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중도사퇴에 與 경선판 요동..명낙, 丁 구애경쟁

한주홍 2021. 9. 13. 1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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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기대보다 낮은 경선 성적에 캠프 격론 끝 전격 후보직 사퇴
호남 출신 후보 사퇴에 경선 지형은 이 전 대표에 유리
이재명, "호남까지 압도하는 것은 과욕" 로키 전략 구사
'되는 사람' 밀어주는 호남의 전략적 투표에 적극 호소

[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더불어민주당 대권 주자인 정세균 전 국무총리가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경선후보 사퇴를 선언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1.09.13.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한주홍 기자 = 정세균 전 국무총리가 13일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직을 전격적으로 사퇴했다. 민주당 경선은 '5파전'으로 재편되면서 경선 판이 출렁이고 있다. 1·2위 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와 이낙연 전 대표는 호남대전(25~26일)을 앞두고 호남에 지지 기반이 있는 정 전 총리에 적극적인 구애경쟁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정 전 총리는 이날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이제 평당원으로 돌아가 하나 되는 민주당, 새로운 대한민국을 위해 백의종군하겠다"며 후보직 사퇴를 선언했다.

문재인 정부 2기 국무총리를 마치고 당에 돌아온 뒤 대선 출마를 선언한 정 전 총리는 경선 초기 이 지사, 이 전 대표와 함께 '빅3'로 꼽혔다.

하지만 민주당 경선이 본 궤도에 오르면서 '명낙 대전'이 과열되고,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고발사주' 논란으로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민주당 강성 지지층의 지지를 얻으면서 정 전 총리는 마의 5% 지지율 벽을 넘지 못했다.

지역 순회 경선 득표율이 기대에 못 미치고, 여기에 지난 12일 공개된 1차 선거인단 결과를 합한 누적 득표율도 4.03%로 4위를 그치면서 충격이 컸던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정세균 캠프는 조직력을 탄탄한 조직력을 바탕으로 1차 선거인단에서 반전 기회를 만들어보려고 했으나 예상보다 더 크게 뒤지는 결과가 나오면서 결단할 시점이라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호남 출신 후보 사퇴에 경선 지형은 일단 이 전 대표에 유리


정 전 총리의 후보직 사퇴는 당장은 이 전 대표에 호재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정 전 총리가 호남대전을 앞두고 사퇴를 하면서 이 지사가 정 전 총리의 호남 지지층을 흡수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두 사람 모두 문재인 정부 총리를 지냈고, 호남 출신의 다선 국회의원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1위 주자인 이 지사가 개혁적인 성향이지만 불안하고 공격 거리가 많다는 약점이 있는 반면 두 사람은 점잖고 안정적인 후보라는 평이 많다.

이런 까닭에 이 전 대표 측은 경선 초반부터 정 전 총리와의 단일화 가능성을 제시하며 시너지 효과를 기대해왔다. 경선 초기 이 지사를 저지하기 위해 '반(反)이재명' 연대가 가동되는 게 아니냐는 전망도 나왔다.

특히 1차 선거인단 투표에서 31.45%를 얻어 누적 득표율 31.08%로 반등 모멘텀을 마련한 이 전 대표 입장에서는 전북 출신인 정 전 총리를 지지하는 전북 세력까지 더해지면 호남에서의 승리까지 기대해볼 수 있다.

일각에서는 정 전 총리의 사퇴가 사실상 단일화 효과를 발생시키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인위적 단일화보다 중도 사퇴가 이 전 대표에 대한 호남 지지층 결집 효과가 더 클 수도 있다는 것이다.

[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사퇴를 선언한 정세균 전 총리가 13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경선 사퇴 기자회견을 마친 후 소통관을 나서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1.09.13. photo@newsis.com


정 전 총리는 다른 후보에 대한 직접적인 지지 표명을 하지 않겠다고 선을 그었다.

정 전 총리는 사퇴 기자회견에서도 '호남 경선 전에 사퇴한 게 이 전 대표를 배려한 것이냐'는 질문에 "저는 민주당을 사랑한다. 대한민국을 더 사랑한다. 그래서 제 결정은 민주당과 새로운 대한민국을 위해서 한 결정"이라고 말을 아꼈다.

정 전 총리 측 관계자도 "정 전 총리와 이 전 대표가 심리적으로 가까운 사이는 아니고, 결이 다르다"고 말했다.

정 전 총리를 도왔던 한 의원도 통화에서 "다른 후보를 지지선언할 계획은 전혀 없다"며 "이 전 대표에 힘을 실어줄 것이었으면 진작 그런 거래를 했을 것"이라고 지지 가능성을 일축했다.

정세균 캠프에 속해있던 이른바 'SK계(정세균계)' 의원들이 한 곳으로 움직이기도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SK계의 경우 가치 중심의 조직이라기보다 정 전 총리를 중심으로 인적으로 구성된 네트워크"라며 "하나의 방향성을 가지고 다른 캠프로 움직이기는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호남대전 앞둔 이재명 "호남까지 압도는 과욕" 로키 모드


이 지사는 이날 호남권 대선 경선 판세와 관련 "후보별로 강점 있는 지역이 조금씩 있기 때문에 거기까지 압도하겠다고 하는 건 좀 과욕이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긴 하다"고 밝혔다.

이 지사는 이날 오후 줌(ZOOM)을 통한 광주·전남 공약발표 및 기자간담회에서 '호남 지역 경선에 임하는 각오와 예상을 어떻게 보느냐'는 질문에 "이낙연 후보의 지역적 연고이고, 또 통계적으로도 지지율이 높게 나온다"며 이같이 답했다.

앞선 충남권과 대구·경북, 강원 등 지역 경선에서 과반 이상 득표를 기록하며 대세론을 타고 있으나, 호남 표심을 의식해 섣부른 예단을 삼가하고 '로키 모드'를 취한 것으로 보인다.

이어 "저희로선 좋은 결과가 나오면 더 바랄 게 없겠지만, 말씀드린 것처럼 최선을 다하겠다. 전략이란 것도 특별히 있을 수 없고 성심을 다해 우리를 보여주고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이겠다"며 "예측은 다 다를 수 있기 때문에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 지사는 정 전 총리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보였다. 그는 광주·전남 공약발표 기자간담회에서 “정 전 총리는 2008~2010년 당대표를 하실 때 제가 상근 부대변인 직책으로 모시던 분”이라며 “당의 중심을 잡아주시고 정권재창출에 핵심적인 역할을 맡아주고 지도자 역할을 계속 해주시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hong@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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