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의계약 압도적" "죄수복이 수의"..군수와 군의원 설전
(시사저널=이상욱 영남본부 기자)
경남 고성군수 가족 기업 수의계약 의혹을 두고 백두현 군수와 국민의힘 소속인 배상길 고성군의회 의원이 군의회에서 설전을 주고받았다. 배 의원이 군수 가족이나 측근 소유 회사가 타 업체보다 수의계약 실적이 압도적이라고 지적하자, 백 군수는 군수를 세워두고 해야 할 질문인지 정확하게 이해하기 어렵다고 맞받았다.
지난 7일 고성군의회 임시회 군정 질문에서 배 의원은 "기성건설 주식회사 지난 3년간 78건 18여억원, 천지건설 주식회사 11건 3억1700여만원, 고려건설 주식회사 59건 14억100여만원 정도의 수의계약을 한 것으로 돼 있다"며 백 군수 친·인척과 측근 관련 기업의 수의계약 현황을 공개했다.
또 "기성건설은 백 군수가 1999년 설립한 이후 2009년부터 동생이 대표이사로 변경 운영해왔다. 조동수 현 군수 정책특보가 사내이사로, 군수의 제수 강아무개씨가 감사로 근무했다. 천지건설도 강씨가 대표이사로, 고성군의회 한 의원의 부인 안아무개씨가 감사로 근무했다. 기성건설 주식회사 등 3개 업체는 대표이사와 임원들이 군수 가족 또는 조 특보·한 군의원 등이 임원이거나 현재 임원으로 구성돼 있다"고 밝혔다.
배 의원은 이어 "고성군 1년간 전체 수의계약 공사 중에 업체당 평균이 3~4건 내외고, 1건도 계약하지 못하는 업체가 수두룩하다"며 "군수 동생이 대표로 있는 기성건설 주식회사가 타 업체보다 수의계약 실적이 압도적인 것을 어떻게 봐야 하는가"라고 특혜 의혹을 제기했다.
그러자 답변에 나선 백 군수는 5분 정도 입장을 표명하며 반박했다. 백 군수는 "이런 질문이 군수를 세워두고 해야 될 질문인지는 정확하게 이해되기 어렵다"며 "군정 질문에 수의계약, '수의'라고 이야기해서 저는 제가 아는 수의는 돌아가신 분 염하기 전에 깨끗이 입히는 옷, 그리고 또 하나는 수의는 죄수복일 것인데"라고 말했다.
백 군수는 "군민들 불안하게 만들고, 의혹 남발하고, 책임진다고 했다가 책임지지도 않는 사람들은 입지 못하는 그런 죄수복이 수의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면서 "항상 군정을 펼 때 이런 이야기를 한다. 백성들은 가난함에 분노하는 것이 아니라 공정하지 못함에 분노한다"고 주장했다. 또 "배 의원이 몸담고 있는 국민의힘 이준석 당대표가 당선된 이유는 민심이 당심을 이긴 것"이라며 "당심을 따라가면 국민들의 심판 받는다. 나는 항상 군민만 바라보고 간다"고 말했다.
이후 이들의 설전은 백 군수의 도덕성 문제로 이어졌다. 배 의원은 "군수는 공인으로서 군민의 모범이 되고 살기 좋은 세상을 위해 행동을 올바르게 하는 것이 공직자의 책임이자 사회적 책임이라는 것은 누구나 아는 자명한 사실"이라며 "그런데 우리 고성은 언제부터인가 정확히 알 수 없으나 올해 2월부터 고성 모 언론사에 필리핀 여성과 아이 사진과 함께 군수의 사생활에 대한 언론의 글이 몇 개월째 현재까지 버젓이 게재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군민 대부분이 공공연하게 알고 있는 이 내용이 사실이라면 다른 이도 아닌 군수는 군민을 대표하는 사람으로서 공직자의 윤리 도덕 문제에 따른 사회적 책임은 물론 군수로서의 책무를 계속 집행할 자격이 있는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이에 대해 백 군수는 "배 의원한테 한 말씀 드리면 마이크의 존재 이유는 말을 하는 사람을 위해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이야기 듣는 사람을 위해서 존재하는 것"이라며 "항상 이런 판단을 좀 하시고 말씀하시는 게 저는 맞다고 보고, 군수나 의원들에게 권한이나 주어지는 이유는 그에 대한 책임을 지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의혹을 제기할 수 있고 마음대로 이야기할 수는 있지만, 그에 대한 책임을 지는 것. 이것 때문에 군수나 군의원들에게 권한이 부여되는 것"이라며 "수의계약이든 무엇이든지 내가 잘못이 있다면, 법적으로 문제 제기하면 되지 않느냐. 그리고 결과에 대해서 존중하면 되고"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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