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피싱 수화기 뒤편..거대 범죄조직 파헤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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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연휴를 앞두고 선물 배송 확인이나 '코로나 상생 국민지원금' 등을 사칭한 스미싱(보이스피싱)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보이스피싱 피해자의 처절하면서도 통쾌한 복수극을 그린 액션스릴러 <보이스> 는, 식상해서 경계심마저 흐릿해진 보이스피싱 범죄의 악랄한 실상을 리얼함과 디테일로 소름 돋게 되살려냈다. 보이스>
김선 감독은 "보이스피싱 본거지인 콜센터 등 실체가 드러나지 않은 부분이 있어 영화적으로 풀어내는 것이 쉽지는 않았다"며 "범죄 수법, 사기 전략 등을 연구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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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연휴를 앞두고 선물 배송 확인이나 ‘코로나 상생 국민지원금’ 등을 사칭한 스미싱(보이스피싱)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정부는 이에 따른 국민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스미싱 모니터링과 사이버 범죄 단속 강화 등을 중점적으로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한민국에 만연한 범죄인 보이스피싱을 디테일하게 보여주려고 노력했다. 수법이나 사기 전략을 잘 연구하고 녹여 영화적 재미와 함께 경각심을 주고, 피해자분들에게 조금이나마 힐링이 되고자 했다.”(김선 감독)
“현재 진행형인 범죄고 지금 이 순간에도 많은 피해자가 나오고 있다. 아무리 영화더라도 리얼함에 주안점을 두는 게 우선이었다.”(김곡 감독)
15일 개봉하는 영화 <보이스>를 연출한 김곡·김선 감독은 지난 6일 언론시사회 뒤에 한 기자간담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이들 쌍둥이 감독이 전하고자 한 메시지는 영화에 비교적 잘 담긴 듯 보인다. 보이스피싱 피해자의 처절하면서도 통쾌한 복수극을 그린 액션스릴러 <보이스>는, 식상해서 경계심마저 흐릿해진 보이스피싱 범죄의 악랄한 실상을 리얼함과 디테일로 소름 돋게 되살려냈다.
부산 건설 현장에서 작업반장으로 일하는 서준(변요한)은 현장 소장으로부터 승진 제안을 받는다. 기쁜 마음도 잠시, 건물 외벽에서 일하던 이주노동자가 추락할 위험에 처한다. 서준이 노동자를 구하려고 하는 사이, 서준의 아내에게 전화 한 통이 걸려온다. 자신을 서준의 친구인 김현수 변호사라고 소개한 그는, 서준이 일하는 현장에서 사고가 나 인부가 죽었는데 서준의 과실이 드러나 지금 입건됐다고 말한다. 변호사는 합의금 7000만원을 입금하면 원만하게 해결해보겠다고 말한다. 남편과 통화에 실패한 아내가 경찰서로 전화하니 경찰도 같은 얘길 한다. 결국 아내는 아파트 분양대금으로 마련해 둔 7000만원을 송금한다.
이주노동자를 구한 뒤 아내에게 전화한 서준은 아내가 보이스피싱을 당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심지어 이들은 서준이 일하던 현장의 인건비 30억원도 보험 가입 등으로 속여 빼 간 상황. 충격을 받은 아내는 교통사고를 당하고, 현장 소장마저 스스로 목숨을 끊자, 전직 형사 출신인 서준은 보이스피싱 조직에 대한 복수에 나선다.
현장 단서들을 추적해 국내 점조직을 찾아낸 서준은 중국 내 연결책을 소개받고 중국 선양에 있는 보이스피싱 콜센터 잠입에 성공한다. 서준은 4인 1조로 팀을 짜 주어진 대본에 따라 각자 역할을 나눠 전화를 돌리는 체계적인 보이스피싱 조직 규모에 놀란다. 사악한 각본에 기업 최종 면접 대상자였던 취업준비생, 아파트 분양 신청자 등이 희생자가 된다. 그곳에서 서준은 김현수 변호사를 자처한 보이스피싱 기획실 총책 곽프로(김무열)를 마주한다. 서준은 거대 보이스피싱 조직과 물러설 수 없는 일전을 벌인다.
영화에는 보이스피싱 범죄의 디테일이 생생하게 묘사된다. 피해자의 모든 발신전화를 가로채 받을 수 있게 해주는 애플리케이션이나, 국외 발신번호를 국내번호로 변환하도록 해주는 ‘변작소’ 등 실제 범죄 수법들이 등장한다.
김선 감독은 “보이스피싱 본거지인 콜센터 등 실체가 드러나지 않은 부분이 있어 영화적으로 풀어내는 것이 쉽지는 않았다”며 “범죄 수법, 사기 전략 등을 연구했다”고 했다. 김곡 감독은 “금융감독원, 지능범죄수사팀, 화이트해커 등 많은 사람의 도움을 받았다”며 “팀을 이뤄 형사, 검사, 금감원 흉내를 내며 역할극을 해 안 속으려야 안 속을 수가 없다. 피해자분들의 잘못이 아니란 점을 말하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독립영화계에서 오래 활동한 김곡·김선 감독은 전작 <시간의식> <반변증법> 등에서 니체, 네그리, 마르크스의 사상을 영화로 풀어내 독창적이면서도 난해한 영화 세계라는 평가를 받았다. 이와 달리 그들이 연출한 상업 영화 <보이스>는 장르 영화의 문법을 따라, 쉽고 간결하다.
배우들의 호연도 눈길을 끈다. 온몸을 내던지며 진흙탕 사투와 같은 액션을 펼친 변요한의 연기 변신이나, 교활하면서도 익살스러운 악역을 매끄럽게 소화한 김무열의 활약은 영화의 매력을 더한다.
오승훈 기자 vi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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