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민, 배우는 '기적'.."딸에게 표현 많이 하는 친구 같은 아빠"(종합)[인터뷰]

김보라 2021. 9. 13.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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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김보라 기자] “시사회 후 굉장히 행복했다. 이렇게 따뜻한 영화가 개봉하게 되니 좋다(웃음).” 

배우 이성민(54)은 13일 진행된 화상 인터뷰에서 “개봉을 많이 기대하고 있다. 관객들에게 따뜻하고 뭉클한 감동을 주는 작품이 되길 바란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성민이 주연을 맡은 영화 ‘기적’(감독 이장훈, 제작 블러썸픽쳐스, 제공배급 롯데엔터테인먼트)은 오갈 수 있는 길은 기찻길 밖에 없지만 정작 기차역은 없는 마을에 간이역 하나 생기는 게 유일한 인생 목표인 준경(박정민 분)과 동네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이번 영화에서 이성민은 준경의 아버지이자 기관사 태윤 역을 맡았다.

“영화가 준경의 내레이션으로 시작하는데 ‘경상북도 봉화’라고 해서 허걱했다. 시나리오를 읽다가 자세를 고쳐잡고 다시 읽기 시작했다. 봉화 출신인 저의 어린시절과 비교했다.”

이성민은 “늘 연기는 어렵지만 저와 태윤이 비슷한 지점도 있더라. 그래서 조금 더 친근하고 편하게 연기할 수 있었던 거 같다”며 “하지만 중점을 둔 부분은 딱히 없다. 하지만 오랜만에 사투리를 쓰는 거라 신경을 쓰면서 했다”고 밝혔다. 그는 실제로 경북 봉화 출신이다. 

‘기적’은 1986~1988년에 경북 봉화마을에 살았던 한 가족을 중심으로 사랑과 꿈에 대해 이야기 하는 작품이다. 이성민이 무뚝뚝한 아버지 역을 맡아 고등학생 준경 역의 배우 박정민(35)과 그 시대 부자(父子)를 그려냈다.

“(부자가 만난 장면 중) 박정민이 연기를 하다가 눈물이 터졌다. 조명 때문에 부득이 하게 나눠서 찍어야 했는데 다행히 제 방향을 먼저 찍었다. 정민이가 눈물이 터져버려서 정작 그가 촬영할 때는, 감정이 이미 정화된 상황이니, 다시 끌어올리는 게 쉽진 않았다. 그가 우는 장면을 놓친 게 너무 너무 안타깝더라. 저도 울음이 터져서 구석에 가서 눈물을 닦고 감정을 추스린 채 다시 몰입했다.” 

박정민과 연기 호흡을 맞춘 것에 대해 “별로 논의는 안 했다. 대본에 있는대로 했다. 원래 스타일이 상대 배우와 논의하는 스타일은 아니다.(웃음)”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후배 박정민의 연기에 대해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감독님의 표현을 빌리면 흰쌀밥이었는데 정말 그런 거 같다. 맑고 꾸미지 않은 순수함이 있으면서도 에너지를 유지해 나가는 게 좋았다. 같이 연기할 때 늘 기대되는, 집중하게 만드는 배우다. 앞으로도 그렇게 꾸준히 할 거 같고 최고의 배우가 됐으면 좋겠다”고 분석했다. 

이성민은 실제 자신의 아버지가 굉장히 무뚝뚝했었다면서 “일반적으로 그 시대 아버지들은 무뚝뚝하고 자식들에게 표현을 잘 안 하셨다. 저의 아버지도 그런 편이었다. 물론 다른 분들과 다르게 저희 아버지는 그나마 조금은 표현을 하는 편이셨다”고 털어놨다. 이에 실제 아버지의 모습을 자신이 맡은 태윤 캐릭터에 반영했다고 한다.

그러나 이성민은 딸에게 그 누구보다 자상하고 살가운 아버지라고. “나는 친구 같은 아버지이길 바란다. 지금도 딸에게 표현을 많이 하려고 한다. 딸은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는데.(웃음) 딸이 ‘아빠가 다른 아빠들과 비교해 다르다’고 얘기를 하는 걸 보니 제 의도대로 딸을 잘 대하고 있는 듯하다”고 말하며 웃었다.

그러면서 이성민은 “저뿐만 아니라 제 나이대 남성들이 무뚝뚝한 아버지를 겪은 세대이기 때문에 저는 딸에게 그렇게 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저는 재능이 없었지만 (배우라는) 꿈을 이룬 사람이 됐다. 그게 기적인 거 같다. 다시 배우의 길에 도전하라고 한다면 안 할 거 같다.(웃음) 힘들었다고 말하면 식상하고. 배우는 너무 막연한 길이라서 제가 간 길을 우리 아이는 안 했으면 한다. 저희 집사람은 무용을 했는데 아내도 ‘딸에게 무용은 절대 안 시킨다’고 하더라(웃음).”

이성민은 '꿈을 이룬 사람으로서 청년들에게 한마디 해달라’는 질문에 “제가 딸에 해준 얘기는 인생이 길기 때문에 다양한 것들을 해보라는 거였다. 빨리 꿈이 정해져서 그 길을 가는 것도 좋지만, 이것저것 해보는 삶도 괜찮은 거 같다. 해보고 싶은 일을 다 해보라고 했다.(웃음) 모든 부모의 마음은 편안하고 안정된 길을 가길 바란다. 하지만 저는 다양한 시도를 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은 인생이라고 생각한다. 제 인생이 멋지다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딸에게 여러 가지 일을 해보고 마지막에 자신에게 맞는 길을 가라는 얘기를 해줬다”고 답했다. 

이성민은 “저는 배우가 되고 싶어서 연극을 했다. 주변에서 반대도 했었는데 저는 재미있었다. 재미에 취해서 살다 보니, 너무 힘들어서 그만두어야겠다 싶었는데, 다른 걸 할 줄 모르더라. 붙잡고 있다 보니 이렇게 됐다.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재미가 있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살아보면 인생이 길기 때문에 차근차근 하다 보면 꿈이 이뤄지지 않을까 싶다. 즐기다보면 다른 걸 못 한다”는 가치관을 전했다. 

아들 준경을 응원하는 아버지의 애타는 마음을 표현한 '이성민표 아버지'를 언제라도 다시 한번 더 만나고 싶다.

“이렇게 따뜻한 영화가 개봉하게 되니 좋다. 관객들에게 따뜻하고 뭉클한 감동을 주는 작품이 되길 바란다(웃음).”

/ purplish@osen.co.kr

[사진] 롯데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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