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인터뷰]"내성적인 봉화 시골 소년→배우"..이성민의 '기적' 같은 이야기
[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봉화 시골 마을에서 배우 꿈 꿨던 나…'기적', 내 이야기 같았죠."
오갈 수 있는 길은 기찻길밖에 없지만 정작 기차역은 없는 마을에 간이역 하나 생기는 게 유일한 인생 목표인 준경(박정민)과 동네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 '기적'(이장훈 감독, 블러썸픽쳐스 제작). 극중 준경의 아버지 태윤 역을 맡은 이성민(52)이 13일 화상 인터뷰를 통해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전했다.
'남산의 부장들', '미스터 주: 사라진 VIP', '목격자', '공작' 등 장르와 캐릭터를 가르지 않고 매 작품 깊이를 더하는 명연기를 보여주는 충무로 대표 믿고 보는 배우 이성민. 그가 자신의 고향인 경북 봉화를 배경으로 하는 따뜻한 휴먼 드라마 '기적'을 통해 올 추석 극장가를 따뜻한 눈물과 웃음으로 채울 예정이다.
이날 이성민은 고향인 봉화를 배경으로 하는 영화에 더욱 애틋한 감정을 느낀다고 말했다. "처음에 대본을 받고 첫 표지에 '기적'이라고 써 있었고 준경의 나레이션으로 영화가 시작하는데, 봉화라는 지역명을 보고 '허걱' 했다. 봉화라는 단어를 보고 자세를 고쳐잡고 다시 대본을 읽어나갔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처음에 시나리오에는 나오는 사투리는 봉화 사투리가 아니었다. 그래서 이 시나리오는 그 동네 출신 사람이 쓴게 아니라는 걸 느꼈다. 나도 모르게 읽어가면서 내가 자랐던 환경하고 비교하게 되더라. 사투리는 그 뒤에 봉화 사투리로 완전히 수정이 됐다. 저의 경험을 바탕으로 영화 속 설정에 대해 감독님께 이야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그리고는 "모두들 영화를 보신 분들이 많이 말씀을 해주시길, 근래에 쎈 영화가 많았던 중에 이런 따뜻한 영화를 볼 수 있게 되서 기쁘다고 하시더라. 저 또한 따뜻하고 뭉클하고 감동을 줄 수 있는 영화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성민은 극중 태윤이라는 인물과 자신의 공통점에 대해서 말했다. "늘 연기는 어떤 캐릭터라도 힘들고 부담스럽다"라면서도 "그러나 태윤은 저와 비슷한 지점도 있고 더군다나 제 고향말을 쓰면서 연기를 해서 그런지 조금 더 친근하게 편안하게 연기를 할 수 있었다. 특히 무뚝뚝한 모습이 많이 닮았다. 나이가 들어서 지금의 제가 많이 달라지긴 했지만, 저의 무뚝뚝함은 최강이었다. 예전에 한번, 연습실에서 연습을 하고 있었는데, 제 친구가 저에게 반갑게 인사를 하는데 저는 그냥 무표정으로 바라만 보고 그랬다더라. 제 친구가 그때 저에게 저에게 숨막힌다고 했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하지만 극중 자식들에게 무뚝뚝한 아버지의 모습과는 조금 다르다고 했다. 이성민은 "아무래도 제 나이대의 분들은 자신의 아버지를 일반적으로 무뚝뚝하고 표현을 잘 안하시는 아버지로 기억하실 것 같다. 저의 아버지도 그런 편이긴 했지만 그래도 다른 아버지들과는 달리 조금은 표현은 하셨다고 생각한다"고 고백했다.
