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걸 산은 회장, 항공통합 지연 공정위 향해 "섭섭하고 유감"
HMM 향해 "내후년 향후 적자가능성..정상화 기반 닦아야"
(서울=뉴스1) 송상현 기자,박기호 기자 =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통합을 위한 필수 절차인 기업결합 심사에 대한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는 공정거래위원회를 향해 "섭섭하고 유감스럽다"고 13일 밝혔다.
이 회장은 이날 오후 온라인으로 진행한 취임 4주년 기자간담회에서 “(항공산업은) 산업적 관점과 부실기업의 도태 시에 생기는 파장을 고려하면 전향적으로 봐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회장은 “경쟁당국이 다른 국가의 경쟁당국도 설득해주면 좋겠다. 공개적으로 읍소한다. 조속히 승인 절차를 밟아주길 부탁한다”고 했다.
해운사인 HMM 노사가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3년 내 성과급 제도를 마련하고 임금 정상화를 추진하기로 합의한 데 대해 “진일보한 것”이라고 평가하면서도 ‘HMM의 경영 정상화’라는 시각은 시기상조라고 했다.
이 회장은 “HMM은 10년간 적자를 낸 기업으로 최근 흑자는 컨테이너선 신조 발주, 대규모 정책지원 등의 우호적인 (환경) 덕이 컸다는 것을 간과해선 안 될 것”이라며 향후 적자로 전환할 가능성도 제기했다. 그는 “최근 경영 호조를 바탕으로 정상화 기반을 닦는 것이 가장 급선무”라고 했다.
HMM의 매각 여부에 대해선 “별도로 진행 상황은 없다”면서도 “향후 원활한 M&A를 위해선 단계적인 보유 지분 매각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M&A 여건이 조성되면 가볍게 뛰기 위해선 보유 지분을 낮추는 것이 방향”이라며 “지분 매각은 정부의 정책적인 고려와 시장을 고려해서 하는 등 산업은행이 독자적으로 결정은 안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는 15일 쌍용차 매각 본입찰이 마감되는 것과 관련해 “책임 있는 경영 주체가 참여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조속히 쌍용차가 정상화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그는 “쌍용차는 제대로 된 사업주체의 사업계획 없이는 산업은행이 살릴 방법이 없다”고 했다.
다음은 이동걸 회장과의 일문일답.
-대한항공-아시아나 통합 관련해서 절차는? ▶결합 승인 후에도 실질적인 통합까진 인수후통합(PMI) 계획 등 오랜 기간 시간 소요된다. 오래 걸리는 이유가 승인이 나도 대한항공이 전산시스템은 하나의 전산시스템이 아니라 전 세계 연합이다. 티케팅 오피스가 전산이 연결돼있다. 아시아나는 (대한항공과) 따로 돼 있다. 하루아침에 되는 게 아니다. 차질 없이 하기 위해선 상당히 시간이 걸린다. 그 과정이 오래 걸릴 거다. (대한항공 대주주인 한진칼의 주주) 반석건설과는 사전 면담 통해서 공감했고 협력하기로 했다. KCGI(강성부펀드)와도 협력할 거다. KCGI에 대해선 엑시트(자금회수) 의사가 있다는 보도도 봤다. 그런 의지 표명했다길래 KCGI와의 만남은 불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아무튼 실무진 접촉하겠다.
-통합 결합심사가 늦어지고 있는데? ▶양대 항공사 결합이라 사안 중대하고 범위가 방대해 심사 오래 걸린다. 기업심사 결과가 통합 시발점이라 기다리고 있다. 심사는 각국 경쟁당국이 하는 거라 대한항공이 최선의 노력 다해서 각국 경쟁당국에 승인 요청하고 있고, 한두 개씩 되고 있다. 다만 (우리나라 공정거래위원회) 경쟁당국 힘써주길 바란다. 산업적 관점과 부실기업의 도태 시 생기는 파장 고려하면 전향적으로 봐야 한다. 항공산업은 글로벌 간의 사할걸린 경쟁이다. 그런 문제에 대해서 앞장서길 바란다. 다른 경쟁당국도 설득해주면 좋겠다. EU 경쟁당국이 플랫폼 빅테크(대형 정보기술 기업) 기업들에 대해서 규제하려고 하면 미국 경쟁당국은 보호한다. 근데 우리는 기다리고 앉아 딴데하는 거 보고하자는 거 같다는 느낌이다. 심히 섭섭하고 유감스럽다. 이렇게 되면 공정위에 괘씸죄 걸릴 수도 있겠지만, 아시아나와 대한항공의 결합은 대한민국 항공산업의 생존과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 확보 차원에서 불가피하고 필수적인 조치다. 그런 시장과 산업적 관점에서 긍정적으로 봐주길 공개적으로 읍소한다. 조속히 승인 절차를 밟아주시길 부탁한다.
