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발 사주 의혹' 얽힌 국정원..靑, 세 차례 질문에 모두 선그어(종합)
靑 "의혹 명쾌히 밝혀지지 않아..어떤 것도 보고받은 것 없다"
(서울=뉴스1) 김상훈 기자 = '윤석열 검찰'의 여권 정치인 고발 사주 의혹을 두고 야권이 국가정보원 대선개입 의혹으로 반격에 나선 가운데 청와대는 13일 이 사건에 대해 여전히 말을 아꼈다.
청와대는 해당 의혹이 문재인 정부 권력기관 개혁의 핵심 중 하나인 국정원으로 불똥이 튀면서 사태를 예의주시하고는 있지만 당분간 어떤 입장도 내놓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는 이날 기자들에게 관련 질문을 세 차례 받았지만 모두 선을 그었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이날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해당 사건과 관련 '박지원 국정원장이 청와대에 보고를 한 것이 있나. 청와대는 이 일을 어떻게 파악하고 있느냐'는 물음에 "박 원장과 관련해 어떤 것도 보고받은 건 없는 것으로 안다"고 답했다.
이 관계자는 재차 '고발 사주 의혹에 대한 언론 제보에 박 원장이 관여했다는 설이 있는 것에 대한 청와대 입장이 무엇이냐'는 질문을 받았으나 다시 "박 원장과 관련된 사안은 청와대가 언급할 사항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관계자는 '문재인 대통령이 강조했던 국정원 개혁과도 연관되는 부분인 만큼 대통령의 진상파악 지시 또는 박 원장의 해명은 없었나'라는 물음에도 "박 원장과 관련해서는 청와대가 언급할 사안이 아니라는 것을 다시 한 번 말씀드린다"고 강조했다.
이어 "현재 여러 의혹들이 있고 그게 명쾌하게 밝혀지지가 않은 상태이지 않느냐"며 "그런 상황 속에서 자꾸 청와대의 입장을 묻는데 근본적으로는 이 일이 청와대가 언급할 사안이 아니다"라고 부연했다.
이는 그간 해당 의혹과 관련해 청와대가 일관되게 밝혀온 기존의 입장과 일치한다. 문 대통령이 청와대와 정부에 '정치와 거리두기'를 주문한 상황에서 공식 언급을 내놓는 것이 도리어 야권에 빌미를 제공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실제 여야 간 공방이 거셌던 해당 의혹은 지난 10일 박 원장과 제보자인 조성은씨가 8월에 식사를 함께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당장 국민의힘은 '박지원 게이트'라며 국면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박 원장이 개입한 것으로 볼 수 있는 정황이 드러나고 있다"며 박 원장의 국회 출석을 요구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도 "박 원장은 조성은씨와의 (검찰의 고발 사주) 공모 의혹에 대해 입장을 정리해야 한다"며 "해명이 불충분하면 야당은 국정원장의 사퇴나 경질을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청와대는 '무대응' 기조를 유지하면서도 내부적으로는 사태를 면밀히 지켜보는 분위기다. 특히 야권의 공세가 현 정부 권력기관 개혁의 상징인 국정원으로 향하는 그림은 청와대로서도 부담이다.
박 원장을 둘러싼 의혹이 일부라도 사실로 확인될 경우 정치 중립을 강조해온 국정원의 개혁 의지가 의심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달 27일 박 원장은 과거 정권에서의 불법사찰과 정치개입에 대해 대국민 사과를 하며 "바야흐로 정치의 계절이다. 저와 국정원 전 직원은 철저한 정치 거리두기를 실천할 것"이라고 약속까지 했다.
한편, 이날 오후 국회에선 김부겸 국무총리를 비롯한 국무위원들을 대상으로 대정부질문이 진행 중이다.
해당 의혹이 정치권 최대 현안으로 떠오른 만큼 야권은 예상대로 박 원장을 겨냥한 공세를 취하고 있다.
이날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은 김 총리를 상대로 "국정원법에 의하면 국정원은 정치개입을 못하게 돼 있다"며 "대통령에게 건의해 박 원장에 대한 수사를 해야한다"고 촉구했다.
또 "문 대통령을 위해서라도 (박 원장이 국정원장에서) 사퇴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며 "박 원장 사퇴를 건의할 생각은 없느냐"고 김 총리에게 묻기도 했다.
이에 대해 김 총리는 "박 원장이 스스로 자기 입장을 밝히지 않겠느냐"고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아울러 "지금까지 나온 것을 보면 박 원장이 당 대표 시절 (조씨가) 최고위원이었기 때문에 알게 됐고 도움을 받은 것이지, 다른 어떤 정치적 이유로 만난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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