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걸 "공정위, 항공 결합심사 지연 유감"

김지영 기자 2021. 9. 13.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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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당국에 이례적 쓴소리
"미국 당국은 자국기업 보호하는데
우리는 앉아서 기다려..심히 섭섭"
노조 등 대우조선 매각 반대엔
"기업결합 무산시 정상화 어려워"
[서울경제]

이동걸(사진) KDB산업은행 회장이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 심사에 결론을 내리지 못하는 한국 공정거래위원회에 “유감스럽다”며 조속한 심사를 촉구했다. 지지부진한 대우조선해양·현대중공업의 기업결합이 무산될 경우 회사의 정상화는 어려울 것이라며 이를 반대하는 노동조합·지역사회에 쓴소리를 쏟아냈다.

이 회장은 13일 취임 4주년을 맞아 온라인으로 진행된 기자 간담회에서 “우리 경쟁 당국이 산업적 관점과 부실기업 도태시 생기는 파장을 놓고 전향적으로 볼 필요가 있다”며 “괘씸죄에 걸릴지 조심스럽기는 한데 아시아나항공·대한항공의 결합은 대한민국 항공산업의 생존과 글로벌 시장 경쟁력 확보 차원에서 불가피하고 필수적인 조치인 만큼 (공정위가) 좀 긍정적으로 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기업결합 신고에 대한 세계 각국 경쟁 당국의 승인이 차례로 나고 있는 반면 한국 공정위에서 아직 결론을 내지 못한 점을 꼬집고 나선 것이다. 당초 공정위는 지난 2월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기업결합에 대한 경제 분석 연구용역을 발주해 6월 초 용역을 종료할 예정이었으나 10월 말로 연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은 “유럽연합(EU)의 경쟁 당국이 아마존·구글·페이스북을 규제하려고 하면 미국 경쟁 당국이 보호하고 나선다”며 “우리(공정위)는 기다리고 앉아서 다른 데 하는 거 보고 하자는 기분이 들어서 심히 섭섭하고 좀 유감스럽다”고 언급했다.

3년째 결론을 내리지 못한 대우조선해양의 기업결합에 대해서도 이 회장은 EU의 기업결합 심사를 기다린다면서도 인수합병에 반대하는 노조와 지역사회를 비판하고 나섰다. 현재 EU는 현대중공업이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합병할 경우 세계 LNG선 전체 생산량의 60%를 차지해 독과점 상한선인 40%를 넘어선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은 “처음 (인수합병을) 추진했을 때는 컨테이너선이 승인 심사의 주안점이 될 줄 알았는데 (지금은) LNG선의 시장이 늘어나면서 그 부분이 이슈가 되고 있다”며 “거래가 성사되지 않는다면 대우조선의 정상화는 쉽지 않아 최대한 노력해서 최선의 결과를 얻으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최악의 경우 기업결합 불승인이 됐을 때를 대비한 계획도 세워야 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이 회장은 거제 지역사회와 노조를 중심으로 대우조선해양 매각에 반대하는 점이 EU 경쟁 당국의 승인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지적했다. 그는 “대우조선해양을 책임질 자신이 있는지, 금융 지원 없이 독자 생존할 자신이 있는지, 승인이 안 됐을 경우 책임은 누가 질지 묻고 싶다”며 “영원히 산은 품 안에 있기를 원하나, 영원히 공무원화돼서 일자리를 영구히 보존하자는 목적인가”라고 언급했다.

10년 만에 첫 흑자 전환에 성공한 HMM을 두고 이 회장은 산은의 지분을 단계적으로 매각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산은은 HMM 지분 24.96%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이 회장은 “아직은 시기상조”라면서도 “매각은 정부의 정책적 고려와 시장 여건 등을 감안해 유관 기관과 협조해서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HMM이 사상 최대 영업실적을 달성한 배경에는 직원 노력도 있었지만 컨테이너선 신규 축조, 코로나19 시황 개선 등 우호적 영업 환경의 덕이 컸다”며 “올해 내년 되면 이익이 줄고 내후년 되면 이익이 없을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본질적으로 재무 구조를 개선하고 경쟁력을 높이는 고민을 심각하게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15일 본입찰이 마감되는 쌍용차를 두고 일부 인수 후보자들이 공장 부지 개발이익 등 ‘먹튀’할 우려가 나오는 데 대해 “쉬운 일이 아니다”라고 단언했다. 이 회장은 “공장 이전은 최소한 10년여 걸리는 데다가 또 다른 부지의 용도를 다시 변경해야 하는 등 수년 간의 작업이 걸리는 정말 어려운 일”이라며 “신규 투자자의 ‘구체적이고 실현 가능한 사업 계획’에 따라서 조속히 정상화하기를 기대한다”고 힘줘 말했다.

김지영 기자 ji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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