-대우건설과 관련해서 현재 산은이 KDB인베스트먼트에 대한 대우건설 매각 절차 조사 중인데? ▶대우건설 매각 프로세스는 KDB인베가 책임성을 갖고 하도록 위임했다. 점검하고 있고 필요시 매각 절차 공정성 투명성 높이도록 할 계획이다. 지금 과정도 공정·투명하다. 법률적으론 큰 문제 없다고 보고받았다. KDB인베가 주어진 역할에서 최고 결과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HMM의 흑자 전환에 대한 평가는? ▶HMM의 사상 최대 실적 이유엔 직원 노력도 있지만 컨테이너선 신조 증가 등 대규모 정책지원과 코로나 시황 등을 간과해선 안 된다. 올해 흑자 기조지만 10년간 적자 낸 기업이다. 누적적자가 4조6000억원으로 취약한 기업이다. 내년 내후년에 시황 정상화되면 운임 낮아지고 수익성도 낮아질 거다. 내후년엔 수익 날지 적자 될지 몰라서 정상화라고 볼 수 없다. 시기상조다. 지금 시황을 통해 얻은 수익성을 기반으로 정상화 기반을 다지는 게 매우 중요한 시점이다. 아직 안심할 단계가 아니다. 노사 협상 과정에서 보면 어려움이 끝나고 잔치만 남았다는 생각한 분들 많아서 안타깝다. 노사 공히 안이하게 생각할 시기는 아니다.
-HMM노조의 3년 단위 임금 단체협상에 대한 생각은? ▶노사문화 중요하다. HMM이 3년 이상 단일 임단협을 노사합의로 마련했다. 여태까지 노사 풍토는 매년 임단협으로 투쟁했고, 노조는 정치화했다. 그 부분이 안정적으로 경영해서 부실기업이 구조조정을 조속히 끝내는 데 장애가 됐다. 호봉제 개선도 필요하다. 특히 구조조정 기업이라면 호봉제는 시급히 개선돼야 한다. 퇴직 기간 얼마 남지 않은 반면 고임금인 직원의 경우 신속한 구조조정보다는 `이대로 버티고 보자, 난 퇴직할 테니 모르겠다`는 풍토도 있다. 산은 회장으로서 부실기업 구조조정 위해선 매년 입단협 대신에 다년간(임단협)으로 개선되는 게 좋다. 부실기업에선 호봉제는 폐지 또는 개선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HMM 매각 관련해서 장·단기 계획이 있는지? ▶향후 원활한 M&A(인수합병) 위해서 단계적 보유 지분 매각이 필요하다. M&A 여건이 조성되면 가볍게 뛰기 위해 보유 지분 낮추는 게 방향이다. 지분매각은 정부의 정책적 고려와 시장 상황 고려해서 해야 한다. 산은이 독자적으로 결정은 안 할 거다. 이 과정에서 관리주체가 되는 해진공(한국해양진흥공사) 중심으로 경영권 유지한다면 산은은 보유 지분을 해소할 거란 생각이다. 목적 달성되면 HMM은 더는 갖는 건 의미 없어서 공적자금 회수해서 주요 산업 지원할 거다. 구조조정이 달성되면 매각 추진한다. 지금 당장 매각 계획이 있다없다 할 건 아니다.
-향후 HMM 영구채 처리 방향은? ▶해운 재건 5개년 계획 추진 중이고. 그 계획으로 정부 정책 입각해 영구채 지원한 거다. 처리 방안도 관계기관과 협의해서 처리할 거다. 그 기준은 HMM의 정상화 방안이다.
-대우조선해양과 현대중공업의 EU(유럽연합) 기업결합심사 언제냐? 불승인 됐을 때 계획은? ▶현대중공업에서 EU 당국과 긴밀하게 협의하고 있다. 심사결과 발표 시기를 예측하긴 쉽지 않다. 전 세계 1~2위 다투는 회사들이다보니 경쟁당국에 이를 고려해 심사가 이뤄지고 있다. 컨테이너선이 승인 심사의 관건이 될 줄 알았더니 컨선은 아무 문제가 없었고. LNG(액화천연가스)선이 문제가 돼서 EU가 면밀하게 심사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이 최선의 결과를 얻기 위해서 최선을 다하는 만큼 심사 결과 확인 전에 불승인을 상정한 계획을 말하는 것은 부적절하다. 여기서 한 가지 유감 표명할 거다. 대우조선 노조와 지역 정치인들 포함해서 격렬하게 대우조선해양과 현대중공업의 기업결합을 철회하라고 한다. 이 때문에 EU 경쟁당국이 승인에 압박을 느끼고 있다. 노조와 지역 사회의 극렬한 반대 행동이 EU 심사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그 분들이 기업결합 철회하라고 하고, 튼튼한 좋은 기업을 왜 특혜 주면서 망치냐고 한다. 그분들에게 묻고 싶은데 그들이 책임지실 거면 대우조선 드리겠다. 독자생존 자신 있으면 강력하게 말해달라. 그렇다면 정부를 설득해서 모든 금융지원 끊고, 홀로서기 하도록 설득할 거다. 과연 자신 있을까요?
