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아름다운 섬은 '그래島'..그래도 살아있는게 어딥니까"

허연 2021. 9. 13.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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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일 명상' 펴낸 마가스님
'유쾌한 법문' 강연으로 유명
하루 15분씩 100일간 명상법
"오늘 내 말이 내 인생 결정
여러분 매일매일 웃으세요"
"내 몸을 보호하기 위해 스스로 마스크를 쓰는 것처럼 마음 관리도 똑같아요. 우리 마음도 관리하지 않고 내버려두면 욕심이나 어리석음, 노여움이 제 멋대로 자라나게 됩니다."

유쾌한 법문으로 유명한 힐링 멘토 마가스님(60)이 '마가스님의 100일 명상'(불광출판사)을 펴냈다.

책은 하루 15분씩 실천하는 삶을 바꾸는 명상법을 제시하고 있다. "15분은 누구나 쉽게 도전해 볼 수 있는 시간이라고 생각했어요. 이보다 길어지면 집중력이 떨어지고 오랫동안 이어갈 수 없습니다. 빠른 디지털 문화에 길들여진 사람들에게 누구나 할 수 있다는 희망을 주고 싶었습니다."

마가스님은 일상에 쉽게 녹아드는 쉬운 법문으로 불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제주도보다 아름다운 섬은 '그래도'입니다. 아무리 힘들어도 '그래도' 살아 있는 게 어딥니까? '그래도'에 자주 갈수록 행복해집니다. 또 누구나 한번 가봐야 하는 절이 '우여곡절'입니다. 우리는 모두 우여곡절을 겪으며 이 자리에 있습니다. 여러분 웃으세요. 얼굴과 낙하산은 펴져야 삽니다."

스님은 어려운 경전 구절이나 선문답을 마음에 쏙 들어오도록 설명해준다. 스님의 이런 소통 방식은 출가 직후부터 서서히 완성돼온 것들이다. 스님은 1985년 도선사 현성스님을 은사로 사미계를 수지했고 법주사 복천암을 시작으로 프랑스 플럼빌리지, 미얀마 마하시 명상센터 등에서 수행했다. 이후 따뜻한 불교를 강조하며 치유와 행복을 위한 '자비명상' 프로그램 보급에 앞장서왔다. 방송이나 유튜브 등을 통해 불자들과 함께 울고 웃는 수행자다. "부처님 말씀이 너무 심오해서 가까이 하기 어렵다는 분들을 가끔 봐요. 그래서 그분들의 마음을 여는 방법을 고민하다가 저만의 '개그 법문'을 하게 됐어요. 함께 웃고 즐기다 보면 가랑비에 옷 젖듯이 저절로 불성을 발견하게 되더라고요."

스님이 이번에 낸 책은 마음의 고통이 왜 반복되는지 그 뿌리를 살펴보고 이를 없애기 위한 맞춤형 수행 방법을 제시해 준다. 수행기간은 하루 15분 100일간이다. "습(習)을 고쳐야 명상 수행의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습관이 고쳐지려면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한데, 그것이 100일입니다. 100일간의 정성의 시간이 있어야 삶의 태도가 바뀔 수 있습니다. 그 기간 동안 정념 수행, 자비명상 문장과 자비경 독송, 108배, 긍정 단어 암송, 1일 1보시 등을 따라하다 보면 행복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스님은 마곡사 포교국장 시절 가상의 사찰 미고사(미안합니다·고맙습니다·사랑합니다)를 만들고 여기에 맞는 힐링 프로그램을 템플스테이에 적용해 화제가 됐다. "명상 수행도 쉽고 작은 것부터 조금식 실천하는 게 중요합니다. 낙숫물이 바위를 뚫는다고 하잖아요. 지금 이 순간 나는 무슨 씨앗을 심고 있는지 늘 깨어서 바라봐야 합니다."

대중과의 소통을 중시하는 스님은 '생활밀착형 불교'를 강조한다. "물론 종교의 본질은 변하면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시대가 바뀌면 접근 방법은 달라져야 합니다. 불교가 생활밀착형으로 바뀌지 못하면 아마 박물관으로 가야 할지도 모릅니다. 진리는 변함없지만 방식은 달라져야 합니다."

스님은 인터뷰 말미에 "전생의 일을 알고 싶거든 현재 내가 받은 것을 보고, 내생의 일을 알고 싶거든 현재 내가 짓고 있는 것을 보라"는 '인과경' 말씀을 들려줬다. 오늘 나의 생각이, 오늘 내가 하는 말이, 오늘 내가 하는 행동이 곧 나의 미래이자 다음 생을 결정한다는 말이다. "사실 우리 인생은 문제 풀이의 연속이에요. 문제를 잘 풀면 행복하고 문제를 잘 못 풀면 불행합니다."

[허연 문화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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