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민 64.6% 1차 접종했지만.. "집단면역 형성 막연한 기대 일러"

장윤서 기자 2021. 9. 13.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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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 오후 서울 마포구민체육센터에 마련된 코로나19 예방접종센터를 찾은 시민들이 접종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전 국민 64.6%가 1차 백신을 접종하면서 ‘집단 면역’ 형성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의 출현으로 집단면역 형성을 위해서 백신 접종률을 상향 조정할 필요성도 제기했다.

13일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은 이날 0시 기준으로 코로나19 예방접종을 1회 이상 실시한 사람이 3315만2722명으로 전 국민의 64.6%, 18세 이상 인구의 75.1%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현재 전 국민의 39.1%가 백신 접종을 완료했다. 추진단에 따르면 1회 접종만 하면 되는 얀센 백신 접종자를 포함한 접종완료자는 약 2006만명이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이날 오전 백브리핑에서 “백신 접종 수준은 빠르게 올라가는 중”이라며 “금주 중 추석 전에 전체 인구 70% 이상 1차 접종 완료에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연령대별 인구 대비 접종률은 1차 접종 기준으로 60대 93.5%, 70대 92.6%, 50대 92.1% 80세 이상 82.8% 순으로 높았고, 50대 이상 연령층의 91.7%가 1차 접종을 완료했다. 또 연령대별 접종 완료율은 70대 88.9%, 60대 86.4%, 80세 이상 79.2% 순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추석 전 국민 70%의 백신 1차 접종을 완료하겠다는 목표 달성에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26일부터 시작된 18~49세 청장년층 접종은 일정대로 추진 중이며 인구 대비 약 59%가 1차 접종을 완료했다. 이미 접종받았거나 다른 대상군으로 예약한 18~49세 연령층을 포함하면 인구 대비 84.1%가 접종에 참여할 것으로 전망되며, 사전예약 대상자의 예약률은 72.8%이다.

이에 따라 집단 면역 형성에 대한 기대감 또한 높아지고 있다. 정부는 코로나19 백신 접종 순항으로 ‘단계적 일상회복방안(위드 코로나)’ 준비에 착수하고 있다. 위드 코로나 논의로 방역 긴장감을 낮추는 것을 경계하면서도 방역과 일상을 조화시킬 수 있는 새로운 방역으로의 전환 가능성을 제시한 것이다. 위드 코로나의 적용 시기는 고령자 90% 이상, 성인 80% 이상 백신 접종 이후가 될 것으로 정부는 내다본다. 정부는 올해 9월까지 전 국민(5183만명)의 약 70%인 3628만명에게 1차 접종을 완료하고, 11월엔 집단면역 형성을 자신해 왔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지난 1월 국회 긴급 현안질문에서 “전체 국민의 60∼70% 정도가 면역을 획득해야 집단면역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이 목표가 지나치게 낙관적이라는 지적이 있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백신 접종률이 70%까지 도달한다고 해서 집단면역이 형성되는 것이 아니라 70%가 바이러스를 무력화하는 ‘중화항체’를 가져야 이러한 집단면역이 가능하다고 볼 수 있다”면서 “과학적 근거에 입각해 정부가 전망을 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델타, 뮤 등의 변이 바이러스의 출현으로 집단면역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시각도 있다. 최근 코로나19 국회 간담회에 참석한 김윤 서울대 의대 의료관리학과 교수는 “델타 변이가 초기 코로나 바이러스보다 2~3배 높은 전파력을 보이고 화이자 백신 감염 예방효과도 15% 감소했다”면서 “이렇게 될 경우 집단면역을 달성하려면 백신 접종 완료율이 120%라는 비현실적인 수치가 나오는데, 모든 국민이 백신을 맞아도 집단면역은 어렵다는 얘기다”라고 전했다.

최재욱 고려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델타 변이발 4차 대유행으로 집단면역 달성은 어려울 가능성이 크다”면서 “다만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델타 등 변이에서의 감염 예방 효과가 상대적으로 떨어진다고 하더라도 위중증 예방과 사망률 저하에 효과적인 것이 밝혀졌으므로 접종률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보편적 코로나19 백신 접종 성과를 달성한 영국, 이스라엘 등 국가들이 낮은 사망률 유지라는 효과적인 방패를 갖고 있다는 점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마상혁 대한백신학회 부회장도 “여러 의료계 전문가들도 거론했듯이 지속적으로 변이 바이러스가 생기면서 이제는 집단감염에 연연하는 것이 의미는 없다고 본다”며 “코로나는 이길 수 없기 때문에 방역 체계를 중증 및 고위험 환자 관리에 초점을 맞추는 등의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방역 당국은 지역사회에 집단면역이 형성됐는지를 파악하기 위해 코로나19 항체 보유율 조사에 나선다.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은 대한적십자사와 함께 전국 17개 시·도 헌혈자에 대한 코로나19 특이 항체 보유율을 조사한다고 밝혔다. 이 조사는 인구수, 지역, 성별 등을 고려한 표본을 설계해 9월부터 2개월 단위로 3회에 걸쳐 총 3만명을 대상으로 시행된다. 통상적으로 한 집단의 70%가 항체를 보유하면 집단면역이 형성된 것으로 본다. 이 조사 결과가 나오면, 지역사회의 면역 수준을 파악할 수 있는 지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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