이성민은 극중 봉화의 시골 마을에서 꿈을 찾아 떠나는 준경의 모습에서 자신의 모습을 보기도 했다면서 "정준경이라는 인물에 배우 이성민을 대입해보게 되더라. 저도 경상북도 봉화에서 배우가 되겠다는 생각만 막연하게 가지고 있던 아이였다. 영화를 좋아하는 아이였지말 말도 잘 못하고 쑥스러움도 많고 굉장히 내성적이었다. 저희 어머니는 제가 말도 잘 못하고 더듬거리는 데다가 운동화도 맨날 질질 끌고 다니는 애가 무슨 배우가 되냐고 하셨었다. 심지어 준경과 달리 저는 재능도 없었다. 지금 저는 다행히도 꿈을 이룬 사람이 됐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다시 그 시절로 돌아가면, 아마 (배우를) 안했을 것 같다. 정말 너무 힘든 길인 걸 알기 때문이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그러면서 이성민은 "그래서 저는 만약 제 아이가 제가 가는 이 길을 간다고 한다면, 안 했으면 하는 마음이 클 것 같다. 아내는 무용을 했었는데 너무 힘들었어가지고 아이에게는 무용을 안시킬 거라고 하더라. 같은 마음인 것 같다. 꿈을 빨리 정해져서 그 꿈을 따라가는 것도 멋있는 것이겠지만, 저는 아이에게 그보다는 하고 싶은게 생길 때까지 하고 싶은 걸 전부 다 해보라고 한다. 그런데 아직 찾지는 못한 것 같더라"며 웃었다.
봉화가 고향임에도 봉화 사투리 연기가 아주 쉽지 만은 않았다는 이성민. 그는 "저도 제 고향말을 많이 잊어버렸다. 고향을 떠난지가 30년이 넘었으니까. 그래서 제 고향말을 찾아가는 과정을 가져야 했다. 아무래도 봉화 사투리가 생소한 사투리니까. 그런데 아마 다른 배우들이 대사 연습을 하는게 굉장히 힘들었을 거다"고 전했다.
앞서 진행된 제작보고회에서 임윤아의 사투리 연기에 대해 극찬했던 그는 "그날 윤아가 사투리 연기를 너무 잘한다고 칭찬하고 나서, 다른 친구들도 잘 했는데 너무 윤아만 칭찬한거 아닌가 후회했다. 그런데 어쩔 수 없다. 윤아가 제일 잘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리고는 "아마 다른 배우들은 봉화 동네 말을 한번도 경험하지 못해서 생소했을 텐데, 윤아씨는 할아버지가 할머니께서 그 동네 사람이라고 하더라. 그래서 그 동네 맛있는 집이 어딘지도 알고 있더라"고 덧붙이며 웃었다.
또한 이성민은 극중 부자(父子) 호흡을 맞춘 박정민에 대해 극찬했다. "감독님께서 박정민의 연기를 '흰쌀밥'이라고 하셨는데 진짜 그런 것 같다. 맑고 순수하고 꾸미지 않으면서 에너지를 유지해나가는 배우였다"라며 "박정민은 늘 같이 연기할 때 기대가 되면서도 집중하게 만드는 배우인 것 같다. 앞으로도 그렇게 연기할거라 믿는다. 최고의 배우가 될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함께 작품을 했던 모든 후배들이 입 모아 '꼰대력 없는 배우'라고 말하는 이성민. 그는 후배들과 잘 지낼 수 있는 비결에 대해 묻자 "딱히 노력하는 건 없다. 다만 선후배 관계와 나이가 많고 적음은 신경 쓰지 않고 배우 대 배우라고 생각해서 그러는 것 같다. 나이가 많고 선배라고 뭘 주장하려고 하는 편은 아니다"고 전했다. 이어 "그런데 대부분 다 그렇지 않나. 아니면 내가 만만한건가"라고 덧붙이며 웃었다.
준경의 꿈에 대해서 말하는 '기적'과 배우라는 꿈을 이룬 이성민. 그에게 '꿈을 이루기 위한 조언'에 대해 말해 달라고 하자 이성민은 한참을 쑥스러워하더니 "저는 꿈을 이룬게, 하다 보니 이렇게 된거다"며 웃었다. 그러면서 "배우가 되고 싶어서 연극을 했는데, 주변에서 반대도 많았다. 그런데도 재미있었다. 재미가 있어서 취해 살다보니 다른 걸 할 줄 모르더라. 그래서 계속 붙들고 있었는데 이렇게 됐다. 그런 면에서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자기가 하는 일에 재미가 있어야 되는 것 같다. 살아보면 인생은 길다. 차근차근 즐기다 보면 꿈이 이뤄지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꿈을 이루려면 좋은 선배나 스승, 좋은 친구를 만나야 되는 것 같다"고 전했다.
한편, 영화 '기적'은 '지금 만나러 갑니다'(2018)를 연출한 이장훈 감독의 3년만의 신작으로 박정민, 이성민, 임윤아, 이수경 등이 출연한다. 9월 15일 개봉.
이승미 기자 smlee0326@sportschosun.com, 사진 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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