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사고, 나중에 갚아"..BNPL에 진심인 기업들

고재연 2021. 9. 13.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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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아디다스 온라인 홈페이지에서 운동화를 골라 장바구니에 담는다.

BNPL 업체들은 가맹점에서 수수료를 받는다.

신용카드 가맹 수수료가 2~3%라면 BNPL 업체들이 받는 수수료는 5~6%로 높다.

페이팔이 일본 BNPL 스타트업 페이디를 27억달러에 인수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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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 글로벌마켓
핀테크 어펌 주가 급등
"돈 없어도 쇼핑은 포기 못해"
MZ세대 "신박한 결제" 인기

잠재력 본 애플·아마존·페이팔
관련기업 인수 등 진출 잰걸음
대부분 적자..수익성이 관건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미국 아디다스 온라인 홈페이지에서 운동화를 골라 장바구니에 담는다. 주소를 입력하고 나면 결제 방법을 선택할 수 있다. 비자, 마스터카드, 페이팔, 애플페이 등과 함께 생소한 이름들이 등장한다. 어펌(Affirm), 클라르나(Klarna), 애프터페이(Afterpay)다.

세 곳 모두 ‘선구매 후지불’ 서비스를 제공하는 핀테크 기업이다. 영어로는 ‘buy now pay later’의 약자를 따 BNPL 서비스라 불린다. 아디다스 H&M 펠로톤 월마트 등 후불 결제를 도입한 기업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돈은 없지만 구매 욕구는 강한 MZ세대(밀레니얼+Z세대) 소비자를 사로잡고 있다. 어펌은 지난 3개월간 94% 급등했다.

‘페이팔 마피아’가 이끄는 어펌

그래픽=이정희 기자


어펌은 페이팔 공동 창업자 출신인 맥스 레브친이 설립한 회사다. 피터 틸(팰런티어), 일론 머스크(테슬라), 맥스 레브친(어펌), 스티브 첸(유튜브), 레이드 호프먼(링크트인) 등 페이팔 출신으로 실리콘밸리에서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창업자들을 ‘페이팔 마피아’라고 부른다.

1975년생인 레브친은 우크라이나 유대인 가정에서 태어났다. 체르노빌 원자력발전소 폭발사고를 계기로 미국으로 이주했다. 공산권 국가에서 미국으로 이주한 그에게 신용카드는 충격적인 물건이었다. 레브친은 “미국에 와 처음 신용카드를 발급해 쓰면서 내 신용을 망가뜨렸는데, 이 물건을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지 개념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어떻게 돈 버나

맥스 레브친 어펌 CEO

어펌이 할부 서비스를 제공하면서도 소비자 부담은 크지 않은 BNPL 서비스를 고안하게 된 배경이다. 소비자가 가맹점에서 상품을 구매하면 소비자 대신 결제업체(BNPL 서비스 업체)가 대금을 가맹점에 전액 지급해준다. 소비자는 결제 업체에 구매 대금을 분할 납부한다. 소비자의 신용등급과 관계 없이 이용할 수 있고, 분할 납부 수수료가 없다는 점에서 신용카드와 다르다. BNPL 업체들은 가맹점에서 수수료를 받는다. 신용카드 가맹 수수료가 2~3%라면 BNPL 업체들이 받는 수수료는 5~6%로 높다. 그럼에도 가맹점이 잇따라 서비스를 도입하는 이유는 소비자들이 할부 결제를 많이 할수록 구매 규모도 커지기 때문이다.

BNPL 서비스는 MZ세대에게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미국은 BNPL 서비스 사용자의 75%가 MZ세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어펌은 최근 분기 매출이 2억618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71% 늘었다고 발표했다. 영업적자는 1억2820만달러였다. 매출 규모가 늘어났다는 소식에 10일 주가는 34.37% 뛴 123.7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아마존, 애플도 참전

기존 핀테크 기업은 물론 아마존, 애플 등의 기업도 BNPL 시장을 잡기 위해 나섰다. 페이팔이 일본 BNPL 스타트업 페이디를 27억달러에 인수하기로 했다. 앞서 스퀘어는 호주 BNPL 업체 애프터페이를 290억달러에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아마존이 지난 8월 말 어펌과 제휴를 맺는다고 발표하면서 어펌 주가가 한 차례 급등했다. 애플은 골드만삭스와 손잡고 ‘애플 페이 레이터’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미국 전체 소매 업체의 85%가 애플의 모바일 결제 시스템인 애플페이 결제를 받고 있다. 애플이 BNPL에 진출하면 시장 규모가 빠르게 성장할 수 있는 것이다.

수익성 확보는 과제다. 주요 BNPL 업체들이 모두 적자를 내고 있다. 신용등급이 낮거나 소득이 없어 신용카드를 발급받을 수 없는 사람도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은 강점이자 리스크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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