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도 잘 못했던 나, 배우 꿈 이루기까지"..이성민의 '기적' 같은 순간 [MD인터뷰](종합)

2021. 9. 13.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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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양유진 기자] 배우 이성민이 가족애를 담은 따스한 휴먼 드라마로 올 추석 극장가에 감동을 선사한다.

영화 '기적'(감독 이장훈)의 주역 이성민은 13일 오후 온라인 화상 인터뷰를 진행했다.

데뷔작 '지금 만나러 갑니다'(2018)로 잊지 못할 여운을 선사한 이장훈 감독이 3년 만에 선보이는 '기적'은 오갈 수 있는 길은 기찻길밖에 없지만 정작 기차역은 없는 산골 마을에 간이역 하나 생기는 게 유일한 인생 목표인 준경(박정민)과 동네 사람들의 이야기다. 대한민국 최초 민자역사 양원역을 모티브로 상상력을 녹여 새롭게 탄생됐다.

'공작'(2018), '목격자'(2018), '남산의 부장들'(2020)까지 탄탄한 연기 내공으로 신뢰를 쌓아온 이성민이 준경의 무뚝뚝한 아버지이자 원칙주의 기관사 태윤 역을 맡았다. 좀처럼 마음을 드러내지 않는 무뚝뚝한 인물이지만 누구보다 아들을 걱정하는 태윤을 깊은 눈빛과 현실감 넘치는 연기로 소화해낸 이성민은 모두의 아버지를 떠올리며 끝내 눈물을 쏟게 만든다. 뿐만 아니라 무뚝뚝한 표정 속에서도 매 순간의 감정 변화를 디테일하게 표현하며 공감을 자아냈다.

양원역의 실제 배경이 되는 경북 봉화 출신인 이성민은 자연스럽고 능숙한 사투리로 몰입감을 더했다. 그는 "처음 시나리오를 보고 내가 자라온 환경과 비교했던 기억이 난다"라며 "경험을 바탕으로 대본을 조금 수정했다. 고향 이야기라 반가웠다"고 전했다.

뭉클한 부자 케미를 보여준 배우 박정민을 두고는 "훌륭했다. 이 감독께서 '박정민의 연기는 흰쌀밥'이라고 말씀하셨는데 정말 그렇다. 맑고 순수하고 꾸미지 않으면서도 에너지를 유지해나간다. 늘 같이 연기할 때 기대되고 집중하게 만드는 배우였다. 앞으로도 꾸준히 할 거고 최고의 배우가 될 거다"라고 말했다.

"고향을 떠난 지 30년이 넘어서인지 사투리를 많이 잊었다"는 이성민은 "다른 배우가 대사 연습하는 것을 봤는데 낯선 말이어서 굉장히 힘들었을 거다"라며 "임윤아가 사투리를 제일 잘했다. 역시 동네 피가 있어서 그런 것 같다. 임윤아의 할아버지, 할머니께서 경북 영주에 사셨다고 한다"라고 배우 임윤아의 열연에 극찬을 쏟아냈다.

스물한 살의 딸을 둔 이성민은 "친구 같은 아버지가 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도 했다. 이어 "딸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모르겠다. 가끔 '나 같은 아버지가 어딨냐'고 농담한다. 딸도 인정한다. 아빠가 조금 다르다고 이야기하는 걸 보니 의도대로 딸을 잘 대하고 있는 것 같다. 요즘은 심각하게 끌려다니는 느낌이 든다. 많이 서운할 때가 있다. 대개 표현하고 무뚝뚝한 아버지를 겪은 세대여서 안 그러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아내는 무용을 했다. 아이가 태어나자마자 유연하고 리듬감이 좋았지만 무용은 절대 안 시킨다더라. 살아보니 인생은 기니까 다양한 도전을 해보라고 했다. 꿈을 좇는 것도 멋진 인생이지만 하고 싶은 것이 생길 때까지 여러 가지를 해보라고 했다"고 전했다.

또 "안정된 길을 가길 바라지만 우리 아이는 아직 꿈이 안 정해졌다. 다양한 시도를 해보라고 하고 있다. 내 인생이 멋진 인생이라 생각 안 한다. 딸에게는 다양한 길을 두드려보고 맞는 길을 찾아가보라고 하고 있다. 아무도 안 간 길일 수도, 누군가가 간 길일 수도 있다"고 이야기했다.

"준경과 배우 이성민을 대비해서 영화를 봤다"는 이성민은 "나도 '기적'"이라며 "경북 봉화에서 배우가 돼야겠다는 꿈을 갖고 있었다. 영화를 좋아하는 아이였지만 주변에서 보면 어떠한 재능도 갖고 있지 않았다. 말도 잘 못 하고 쑥스러움도 많았다. 심지어 어머니께선 어버버하니까 말도 제대로 못 한다고, 운동화 질질 끌고다닌다고 야단치셨다. 준경은 재능이 있지만 전 재능도 없었다. 지금은 꿈을 이룬 사람이 됐다"고 돌이켰다.

이성민에게 '기적' 같은 순간은 언제일까. 그는 "연극영화과를 가려고 혼자 원서를 쓰고 도장을 찍고 선생님께 내밀었는데 무시를 당했다. 서울에 올라와서 청량리에서 아버지를 만났는데 냉면을 먹다가 원서를 찢으셨다. 나와 너무나 어울리지 않은 선택을 한 거다"라며 "재수하라며 돈을 주셔서 강릉까지 여행을 갔다. '내가 무슨 배우야'라며 포기하고 재수를 하다가 영주 소백산 축제에 놀러갔다. 버스 종점에 도착했는데 앞에 연극 단원 모집 포스터가 붙어있었다. 전화번호를 적어가서 다음날 전화를 했다. 오늘의 나를 있게 한 순간이다"라고 회상했다.

"좋은 선생, 좋은 친구, 좋은 선배를 만나야 한다"라며 배우 꿈나무를 위한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영화는 개봉을 앞두고 예매율 1위에 등극하며 흥행을 예고했다. 이성민은 "개봉 후에도 오래도록 1위를 했으면 한다. 따뜻하고 뭉클하고 감동을 줄 수 있는 영화가 되길 바란다"고 소망했다.

이성민을 비롯해 박정민, 임윤아, 이수경 등이 출연하는 영화 '기적'은 오는 15일 개봉 예정이다.

[사진 =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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