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가 한국경제에 준 변화..한은 "기초체력 변화", 시장에선 "일시적 충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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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궁금증에 대해 한국은행과 시장의 답변이 서로 엇갈리고 있다.
한은은 코로나19에 따라 한국 경제의 기초에 변화가 발생했으며 그 충격이 작지 않다고 판단한 반면, 시장 전문가 일부에선 한은의 평가가 과도하다는 견해를 내놨다.
이런 잠재성장률 하향 조정은 코로나19가 한국 경제의 기초체력(펀더멘탈)에 구조적 변화를 가져왔다는 한은의 인식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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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일부 기관 2.4∼2.5% 기존과 유사하다고 추정
'일시적 생산 중단' 많은 코로나19 경제 충격 특징 탓
1년 남짓 이어지고 있는 코로나19 대유행은 한국 경제의 성장 경로에 변화를 줬을까? 줬다면 얼마나 변화를 가져왔을까?
이런 궁금증에 대해 한국은행과 시장의 답변이 서로 엇갈리고 있다. 한은은 코로나19에 따라 한국 경제의 기초에 변화가 발생했으며 그 충격이 작지 않다고 판단한 반면, 시장 전문가 일부에선 한은의 평가가 과도하다는 견해를 내놨다. 한은의 판단은 통화정책에 곧바로 영향을 주는 터라 관련 논의가 폭넓게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구조적 변화 불러왔을까
한은은 13일 발표한 ‘코로나19를 감안한 우리 경제의 잠재성장률 재추정’ 보고서를 보면, 한국의 잠재성장률은 2019~2020년 2.2% 내외, 2021~2022년 2% 내외로 추정됐다. 코로나19 유행 전에 한은이 제시한 잠재성장률 궤적을 염두에 두면 한은은 감염병 위기에 따른 잠재성장률 하락폭은 2021~2022년 약 0.2%포인트(2.2%→2%)다. 잠재성장률은 지속적인 물가상승 등 부작용을 유발하지 않는 수준의 성장률로, ‘적정 성장률’을 의미한다. 이런 잠재성장률 하향 조정은 코로나19가 한국 경제의 기초체력(펀더멘탈)에 구조적 변화를 가져왔다는 한은의 인식을 보여준다. 코로나19는 과거 경제 위기와 달리 일시적 생산 제한이 많아 이것을 경제 기초체력과 연관된 생산 능력 감소로 봐야하는지 논쟁이 있다. 이에 대해 한은이 “코로나19의 잠재성장률 영향에 대해 여러 견해 차이가 있겠지만, 대면서비스업 폐업 등에 의한 고용 사정 악화와 서비스업 생산 능력 저하 등은 회복에 시간이 걸릴 것이다”고 판단한 것이다.
시장에선 한은의 시각과는 다른 견해도 나오고 있다. 삼성증권이 대표적이다. 이 증권사는 지난 2일 펴낸 ‘한국 금리의 기간구조 분석' 보고서에서 2020년 이후 잠재성장률을 2.4~2.5%로 보면서 코로나19 이전과 유사할 것으로 예상했다. 정성태 삼성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이날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코로나19 충격이 자본의 물리적인 파괴나 노동력의 급격한 손실을 초래하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잠재성장률도 하락하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삼성증권은 감염병 위기는 한국 경제의 일시적 충격을 미쳤을 뿐 중장기적으로는 구조적 변화를 가져온 요소는 아니라고 판단한 셈이다.
물론 두 기관의 시각이 완전히 엇나갔다고 보기는 어렵다. 추정 기간이 달라서다. 한은은 2021~2022년 단기 잠재성장률만 추정했지만, 삼성증권은 10년이란 장기 시계 속에서 잠재성장률을 추정했다. 정 이코노미스트는 “한은의 경우 내년까지 단기 전망을 한 것이라 코로나19에 따른 공급과 소비 제약 등을 추정치에 반영한 것 같다”고 말했다. 배병호 한은 조사국 부장(거시모형부)은 <한겨레>에 “2022년 이후 잠재성장률은 상황을 보고 다시 추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이후 우리나라 잠재성장률은 국제기구의 분석도 엇갈리는 모습이다. 2020년~2022년 한국 잠재성장률에 대해 국제통화기금(IMF)은 1.8%(올해 3월 전망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2.4%(올해 5월 전망치)로 다르게 판단하고 있다.
잠재성장률 인식, 통화정책에 직결
잠재성장률 논쟁이 중요한 이유는 통화정책과 연결되기 때문이다. 잠재성장률이 하락하면 경기를 과열 또는 침체시키지 않는 정상적인 균형금리, 이른바 중립금리 수준 자체도 내려간다. 이렇게 되면 한은이 앞으로 정상 수준까지 기준금리를 올릴 수 있는 상한선도 달라질 수 있다. 현재의 기준금리 수준도 애초 예상보다 ‘완화의 수준’이 작을 수 있다는 얘기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달 26일 금리 인상 후 기자회견에서 “잠재성장률이 하락하면 소위 ‘정상적인 금리 수준’ 자체가 낮아지는 것은 원론적으로 당연하다”고 언급했다.
전슬기 기자 sg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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