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도 575km에서 사흘간 지구 도는 첫 장시간 우주관광 15일 시작된다

조승한 기자 2021. 9. 13.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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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이스X의 유인 우주선 '크루 드래건'이 15일 민간 우주관광에 나선다. 스페이스X 제공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우주개발기업 스페이스X가 우주에서 지구를 여러 차례 도는 우주 관광 비행에 15일 도전한다. 앞서 7월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의 블루 오리진과 리처드 브랜슨 버진그룹 최고경영자(CEO)의 버진 갤럭틱이 고도 100km 언저리까지 수 분간 도달하는 우주여행에 성공한 바 있다. 이번 우주관광은 이와 달리 고도 575km까지 올라 사흘간 지구 궤도를 도는 방식이 될 전망이다.

스페이스X는 승무원 4명을 전원 민간인으로 구성한 우주비행 임무인 ‘인스퍼레이션4’의 발사 전 리허설을 13일 마쳤다고 밝혔다. 인스퍼레이션4는 신용카드 결제처리 업체 ‘시프트4페이먼트’ 창업자인 제러드 아이잭먼이 추진하는 민간 우주비행 프로젝트다. 스페이스X의 재활용 유인우주선 ‘크루 드래건’을 이용해 고도 575km에 올라 지구를 사흘간 돈 후 귀환한다. 스페이스X의 발사체 ‘팰컨9’에 실린 크루 드래건은 미국 플로리다주 케네디우주센터 39A 발사대에서 미국 현지시간으로 15일 오후 8시 2분(한국시간 16일 오전 9시 2분) 발사한다.

앞서 7월 블루 오리진의 유인 우주선 ‘뉴 셰퍼드’와 버진 갤럭틱의 유인 우주선 ‘VSS 유니티’도 민간인을 태우고 우주관광에 성공한 바 있다. 뉴 셰퍼드는 승객이 탄 유인 캡슐을 발사체에 싣고 수직으로 날아오른 다음 고도 107km 준궤도에 올랐다 내려오는 방식이다. VSS 유니티는 모선에 매달려 고도 13.6km 상공에서 분리된 다음 고도 88.5km까지 날아오른 후 활강해 내려온다.

둘 모두 우주의 경계로 여겨지는 고도 100km에 가까운 준궤도에 오른 후 무중력을 수 분 정도의 짧은 시간 즐기다가 내려오는 방식이다. 뉴 셰퍼드는 제프 베이조스 등 4명을 태우고 7월 20일 10분 10초간 우주 관광하는 데 성공했다. 고도 107km에서 자유낙하하며 3분 정도의 짧은 무중력을 겪었다. VSS 유니티는 이륙에서 착륙까지 90분이 걸렸지만 무중력을 경험한 시간은 3~4분에 불과했다.

인스퍼레이션4에 참여하는 탑승자들이 크루 드래건 내부에 앉아 리허설을 진행하는 모습이다. 스페이스X 제공

반면 이번 인스퍼레이션4에 쓰이는 크루 드래건은 국제우주정거장(ISS)보다 약 130km 높은 고도인 575km에서 음속의 22배인 시속 2만 7359km 속도로 사흘간 지구 주위를 궤도 비행한다. 궤도를 비행하는 내내 무중력을 겪기 때문에 무중력을 겪는 시간이 훨씬 길어졌다. 고도도 5배 이상 높아졌다. 탑승자들은 1시간 30분마다 지구를 한 바퀴 돌며 지구를 관람하게 된다.

고도 575km는 소형 위성들이 지구를 돌며 영상을 촬영하기 위해 주로 활용하는 고도다. 탑승자들은 무중력을 느끼며 크루 드래건의 윗부분에 마련된 유리 돔에서 지구를 관찰하게 된다. 탑승자들은 돔에 얼굴을 내밀고 우주와 지구를 바라보게 된다. 큐폴라는 ISS에 우주인을 보내기 위해 설계된 크루 드래건의 도킹존을 개조해 만들었다. 지구를 돈 후에는 플로리다주 해안에 착수해 지구로 귀환한다.

인스퍼레이션4에는 제러드 아이잭먼을 비롯해 4명이 탑승하게 된다. 인스퍼레이션4는 미국 세인트 주드 아동연구병원의 암 연구를 후원할 목적으로 1억 달러를 모금하기 위해 시작됐다. 이 병원의 직원인 헤일리 아르세노와 1인당 10달러를 기부한 사람 중 추첨된 크리스 셈브로스키, 시프트4페이먼트 서비스 대회인 ‘시프트4숍’ 우승자인 시안 프록터가 참여한다. 아르세노는 10세 때 골암을 앓아 다리뼈 일부를 인공 뼈로 대체했다. 인공 뼈를 가진 사람이 우주에 나서는 것은 이번이 최초다.

스페이스X는 크루 드래건을 우주 관광에 처음 활용하며 본격적인 민간 우주관광의 신호탄을 열게 됐다. 스페이스X가 전문 우주비행사 없이 크루 드래건을 우주에 보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임무에 쓰이는 크루 드래건은 올해 4월 ISS에서 4명의 우주인이 지구로 귀환할 때 활용된 후 개조를 거쳐 이번에 재사용됐다.

[조승한 기자 shinjs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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