-쌍용차 인수 후보자들이 공장 부지 노리고, 먹튀 가능성이 있다는데? ▶많은 분이 먹튀우려를 합디다만 제가 실무적으로 보면 먹튀라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 많은 자금 투입해서 정상화하는 게 쉽지 않다. 이 건과 관련해선 공장 이전은 확정되지 않은 게획이고, 추진한다 해도 다방면으로 봤지만 최소한 7~8년, 10여 년 걸린다. 불확실한 계획이다. 공장부지 용도 변경이 쉽지 않고, 이후에 싼 부지를 가려면 임야나 전답을 공장용지로 변경해줘야 하고, 지역사회 반발도 있다. 그 과정을 보면 수년 걸리고 결정 돼도 공장 이전에 많은 돈 들고 수년간 작업이 걸린다. (투자자가 투자 이후에) 10년 걸려 공장부지 이전한다 해도 이런 불확실성으로 쌍용차 투자를 결정할까? 하루아침에 먹튀하는 게 아니라 투자자가 그리 가볍게 생각할 것도 아니라 부동산 투기하기 쉽지 않다. 우리도 염두에 두고 있다. 아직 법원 관리하에 있는 만큼 종합적으로 판단할 거다.
-쌍용차 본입찰에 대한 생각은? ▶내일 모레(15일) 본입찰에 능력 책임 있는 경영 주체가 참여하는 게 중요하다. 이번 M&A로 정상화 기반 마련하고, 신규투자자의 구체적으로 실현 가능한 사업계획에 따라서 조속히 정상화되길 희망한다. 제대로 된 사업 주체가 나타나지 않고, 제대로 된 사업계획을 가져오기 전엔 산은이 살릴 방법이 없다. 잠재적으로 여럿 투자자가 보고 있는데 법원 주도로 절차가 잘 마무리되길 기대한다. 잘 마무리되기 위해선 신규투자자의 진실성과 쌍용차 노사의 협조도 굉장히 중요하다. 노사 협조 없이는 신규 투자자가 (인수 이후에) 정상화하기도 어렵다.
-구조조정 과정에서 어려웠던 기업과 보람있던 기업은? ▶가장 어려운 점은 이해당자사의 비협조와 무조건적인 반대다. 또 구조조정 기업직원들이 공기업화 마인드를 가지고 무조건적인 일자리 유지와 금융지원 보조 얘기한다. 노사 상호신뢰 기반하에 최선의 협조로 신속한 구조조정을 하는 것이 정상화 빨리 이루는 것이고, 지역회생과 기업회생 돕는 것이다. 노동자 기본권 철저히 보장돼야 한다. 저도 노동자다. 다만 과하면 안 된다. 노조가 경영에 과도하게 개입하거나 과도한 요구하는 것의 결과는 결국 자멸이다. 지양돼야 한다. 허심탄회하게 현상을 놓고 어디까지 지원하고 어떻게 턴어라운드할 건지에 대한 결론이 빠를수록 지역사회, 기업회생도 빨라진다. 보람된 건 어렵지만 원칙을 지켰다는 점이다. 기관 중심 넘어서 시장 중심의 구조조정을 빨리해서 턴어러운드 하자는 생각으로 패러다임 전환을 위해서 노력했다. 덕분에 일부 인식 전환이 있었다는 게 보람된다. 서로 불신하면 모두가 깨진다. 불행해진다.
-새로 취임한 고승범 금융위원장에게 어떤 지원을 해줬나? 유동성 긴축 정책에 공감하시나? ▶고승범 위원장은 산업에 대한 이해, 산은의 역할에 대한 이해가 깊다. 변화하는 정책적 요인에 대한 이해도 깊으셔서 저희와 협조가 될 거고, 많은 지원 해 줄 거로 예상한다. 앞으로도 금융위와 긴밀히 협의해서 포스트 코로나에 대비하고. 한국판 뉴딜 성공을 위해서 노력할 거다. 아울러 유동성 긴축과 금리 인상과 관련해서도 금융위와 합의할 거다.
songs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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