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나가던 아마존·월마트, 美 패션 시장서 하락 반전

아마존 18.4%→13.2%, 월마트 8.2%→6.5% 감소
 메이시스, 노드스트롬 등 백화점의 반격 거세

월마트와 아마존 로고

최근 수년간 미국 의류 시장에서 1위 2위를 고수해온 아마존과 월마트의 시장 점유율이 올들어 내림세로 반전했다.

아마존은 지난해 4분기 점유율 18.4%를 정점으로 올 1분기 14.4%, 2분기 13.2%로 돌아섰고, 월마트도 지난해 4분기 8.2%에서 올 1분기 7.0%, 2분기 6.5%로 2분기 연속 내림세를 기록했다고 패션 전문 어패럴뉴스가 미국 시장조사기관 파이먼츠를 인용해 보도했다.

파이먼츠는 소비자들이 온라인 쇼핑에서 벗어나, 트렌디하고 스타일리쉬한 오프라인 매장으로 발길을 돌리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주요 패션 매장들이 문을 닫고 온라인을 통해 손쉬운 패션을 소비하면서, 아마존 5%포인트, 월마트는 2%포인트 시장 점유율이 급증했지만 지난 6개월 동안 백신 공급 확대 등으로 사람들이 패셔너블하고 개성 있는 브랜드를 찾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미 백화점 체인인 노드스트롬의 지난 2분기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1% 늘었고, 신발 매장인 스케쳐스는 127%(2019년 대비 32%), 의류업체 갭그룹은 5~7월 29%(2019년 대비 5%) 늘어났다. 여기에 메이시스 등 백화점들이 의류 판매에 주력하고, 중국의 온라인 패션몰 쉬인의 등장 등도 아마존과 월마트의 시장 점유율 하락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지난 2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62.2% 증가율을 기록한 메이시스의 경우, 최근 캘빈 클라인의 북미 담당 사장 샘 아치볼드를 의류 비즈니스 총괄 매니저로 영입했다. 그는 캘빈 클라인 이전 오랜 기간 메이시스에서 경험을 쌓았다. 메이시스의 어패럴 전략가로 불린다. 메이시스는 이에 앞서 2020년 메이시스 중흥을 위한 3년 계획을 마련하고 5대 목표 중 하나로 ‘퀄리티 있는 컨템포러리 패션’을 설정했다. 여기에는 프라이빗 라벨을 적극 개발해 오는 2025년까지 매출 비중을 전체 의류 판매의 25%로 끌어올린다는 계획도 포함돼 있다. 또 인터내셔널 컨셉트, 알파니, 스타일앤코, 차터 클럽 등 4개 브랜드의 연간 매출을 각각 10억 달러 이상 달성한다는 계획도 있다. 지난 7월에는 이에 추가해 ‘앤드 나우 디스’라는 새 프라이빗 라인도 런칭했다.

여기에 자체 브랜드만 20개가 넘는 노드스트롬도 젤라(Zella)와 BP, 할로겐(Halogen) 등이 독창성을 인정받으며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노드스트롬은 자사 프라이빗 라벨 전반에 걸친 재평가에 착수했다. 백화점 트래픽이 줄고 젊은 세대들이 백화점을 외면하는 것에 대한 대책을 협의하는 과정에서 도출된 결론에 따른 것이다. 이와 함께 Z세대의 새로운 앰버서더 프로그램을 마련, 빌라봉, 랭글러 등과의 콜라보레이션 강화, 이커머스 혁신 등 전략을 마련했다.

제품 배송 시스템 개선을 위해 메이시스는 도어 대시(Door Dash)와 파트너십 계약을 체결했고, 노드스트롬은 로스앤젤레스에 있는 의류공장에서 주요 계절 상품들을 생산할 수 있는 공급 체인을 확보했다. 영국 ASOS에 대한 지분 참여로 톱숍 등 패스트 패션의 판매를 개시한 것도 노드스트롬의 경쟁력이다.

한편 콜스 백화점은 지난해 액티브웨어 판매 비중을 30%로 늘리는 것을 골자로 한 ‘액티브 캐주얼 라이프스타일 뉴 비전’을 발표한 데 이어 최근 프라이빗 애슬레저 라벨 ‘FLX’를 선보였다.

정영오 기자 young5@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