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장 8인의 판화·드로잉
청작화랑서 내달 5일까지 전시회
판화 인기가 계속되는 가운데 서울 신사동 청작화랑이 다음달 5일까지 '원로작가 드로잉&판화전'을 연다. 김흥수(1919~2014), 박래현(1920~1976), 서세옥(1929~2020), 박서보, 이우환 판화를 비롯해 조각가 전뢰진(92), 김영원(74), 한국화가 이숙자(79) 드로잉 작품을 내걸었다.
서세옥, 박서보, 이우환 판화는 2002년 한국판화미술진흥회가 주최한 '한국 현대미술판화 특집전'에 나왔던 작품들이다. 당시 진흥회는 이들과 김창열 등 4명의 그림을 미국 LA(로스앤젤레스) 렘바갤러리에 의뢰해 판화로 제작했다. 렘바갤러리의 독창적인 믹소그라피아(Mixografia)기법으로 제작돼 입체감이 살아 있다.
이번에 전시된 박서보 붉은색 색채 묘법의 경우 원화 표면에 날이 서 있는 선들이 판화에도 돌출돼 있어 눈길을 끌었다. 작가는 물에 불린 한지를 캔버스에 붙여 연필이나 뾰족한 것으로 선을 그어 밭고랑 형태 화면에 오욕칠정을 버리는 작업을 했다. 서세옥 추상화 '사람들' 연작 판화에선 먹의 흔적이 선명하며, 이우환 '조응' 판화는 검은색의 농담이 뚜렷했다.
조각가들의 그림 솜씨도 눈길을 끈다. 전뢰진은 조각의 밑그림이 된 드로잉 '수밀도 나무 아래에서', 고래를 타는 소년 모습을 담은 '유영' 등을 내걸었다. 서울 광화문광장 세종대왕 동상,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청동 조각품인 '그림자의 그림자' 연작으로 유명한 김영원은 화면에 역동적인 기(氣)를 담은 '코스믹 포스(Cosmic force)' 연작 5점을 선보였다. 캔버스에 유화 물감을 바르고 그 위에 다른 색으로 덮은 뒤 기공을 하면서 손으로 화면을 휘저으면 아래쪽 물감이 드러난다. 신체와 정신 수양을 위해 기 수련을 해왔다는 작가는 1994년 브라질 상파울루 비엔날레에서 흙 원형 기둥을 손으로 긁어내는 기 퍼포먼스를 시작한 후 2018년부터 본격적으로 평면 드로잉 작업을 해왔다.
전시장에서 만난 김 조각가는 "내 몸이 도구가 되어 우주 기운과 하나가 된 순간을 조각과 화면에 포착해왔다"며 "기마 민족의 역동적인 DNA(유전자), 기운생동을 담는다"고 말했다.
[전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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