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드베데프 너 때문에.." 조코비치 대기록 도전 무산

이용건 2021. 9. 13.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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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 마지막 메이저 US오픈
52년만에 '캘린더 그랜드슬램'
결승전서 0대3 완패로 날아가
13일 열린 US오픈 남자 단식 우승자 다닐 메드베데프(오른쪽)와 준우승한 노바크 조코비치가 트로피를 들고 팬들의 환호에 답하고 있다. [AFP = 연합뉴스]
한 시즌에 테니스 4개의 그랜드슬램 대회(호주오픈·롤랑가로스·윔블던·US오픈) 우승을 노렸던 노바크 조코비치(세르비아·세계랭킹 1위)가 기록 달성에 실패했다. 체력 고갈이 눈에 띄었던 조코비치에 비해 상대였던 다닐 메드베데프(러시아·2위)의 컨디션이 너무 좋았다.

조코비치는 13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의 빌리진 킹 내셔널 테니스 센터에서 열린 US오픈 테니스 대회(총상금 673억원) 남자 단식 결승전에서 메드베데프에게 세트 스코어 0대3(4-6 4-6 4-6)으로 져 준우승에 그쳤다. 경기 시간은 2시간15분으로 세계랭킹 1·2위 간 대결치곤 짧은 시간 안에 경기가 끝났다.

조코비치의 완패였다. 11일 4강전에서 알렉산더 츠베레프(독일·4위)를 풀세트 접전 끝에 꺾고 하루 휴식 후 경기를 치른 조코비치는 체력 문제가 플레이에서 드러났다. 상대가 유도하지 않은 범실만 38개를 기록할 정도로 '무결점' 선수에 어울리지 않는 모습이었다. 특히 최대 장점으로 꼽히는 라인을 걸치는 포핸드와 백핸드 스트로크가 번번이 네트에 걸리면서 자멸했다.

반면 메드베데프는 절정의 컨디션을 보여줬다. 4강전을 손쉽게 승리(3대0)한 덕에 체력을 비축할 수 있었던 메드베데프는 강서브를 바탕으로 경기를 주도했다. 서브 에이스 16개를 기록하는 등 자신이 서브권을 가진 게임들을 내주지 않았다. 메드베데프는 올해 26세로, 빅3로 불리는 조코비치와 라파엘 나달, 로저 페더러가 15년 가까이 남자 단식 무대를 석권한 까닭에 20대 현역 선수가 메이저대회 남자 단식에서 우승한 것은 지난해 US오픈(도미니크 팀) 이후 처음이었다.

올 시즌 호주오픈과 롤랑가로스(프랑스오픈), 윔블던 대회 챔피언에 오르며 캘린더 그랜드슬램(한 시즌에 4개 메이저 석권)을 노렸던 조코비치는 이날 패배로 대기록을 놓쳤다. 캘린더 그랜드슬램은 1969년 로드 레이버(호주) 이후 한 번도 나오지 않고 있는 업적이다. 조코비치가 이날 이겼다면 빅3 중 유일한 이 기록 달성자이자, 통산 그랜드슬램 대회 21번째 우승으로 나달과 페더러(각각 20회)에 앞서 나갈 수 있었다.

조코비치는 "팬 여러분의 응원에 보답하지 못해 슬프고 실망스럽지만 대회를 준비하며 정신적·육체적으로 힘들었기 때문에 대회가 끝나 후련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날 경기장을 가득 메운 팬들은 메드베데프가 매치포인트를 앞두고 서브를 넣으려 하자 긴 시간 동안 야유를 보내며 경기 진행을 방해하기도 했다. 메드베데프는 우승 후 "오늘 우리는 조코비치가 어떤 기록에 도전했는지 알고 있다. 팬 여러분과 조코비치에게 미안하게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이용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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