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성원전 인근, 삼중수소 누출 우려 높아.. 누설문제 즉각 차단해야"

강연주 기자 2021. 9. 13.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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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그린피스와 원자력안전과미래, 탈핵변호사모임 해바라기는 9월 13일, 그린피스 서울사무소에서 경주 월성원전 관련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왼쪽부터 김영희 변호사(탈핵변호사모임 해바라기), 이정윤 박사 (원자력안전과미래 대표), 장마리 그린피스 캠페이너. 그린피스 제공.


경북 경주시 월성 원자력 발전소 부지에서 최근 삼중수소를 비롯한 방사성 물질이 대량 검출된 가운데, 환경 전문가들이 “한국수력원자력은 당장의 방사성 물질 누출 문제부터 막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환경단체 그린피스는 13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원전·환경 전문가들과 월성원전 삼중수소 누설 사건의 문제와 향후 대책을 논의하는 자리를 가졌다. 현장에는 이정윤 원자력 안전과 미래 대표와 김영희 변호사(탈핵법률가모임 해바라기 대표), 장마리 그린피스 캠페이너가 참석했다.

앞서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지난 10일 “월성원전 지하 사용후 핵연료 저장조에서 방사성 물질이 함유된 냉각수가 누설됐다”고 밝혔다. 조사단에 따르면, 월성원전 부지 내에서 검출된 물 시료에서 최대 75만6000Bq/L의 삼중수소와 최대 0.14Bq/g의 세슘-137이 검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조사단은 원전 부지 밖으로의 유출(외부환경 유출)에 대한 판단은 보류했다. 원전 부지 내 오염만 확인됐을 뿐, 부지 외부로의 유출 여부는 아직 판단할 수 없다는 것이다.

장마리 그린피스 캠페이너는 삼중수소의 위험성을 언급하며 조사단의 발표 내용을 반박했다. 그는 “삼중수소 특성상 물과 결합할 경우 그 물은 방사선 그 자체가 된다”며 “오염된 물이 증발해 수증기로 변할 경우 호흡기를 통해서도 피폭이 발생할 수 있으며, 이렇게 오염된 물이나 식품을 사람이 섭취할 경우에도 피폭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방사성 물질이 원자력 발전소 부지에서 발견됐더라도 인근 지역이 입을 피해가 충분히 우려된다는 것이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나온 발표 내용을 종합하면 삼중수소는 인근 지역으로의 확산세가 빠를 뿐더러 유기물과 결합할 경우 장기적인 피폭 현상을 일으킬 수 있다. 또한 삼중수소가 인체에 유입될 경우 태아의 기형을 유발하거나 유전병 및 암을 발생시키는 문제도 있다. 실제로 독일에서 진행한 연구 결과, 독일 원전 5㎞ 이내에 거주하는 5세 이하 소아들은 타 지역 대비 백혈병 위험이 120% 높았으며 배아의 고형암 위험도 60%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장 캠페이너는 앞선 연구 결과를 언급하며 “지난 수십 년간 월성 원전 인근에서 수많은 주민들이 암으로 사망했으나, 현재로서는 20년 넘게 방치된 고농도 삼중수소 누설에 대해 책임을 물을 법 규정도 없다”라며 “한수원은 인근 환경 및 주민 건강에 대해 철저히 조사하는 동시에 월성 1호기 저장수조 누설 문제부터 즉각적으로 차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정윤 대표도 “월성원전 부지 내 토양에서는 삼중수소보다 위험성이 높은 세슘-137이 최대 0.37Bq/g 검출됐는데, 이는 지속적인 누설로 방사성 물질이 바닥에 농축됐다는 증거”라며 “지금도 월성원전에서 누설이 진행되는 만큼, 조사단은 오염된 지하수의 환경유출 여부를 조사하고 즉각적인 누설방지조치를 병행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영희 변호사는 “월성 1호기 사용후 핵연료 저장조에서 방사성 물질 누설 문제가 발생한 이상, 이와 비슷한 구조로 구축된 월성 2·3·4호기의 안전성도 확인할 필요가 있다”라며 월성 원전에 대한 전면적인 검사를 촉구했다.

강연주 기자 pla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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