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정수, 시대착오적 발언 "차수민=보이시한 모델→이현이, 괜찮은데 빨리 결혼" [이슈와치]
[뉴스엔 이해정 기자]
29년차 방송인 윤정수가 29년 전에 머물러 있는 듯한 시대착오적 발언으로 '미스터 라디오' 게스트들에게 1시간 내내 실례를 했다.
9월 13일 방송된 KBS coolFM '윤정수 남창희의 미스터 라디오'에는 최근 SBS '골 때리는 그녀들'에서 FC 구척장신 팀으로 활약한 모델 이현이, 차수민이 출연했다.
이날 윤정수는 방송에서 우는 모습을 자주 보여줬던 이현이가 "다음 시즌이 있다면 울지 않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고 포부를 밝히자 뜬금없이 "(이현이 씨는) 제가 알고 있는 이미지는 엄청 괜찮은데 일찍 결혼한 모델이다. 이렇게 일찍 결혼했냐"는 개인적인 질문을 던졌다.
윤정수는 이후에도 계속 이현이가 결혼을 빨리 한 것을 물고 늘어졌다. 이현이가 "결혼을 서른에 해서 그렇게 일찍 간 건 아니다"라고 해명을 하고 나서야 윤정수의 '개인적인' 의문이 풀렸다. 게다가 윤정수가 언급한 것처럼 '이미지가 괜찮다'는 것과 '결혼을 빨리한 것'이 어떻게 대비되는지도 의아하다.
윤정수가 사적으로 느끼기에 이현이의 느낌이 좋았는데 결혼을 빨리해 아쉬웠다는 느낌을 자아내기 충분했다. 그게 아니라 결혼을 해서 모델로서의 이미지가 타격을 받았다는 식으로 말한 것이라면 더욱 심각한 구시대적 발언이 된다. 어느 쪽이었든 윤정수가 프로 방송인이자 DJ로서 할만한 질문은 아니었음이 분명하다.
이현이에게 범한 실례는 애교 수준이었다. 윤정수는 두 번째로 라디오에 출연해 낯을 가리고 있던 차수민에게 "말은 안 하면 차가워 보이니 말을 많이 해달라. 보이시한 느낌을 주는 모델이지 않냐"고 말했다. 이후에도 계속해서 차수민에게 '차가워 보인다'고 타박해 이현이가 나서 "전혀 차갑지 않다"고 수습을 해야 할 정도였다.
심지어 방송 말미에 차수민이 활발하게 토크를 이어가자 "보이시한 느낌인데 지금은 완전 여학생 같다"고 칭찬 아닌 칭찬을 하기도 했다. 윤정수에게 여성 게스트는 보이시하면 곧 차가운 것이고, 말을 잘하고 분위기에 녹아들면 여성스러운 것일까. 쇼트커트 스타일인 차수민을 '보이시한 모델'로 판단하는 것, 외모 때문에 차수민이 차가운 성격일 것이라고 단정하는 것, 차수민이 활달한 면모를 보이자 '여학생 같다'고 좋아한 것. 그 모든 게 편견과 시대착오적 성관념으로 가득했다.
그렇다고 윤정수가 방송 진행을 잘했느냐고 묻는다면 그도 아니었다. 윤정수는 앞서 술을 못해 스포츠를 즐긴다고 말한 차수민에게 "술을 즐기냐"고 물었다가 "윗사람 만나면 자꾸 (몇 번 물었나) 체크하지 말고 여러 번 말해달라"는 망언을 하기도 했다. 사과는 남창희 몫이었다. 아들만 둘이라고 밝힌 이현이에게 "딸 반응은 어떠냐"고 묻기도 했다.
윤정수는 이현이가 남편을 4:4 미팅으로 만났다고 하자 "그럼 남편 상태는 괜찮은 거다"라고 무례한 얼굴 평가를 하기도 했다. "남편을 직접 본 적은 없다"는 윤정수가 그의 외모를 평가하며 심지어 '상태'라는 부적절한 표현을 사용하는 모습은 경악을 자아내기 충분했다.
1시간 내내 실수와 실례 범벅이었다. 방송 말미에 "우리도 간당간당하다"고 할 정도로 라디오에 대한 애착과 절실함을 표출한 윤정수와는 딴판인 내용이었다. 게스트에겐 무례하고 맥락 없는 질문이 난무하고 심지어 게스트 말도 기억하지 못해 같은 말을 반복하는 어수선한 그림의 연속. 이현이, 차수민 때문에 '미스터 라디오'를 찾은 청취자들에게 민폐를 끼친 건 더 말할 것도 없다.
윤정수가 29년간 방송을 했다는 건 나름의 내공이 쌓였다는 의미이지만 과거 방송 태도를 고집하고 있다면 그 내공은 곧 오만이 되기 마련이다. 방송을 편안하고 여유 있게 하는 것과 무례하고 불성실하게 하는 건 전혀 다른 이야기라는 걸 윤정수가 이번 계기를 통해 깨닫길 바란다.
(사진=KBS coolFM '윤정수 남창희의 미스터 라디오')
뉴스엔 이해정 jung2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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