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습도 다소 높음' 고봉수 감독-백승환 "전국민 공감 코로나 소재..웃음 드리고파"

양소영 2021. 9. 13.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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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붕수 감독이 '습도 다소 높음'이 코로나로 힘든 관객들에게 웃음을 드릴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사진|백지수표

“코로나로 사람들이 우울해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즐겁게 해드려야겠다는 사명감이 생기더라고요. 제가 이전에 만든 영화보다는 남녀노소 즐겁게 관람할 수 있는 영화라고 생각해요. 저희 영화를 즐겁게 관람하셨으면 좋겠어요.”

영화 ‘튼튼이의 모험’ ‘델타 보이즈’로 반향을 불러일으킨 고봉수 감독(45)과 배우 백승환(35)은 코로나19로 힘든 관객들에게 영화 ‘습도 다소 높음’으로 조금이나마 웃음을 주고 싶다는 진심을 전했다.

영화 ‘습도 다소 높음’은 극한의 습도가 엄습해온 어느 여름날, 에어컨을 꺼버린 극장에서 벌어지는 현실 공감 땀샘개방 코미디를 담았다. 배우 백승환, 김충길, 신민재 등 고봉수 사단과 함께 배우 이희준이 함께했다.

고봉수 감독은 “전 국민이 공감할 수 있는 소재가 코로나라고 생각했고, 이걸 역이용해서 웃음을 드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제목은 시나리오를 쓰고 나서도 도저히 제목이 생각이 나지 않더라. 아내에게 검토해달라고 부탁을 했는데, ‘습도 다소 높은’이 어떠냐고 하더라. 바로 이거다 싶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코로나 시기로 어려운데 독립영화 개봉하게 된 게 기적이라고 생각한다. 개봉하는 것만으로도 감사드리는 마음”이라며 “많은 관객이 보셨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했다. 백승환 역시 “어려운 시기인데, 저희 영화 보면서 즐거움을 얻어가셨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백승환이 무명배우 승환 역에 공감이 갔다고 말했다. 사진|백지수표

백승환은 자신과 이름이 같은 무명배우 승환 역을 연기했다. 그는 승환처럼 자신의 촬영분이 편집된 적이 있다며 “제가 유명한 배우가 아니라 승환이랑 비슷한 모습이 있었다. 실제로 처음으로 오디션을 봐서 합격한 상업영화가 있다. 그 영화 촬영을 다 하고 친구에겐 말을 안 하고 영화관에 데리고 갔다. 영화를 봤는데 한 장면도 안 나오더라. 이 영화를 찍으면서 그런 스쳐 간 기억에 공감이 갔다. 승환은 눈치가 없어 보이는 캐릭터지만, 모든 걸 진심으로 다 하자는 생각으로 연기했던 것 같다”고 밝혔다.

고 감독은 ‘습도 다소 높음’을 만들면서 주안점을 둔 부분을 묻자 “코미디 영화를 만드는 게 쉽지 않다. 사람마다 코드가 다르다. 남녀노소를 웃기는 게 쉽지 않다. 제가 영화를 만들면서 생각한 건 내가 웃기면 사람들이 웃는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내가 신나게 웃어보자고 했다. 촬영하면서 신나게 웃었다. 그런 분위기가 녹아들면서 코미디가 나온 것 같다”고 답했다.

고승환 감독과 백승환은 오랜 인연을 이어왔다. 덕분에 이제는 눈빛만 봐도 척하면 척이라고 할 정도로 호흡이 좋다고. 고 감독은 “7년 정도 함께 작업했다. 이제는 서로 눈빛과 숨소리만 들어도 아는 사이가 됐다. 그래서 호흡이 정말 잘 맞는다”며 “저는 누구를 만나도 하는 이야기가 있다. 백승환 배우는 광산 같은 배우라고 말한다. 캐도 캐도 나온다. 정말 훌륭한 배우”라며 애정을 드러냈다.

이에 백승환도 “오랜 기간 해오면서 자연스럽게 잘 맞아들어간 것 같다. 감독님 같은 경우는 영화적인 감각이 뛰어나다. 일반인조차 연기를 잘하게 만드는 디렉팅의 마술사, 마법사라고 표현하고 싶다”고 화답했다.

