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영변 재가동에 이어 순항미사일 발사에도..정부 '신중모드'

최소망 기자 2021. 9. 13. 14:59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유엔 제재 위반 아냐..北 대화 염두 포석설에 '신중모드'
일각에서는 단순 재래식 무기 아닌 '기술적 진전' 있기에 대응 필요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 국방과학원이 11일과 12일 새로 개발한 신형 장거리순항미사일 시험발사를 성공적으로 진행했다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13일 보도했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서울=뉴스1) 최소망 기자 = 북한이 지난 주말 신형 장거리 순항미사일을 발사한 가운데 정부는 '강경한 대응'보단 '침착한 대응'을 택한 모양새다.

순항미사일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결의 위반이 아니기에 북한을 불필요하게 자극할 필요가 없고, 추후 미국과의 긴밀한 공조를 통해 한반도 정세를 안정적으로 관리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다만 일각에서는 북한의 핵기술 개발에 대한 진전이 이뤄지고 있는 점을 감안해 강경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어 향후 정부의 입장의 변화가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13일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북한 국방과학원이 지난 11~12일 새로 개발한 신형 장거리 순항미사일 시험발사를 성공적으로 진행했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 우리 군 당국은 한미가 함께 "정밀 분석 중"이라는 입장이다. 김준락 함동참모본부 공보실장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우리 군은 한미 정보당국 간 긴밀한 공조 하에 분석 중에 있다"고 밝혔다.

이종주 통일부 대변인도 정례브리핑을 통해 순항미사일 시험발사와 관련 "국방부가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통일부는 국방부 등 유관기관과 협력하면서 북한의 관련 동향을 분석하고 주시해 나가겠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청와대도 이와 관련 공식적인 입장을 자제하면서도, 국방부와 통일부 등 부처의 발표 내용으로 입장을 갈음하는 분위기다.

정부의 이러한 대응에는 기본적으로 순항미사일이 안보리 결의에 해당하지 않기 때문이다. 대북 제재 사항이 아니기에 한미 당국은 북한 순항미사일 시험발사가 사실이더라도 지금까지 대부분의 경우 그 사실을 공개하지 않았다.

또 이번 북한이 새로운 무기를 공개하면서도 직접적으로 김정은 총비서가 참관하지 않았다는 점, 특별히 대남·대미를 자극하는 메시지가 없었다는 점 등은 북한이 추후 북미 북핵 협상이나 북미·남북 대화를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런 해석이 나오는 상황에서 우리 정부가 우선적으로 나서 '찬물'을 끼얹는 정도의 강경 대응이 필요 없다는 포석도 깔린 것으로 보인다.

앞서 8월 말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북한이 지난 7월 영변 핵시설을 약 3년 만에 재가동했다는 내용을 발표했는데, 이 때도 정부는 "한미가 북한 핵미사일 활동을 지속 감시하고 있다"는 원론적인 입장만 발표했다. 이 역시도 북한과의 추후 핵협상 등의 가능성을 열어둔 대응으로 관측된 바 있다.

13일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면에 "국방과학원은 9월11일과 12일 새로 개발한 신형 장거리 순항미사일 시험발사를 성공적으로 진행했다"고 보도했다.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다만 북한은 이번에 발사한 순항미사일이 '타원 및 8자형 비행궤도'를 그리며 1500㎞를 비행해 목표물을 명중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비행 중 궤도와 경로를 바꾸면서 장시간 비행이 가능하다는 것을 의미해 만약 소형화한 전술핵탄두를 탑재하면 한국은 물론 일본도 북한 핵의 사정권이 될 수 있다.

또 이번 순항미사일 외형도 중국·러시아·이란·파키스탄 보유 순항미사일과 비슷해 상당한 기술적 진보를 이룬 것으로 평가 받고 있다.

이러한 점을 감안해 일각에서는 북한의 핵·군사기술 개발 진전이 지속적으로 이뤄지는 상황에서 공개적이고 강경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시된다. 이번 장거리 순항미사일은 단순 재래식 전력으로만 볼 수 없다는 취지에서 정부의 고심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우리 정부는 추가적인 미국의 대응 수위나 입장 발표, 북한 측에서의 추가도발 여부, 우리 정부의 향후 외교 일정 등을 보며 대응해 나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한 정부 관계자는 "한미 당국이 이번 북한이 발표한 장거리 순항미사일 시험발사와 관련 정밀 분석 중에 있다"면서도 "이른시간 내 정부의 추가적인 입장 변화나 추가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날 미국 인도태평양사령부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국제사회의 위협이 된다면서도 상황을 계속 주시하겠다고 밝혔다.

미 인도태평양사령부는 12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이웃국가들과 국제사회에 위협을 가중시키고 있다"며 "우리는 계속해서 상황을 주시하고 동맹국들과 긴밀히 협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북한이 미사일 프로그램을 개발하는데 집중하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며 "이로 인해 안보에 위협을 받고 있는 한국과 일본의 방위에 대한 우리의 약속은 여전히 확고하다"고 강조했다.

올해 들어 북한의 무력도발 시위는 네 번째이며, 장거리 순항미사일 발사는 이번이 처음이다. 북한은 조 바이든 미 대통령 취임 직후 지난 1월22일과 3월21일 단거리 순항미사일을 발사한 데 이어 같은 달 25일에는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에 해당하는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somangchoi@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