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 하루가 다르게 늘어난다"..코스피 도로 박스피 되나, 전문가 평가는?
지난달보다 9% 가까이 늘어
최근 석달간 꾸준한 증가추세
테이퍼링·경기고점 우려 등
대외변수에 '증시 하락' 베팅
코스피 PER 연초 대비 하락
투자 매력도는 도리어 높아져
공매도는 주식을 빌려 매도 주문을 낸 뒤 주가가 떨어지면 다시 사들여 수익을 내는 매매 기법이다. 공매도 거래가 급증하는 것은 그만큼 투자자들이 증시 전망을 어둡게 본다는 것을 의미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올해 말까지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에 돌입한다고 공언한 가운데 올해 4분기 코스피가 조정을 거칠 것이라고 예상하는 투자자가 늘고 있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에서 이달 들어 지난 13일까지 일평균 공매도 거래대금은 4511억원을 기록했다. 지난달 일평균 공매도 거래대금은 4142억원이었는데, 전월 대비 8.9% 늘어난 결과다.
특히 지난 10일 코스피 공매도 거래대금은 6736억원에 달했다. 이는 공매도가 재개된 지난 5월 이후 최대 규모에 해당한다.
금융당국은 코로나19 대유행 여파로 코스피가 급락하자 지난 3월 공매도를 전면 중단했다. 이런 가운데 코스피가 'V자' 반등에 성공하자 지난 5월부터 1년2개월여 만에 코스피200과 코스닥150 종목에 한해 부분적으로 공매도를 재개했다. 일평균 공매도 거래대금은 지난 5월 일시적으로 수요가 터져나온 뒤로는 꾸준히 감소하다가 지난달부터 급등세로 접어들었다.
이처럼 공매도가 급증하는 것은 투자자들이 한국 증시 전망을 어둡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이달 들어 외국인의 일평균 공매도 거래대금은 전월 대비 4.6% 늘었다. 기관 또한 공매도가 이달 들어 30.5% 급증해 코스피 횡보를 부채질했다.
김세헌 키움증권 연구원은 "지난 8월 잭슨홀 미팅 이후 연준이 조기 긴축에 나설 것이라는 우려는 다소 완화되면서 코스피 급락 가능성은 낮아졌다"면서도 "오는 11월 연준이 테이퍼링을 구체화하기 전까지 통화정책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은 만큼 코스피가 상승하기도 어려워 박스권 흐름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공매도가 급증하면서 코스피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꾸준히 낮아지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코스피 12개월 선행 PER는 11배 수준으로 떨어졌다. 올해 초 같은 기준으로 코스피 PER는 14배 수준이었다. PER는 순이익 대비 주가 수준이 얼마나 되는지 나타내는 지표다. PER가 꾸준히 낮아졌다는 것은 한국 상장사 실적이 양호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주가가 떨어져 투자 매력이 높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PER가 상승하고 있는데도 외국인과 기관은 연준의 테이퍼링으로 언제든 조정을 거칠 수 있다고 보고 미리 공매도를 집중하고 있는 것이다.
거래소에 따르면 공매도 잔액이 전체 시가총액 대비 가장 높은 종목은 LG디스플레이로 7.67%에 달했다. 롯데관광개발, 신풍제약, HMM, 삼성중공업이 LG디스플레이 뒤를 이었다. 공매도 잔액이 높다는 것은 그만큼 투자자들이 공매도로 매도 주문을 많이 내놨다는 의미다. '숏커버링(환매수)'으로 공매도 투자자들이 아직 수익을 실현하지 않은 것인데, 여전히 주가가 고평가됐다고 보는 투자자가 많다는 의미다.
특히 최근 들어 플랫폼과 게임 업종에 공매도가 집중되고 있다. 정부와 여당이 최근 플랫폼 산업 전반에 규제를 도입하려고 하자 주가 하락을 점치는 투자자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카카오의 경우 지난 8일 공매도 과열종목으로 지정됐는데, 당시 하루 동안 1759억원이 거래되면서 이튿날 공매도가 금지됐다. 이는 개별 종목 기준으로 일간 공매도 거래대금이 지난 5월 재개한 뒤로 가장 컸던 사례였다.
이 밖에 지난달 26일 두산인프라코어, 엔씨소프트 등과 같은 대형주가 공매도 과열종목으로 지정됐다.
[김규식 기자 / 신유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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