감독이 영화 '습도 다소 높음'에 출연한 이희준에 대한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사진|백지수표

또 고 감독은 ‘고봉수 사단’이라 불리는 배우들에 대해 “다들 인성이 훌륭한 배우고, 실력 면에서도 무한 매력의 소유자들이다. 다음 작품에도 함께하고 싶지만 배우들의 이름이 알려지면서 캐스팅이 오고 있다. 저는 계속 함께하고 싶지만, 같이 못 할 수도 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는 영화 속 영화 ‘젊은 그대’에 대해 “차유미를 캐스팅하면서 종합 선물 세트 같은 스토리가 없을까 생각해서 만들었다. 저희 고봉수 사단의 이야기를 종합 편, 정리라고 생각하고 만들었다”고 귀띔했다.

이번 작품에는 배우들에게 다수의 애드리브를 허용했다. 고 감독은 “비전문 배우와 연기자들이 함께 연기하는 작품이라 대사를 드리면 경직되거나 분위기가 서먹해지거나 그런 단점들이 있다. 그래서 설정만 드려서 다큐처럼 보여드리는 게 좋겠다 싶었다”고 설명했다.

이를 듣고 있던 백승환은 “감독님이 코미디를 워낙 좋아해서 저희도 감독님을 웃기고 싶은 욕망이 몰려왔다. 어느 순간 감독님이 웃고 계시면 이건 됐다 싶다. 감독님이 시선이 아래로 떨어지면 잘못된 거다 싶어서 맞춰갔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런가 하면 ‘습도 다소 높음’에는 베테랑 배우 이희준이 뻔뻔한 영화감독 역으로 함께했다. ‘남산의 부장들’ 촬영 당시 이병헌의 추천으로 고봉수 감독의 작품에 관심을 갖게 된 이희준이 고봉수 사단 중 한 명인 신민재로부터 이번 작품을 소개받으면서 출연한 것.

고 감독은 “신민재가 이희준에게 제가 곧 작품에 들어간다고 이야기를 했다더라. 기회를 잡고 시나리오를 보내드렸다. 감사하게도 독립영화를 돕는 차원에서 출연해준 것 같다. 성공한 배우는 이유가 있더라. 함께 작업하면서 많이 배웠다. 사전 미팅 때도 메모를 해올 정도로 철저하고 진지하게 분석해 오셨더라”며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백승환은 이희준과 호흡에 대해 “워낙 연기 잘하는 선배님이지 않나. 배우는 연기 잘하는 사람과 하면 연기가 더 잘된다. 연기 잘하는 선배님과 해서 좋았다”고 말했다.

백승환(위)-이희준의 '습도 다소 높음' 스틸. 사진|백지수표

또한 그는 “언젠가 유명한 배우가 되고 싶다. 영화 속에서 무명배우의 삶이 가슴 아프더라. 이희준 형님처럼 작은 이야기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털어놨다.

한국의 로버트 드니로를 꿈꾼다는 그는 “영화를 좋아했다. 시험 빨리 끝나면 혼자 영화 보러가기도 했다. 영화를 보면서 연기가 너무 하고 싶었다. 연기가 어렵기도 하지만, 영화를 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 그게 나의 원동력”이라며 영화에 대한 애정을 표현했다.

주성치 표 코미디를 좋아한다고 밝힌 고 감독 역시 “영화마니아로서 어느 순간 자연스럽게 영화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주성치 감독의 영화를 보면서 영향을 받기도 했다. 주성치 감독처럼 좋은 코미디 영화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사실 독립영화가 많이 어렵긴 하다. 저도 영화를 찍으면서 다른 일을 병행하면서 수입을 얻고 있다. 언젠가는 영화만 찍을 수 있으면 좋겠다”며 “코미디가 바탕이 된 가족영화도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영화 ‘시네마 천국’이 저희들의 마음이다. 시네마가 있기에 버티고, 주변에 영화를 사랑하는 좋은 사람들을 만나서 지금까지 올 수 있었다”며 “저희 영화를 보면서 각박한 현실에서 웃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양소영 스타투데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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