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페이스북, 韓 OLED 전문가 대거 채용.. "메타버스 진격"

윤민혁 기자 2021. 9. 13.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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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CD보다 몰입감 높은 OLED
오큘러스퀘스트 등 적용 방침
한국인 엔지니어 대폭 채용도
LGD·삼성D 등과 제휴 기대
[서울경제]

페이스북이 가상(VR)현실 기기 ‘오큘러스퀘스트’와 스마트글래스 등의 디스플레이로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적용을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OLED는 LCD(액정디스플레이) 등 다른 디스플레이들에 비해 영상 반응 속도가 빠르고 얇고 가벼울 뿐만 아니라 다양한 형태로 제작할 수 있어 VR기기나 스마트글래스에 최적이지만 가격이 높다는 단점이 있었다. 하지만 최근 디스플레이 기업들이 LCD 대신 OLED 투자를 대폭 확대하면서 가격이 하락하자 OLED 탑재를 검토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우리나라가 OLED 분야 선진국인 만큼 삼성디스플레이·LG디스플레이(034220) 등과의 다양한 협업도 기대된다.

페이스북이 출시한 VR 기기 '오큘러스퀘스트2' /사진제공=페이스북

13일 업계에 따르면 페이스북은 최근 VR·AR 전문 연구 조직인 리얼리티랩을 통해 국내에서 근무할 OLED 엔지니어 채용을 마쳤고, 미국 오큘러스·리얼리티랩에서 근무할 OLED 전문가를 대거 채용중이다. 채용 분야는 OLED 기술·디스플레이·디자인 등으로 사실상 OLED 관련 전 분야다. 페이스북 관계자는 “VR·AR 기기에 OLED를 적용하기 위해 글로벌 차원에서 전문가 채용에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페이스북이 OLED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LCD에 비해 성능이 탁월해 가상현실 속 세계를 보다 실감나게 표현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LCD와 달리 완전한 어둠을 나타낼 수 있어 몰입감을 높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곡선으로도 제작할 수 있어 다양한 형태의 메타버스 기기에 활용할 수 있다. 투명 디스플레이 제작도 가능해 투과성이 필요한 스마트글래스에도 적합하다. 페이스북은 이같은 장점 때문에 VR 기기 ‘오큘러스퀘스트’ 첫 버전에 OLED를 채용하기도 했다.

문제는 가격이다. 페이스북은 지난해 말 출시한 오큘러스퀘스트2에는 OLED 대신 LCD를 사용했다. OLED에 비해 비싼 가격 때문이다. 하지만 오큘러스퀘스트2가 전세계적으로 대성공을 거두면서 VR기기 시장을 개척한데다, 글로벌 디스플레이 기업들이 OLED 투자를 대폭 늘리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오큘러스퀘스트2의 대성공으로 VR·AR 시장이 확대되며 OLED 단가 또한 내려가고 있다”며 “앞으로 페이스북이 내놓을 가상(VR)·증강(AR)현실 기기에 OLED가 적극적으로 탑재되면 결국 표준 패널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페이스북이 국내에서 OLED 관련 인력을 채용하는 것은 한국은 지난해 세계 OLED 시장에서 금액 기준 점유율 85.8%를 차지한 선두 국가이기 때문이다. 디스플레이 업계 한 관계자는 “페이스북이 OLED를 직접 생산하는 일은 없겠지만 기기에 적용하기 위해선 전문 인력 확보가 필수”라며 “사실상 고급 인력은 모두 한국인이다보니 중국이 한국 OLED 기술자를 영입해가듯 페이스북 또한 한국 엔지니어들을 채용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인력 공급처’가 된 LG디스플레이·삼성디스플레이 등 국내 기업도 달가운 눈치다. 디스플레이 업계 한 관계자는 “제조 기술을 빼가는 중국과 달리 페이스북이 전문가를 채용하면 OLED를 구매해줄 ‘갑’의 이해도가 높아진다”며 “출신 회사 패널을 구매할 가능성이 높다보니 한국 업체들도 나쁠 게 없다”고 전했다.

한편 페이스북은 소셜네트워크(SNS) 사업을 넘어서 메타버스 기업으로의 전환을 꾀하고 있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7월 “스마트폰은 사람들이 상호작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지지 않았다”며 “향후 5년 내 페이스북을 메타버스 기업으로 진화시키겠다”고 밝혔다. 페이스북은 이를 위해 지난 2014년 VR 기기 제조사인 ‘오큘러스’를 20억 달러(약 2조3000억 원)에 인수했다. 오큘러스는 올 1분기 글로벌 VR·AR 기기 출하량 점유율 75%를 차지하고 있다. 페이스북은 최근 룩소티카와 함께 스마트글라스 ‘레이밴 스토리’를 공개하기도 했다.

윤민혁 기자 beherenow@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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