을 드러내는 스타일이다. 그런데 2018년 이후로 스윙과 콘택트 비율이 모두 하강하고 있다.<그래픽 참조> 이는 스트라이크존 안으로 들어오는 공과 바깥으로 빠지는 공 모두에 해당한다.
스트라이크존을 통과하는 공에 대한 스윙 비율이 2018년 72.1%에서 올해는 67.6%까지 떨어졌다. 또 콘택트 비율은 88.5%에서 79.8%로 하락했다. 스트라이크존 바깥으로 흐르는 공에 대한 대응력도 비슷한 흐름이다.
이형종은 정상 페이스일 때는 스트라이크존을 벗어나는 공도 빠른 스윙 스피드로 잡아내는 장면을 자주 보였다, 2018년에는 스트라이크존 바깥 구역의 스윙 비율이 31.9%로 콘택트 비율도 64%까지 올렸다. 그러나 올해는 스윙 비율 25.2%에 콘택트 비율 50.7%로 둘 모두 떨어졌다.
■변화의 길은 어디에
이형종 역시 변화를 위해 스스로 러닝 양을 늘리는 등 새 길을 찾고 있다. 지난 2일 잠실 NC전에선 3안타를 뿜어내며 반등의 조짐을 보이기도 했으나 이후 20타석에서 20타수 1안타로 다시 주저앉았다.
대부분 투수들은 이형종을 만나면 당겨치는 ‘풀히터’ 스타일의 그의 타이밍을 빼앗기 위해 바깥쪽 보더라인을 집중 공략한다. 바로 그 구역이 이형종의 약점으로 보일 수 있다. 그러나 데이터는 반대 쪽인 몸쪽을 가르키고 있다. 이형종의 해법도 달라질 수 있다.
1989년생으로 아직은 30대 초반. 지난해까지만 해도 이형종과 LG에서 함께 한 박용택 KBS N 스포츠 해설위원은 시즌에 들어가며 이형종을 두고 “야구 가장 잘 할 수 있는 나이에 이르렀다”고 했다. 실제 ‘에이징 커브’를 논하기에는 이른 게 사실이다. 그러나 이형종은 수치상으로 본인의 강점을 잃고 있다. 뭔가 좋을 때와는 달라진 게 분명하다. 변화가 불가피할 때다.
안승호 기자 siwo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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