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 경쟁률 459대1".. 공급난 속 '나홀로 아파트'까지 인기

김송이 기자 2021. 9. 13.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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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신규 아파트 공급난이 지속되면서 나홀로 아파트까지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청약에서 인기 평형의 경쟁률이 수백대 1에 달하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다. 나홀로 아파트들이 그동안 부동산 시장에서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하던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12일 서울 시내 아파트 모습 / 연합뉴스

13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 9일 청약을 접수한 서울 강서구 내발산동 우장산 한울에이치밸리움 아파트는 평균 61대1, 최고 459대1로 청약을 마감했다. 37가구 모집에 2288명이 몰렸고, 전용면적 54.80㎡A형은 1가구 모집에 459명이 청약을 접수했다.

이 단지는 중소 건설사 (주)에이치디한울종합건설이 시공한다. 오는 2023년 2월 입주예정으로, 지상12층 1개동 총 67가구 나홀로 아파트다. 전용 50.43㎡~54.80㎡ 소형 평형으로만 구성됐다. 분양가는 50.43㎡가 최저 7억4000만원, 54.80㎡는 최저 7억7130만원이다. 평당 4000만원대로 업계에서도 비싸다는 평가가 나왔지만, ‘완판(모두 판매)’됐다.

올해 서울에서 분양한 다른 나홀로 아파트들의 사정도 비슷하다. 관악구 신림스카이아파트의 경우 지난달 43가구 모집에 994명이 몰리면서 평균 청약 경쟁률 23대1, 최고 246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 단지는 지상 12층 규모의 작은 단지로, 빌라촌에 위치한 데다 지하철 2호선 봉천역과 도보로 20분이 넘는 비역세권이다.

지난 달 청약을 진행한 서울 동대문구 장안동 브이티스타일(VT스타일)은 47가구 모집에 1685명이 몰려 평균 36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모든 평형이 1순위 마감했다. 전용 67.44㎡ 1가구 모집엔 78명이 몰려 최고 경쟁률(78대 1)을 기록했다. 이 단지는 아파트 75가구, 오피스텔 13실, 상가 4실로 구성됐다. 공급 평형은 최소 전용 28.58㎡~최대 126.62㎡다.

방 1개짜리 초소형 아파트도 예외는 아니다. 가장 큰 평형이 전용 27.37㎡인 에비뉴 청계II 의 경우 지난 7월 81가구 모집에 1645명이 몰렸다. 전용 27.37㎡ 9가구 모집에 778명이 몰려 최고 86.44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 단지는 81가구 중 9가구를 제외한 모든 평형이 전용 16~17㎡인 소형 아파트다.

지난달 후분양을 진행한 서울 관악구 신림동 신림스카이아파트 전경 /다음 로드뷰

나홀로 아파트 청약 가점도 오르고 있다. 신림스카이아파트에서 경쟁률이 높았던 전용 56.56㎡의 청약 가점 커트라인은 64점이다. 3인 가구(15점)가 무주택 기간 15년 이상(32점)과 청약통장 가입 기간 15년 이상(17점)을 만족해야 받을 수 있는 점수다. 75가구 규모의 동대문구 브이티스타일 전용 126.62㎡ 청약 가점 커트라인은 66점으로 집계됐다.

나홀로 아파트 청약 열기가 뜨거운 것은 이례적이다. 과거에는 나홀로 아파트의 청약이 미달되는 경우가 많았다. 주변 아파트 값이 올라도 가격 상승폭이 훨씬 낮고, 대단지 아파트에 비해 주차장이나 커뮤니티 시설 등이 부족해 아파트 단지 생활의 이점을 누릴 수 없었기 때문이다.

실제 50가구 규모의 강동구 길동 길동DS이즈빌은 재작년 1월 청약 당시, 5개 평형 1순위 모집에 2개 평형에서 미달이 발생했다. 경쟁률도 한 자릿수에 불과했다. 지난 2018년 11월 청약을 진행한 송파구 마천동 건원여미지는 41가구 모집에 498명이 몰려 평균 경쟁률 12.14를 기록했다. 최고 경쟁률도 전용 51.75㎡의 16.67대1에 불과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서울의 공급 부족이 워낙 심각하기 때문에 빌라 같은 나홀로 단지에도 수요가 몰렸다고 한다. 올 들어 이날까지 서울에서 청약을 진행한 아파트 단지는 총 11개 단지다. 이 중 7개 단지가 100가구 미만의 나홀로 아파트들이다. 11개 단지들의 공급 가구 수는 총 1847가구에 불과하다.

고준석 동국대 법무대학원 겸임교수는 “서울 아파트 공급 부족상태이기 때문에 과거 외면을 받았던 나홀로 아파트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는 것”이라면서 “보통 실거주와 투자 목적을 동시에 이루기 위해 아파트 청약을 넣는데, 나홀로 아파트의 경우 기존 주택 가격이 비싼 상황에서 투자보다 새 아파트에 실거주하려는 사람들이 몰린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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