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 임상 시대..의료 데이터 혁명적 증가"
비대면 디지털 임상 선도 기업
작년부터 73개국 35만명 진행
문서 방식보다 정확하고 안전
한국 의료진 우수..규제 풀어야
◆ 세계지식포럼 ◆
매일경제는 14일 시작하는 아시아 최대 지식 축제 세계지식포럼에 글로벌 분산형 임상시험(DCT) 선두 기업 메디데이터의 글렌 드 브리스 창업자 겸 다쏘시스템 라이프사이언스·헬스케어 부의장을 초청하고 사전 인터뷰를 진행했다.
"대면으로 시행된 임상시험은 종이 문서를 기반으로 작성돼 시간이 오래 걸리고 비용도 많이 들며 데이터 오류 우려가 있었습니다. 모든 과정을 디지털화하고 자동으로 임상 데이터를 모으면 오히려 더 안전하고 환자에게도 도움 되는 방식의 임상시험이 가능합니다." 드 브리스 부의장이 이끄는 메디데이터는 1999년 창업돼 수만 건의 임상시험을 지원해온 글로벌 기업이다. 지난해부터는 73개국에서 35만명을 대상으로 모더나를 비롯한 기업의 코로나19 백신의 대면·비대면 임상시험을 진행했다. 분산형 임상시험은 시험 참가자가 본인 집 등에 흩어진 채 진행하는 임상시험으로, 바이오 센서가 부착된 스마트 워치 등을 활용해 실시간으로 임상 데이터를 수집한다.
코로나19 백신 개발 외에도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대면 임상을 실시하지 못하던 미국 바이오 기업 테슈테크를 도와 중증 당뇨병 치료제의 3상 시험을 벌이기도 했다.
대면 임상시험보다 비대면 임상시험이 더 위험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드 브리스 부의장은 이 같은 우려에 대해 "과거 임상시험은 종이 문서에 데이터를 하나하나 기록했기 때문에 연구가 느리고 오류가 발생할 우려도 컸다"며 "디지털 기기를 활용한 분산형 임상시험은 실시간으로 시험 참가자의 데이터를 기록하기 때문에 이상 반응에도 더 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메디데이터는 국내에서 제넥신의 코로나19 백신 및 치료제 개발 과정을 지원하고 있다. 드 브리스 부의장은 "한국은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에 한해 임상 규제를 완화했다"며 "전 세계 규제 기관은 코로나19 이후 다양한 원격 솔루션 도입을 늘리고 있다"고 밝혔다.
드 브리스 부의장은 미래의 임상시험은 분산형 임상이 대세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메디데이터는 20년 넘는 기간 동안 2만4000여 건의 임상을 벌여온 결과 분산형 임상의 데이터 무결성 및 효율성에 주목하게 됐다"며 "이를 통해 발생한 데이터는 환자에게 더 적합한 치료를 제공하기 위해서도 활용될 수 있다"고 기대감을 표했다.
그는 코로나19로 인한 팬데믹이 오히려 데이터에 근거한 새로운 의료 시스템의 시작이 될 수 있다는 기대감을 표했다. 그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전 세계 의료당국과 규제기관들은 디지털 기술에 더욱 개방적인 자세를 취하게 됐다"며 "이를 계기로 바이오 기업들은 유전자와 생화학 정보뿐만 아니라 더 폭넓은 데이터를 활용해 '정밀 의학'을 실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메디데이터는 프랑스 소재 글로벌 기업인 다쏘시스템에 2019년 인수됐다. 드 브리스 부의장은 "메디데이터의 임상 전문성에 다쏘시스템의 디지털 혁신 역량이 결합돼 임상 연구 외의 분야에서도 경쟁력을 키울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송민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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