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미사일 도발.. 전문가 한·미동맹 상대로 '강대강' 의지 표명

이종윤 2021. 9. 13.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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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적 전략무기 고도화, 전략적으론 '회대지대' 틈새 노려
북한이 시험발사한 신형 장거리 순항미사일. 2021.09.13. (노동신문 캡처)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군 당국은 13일 오전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이 지난 주말 신형 장거리 순항미사일 시험발사에 성공했다"고 밝히고 이와 관련 '북측의 사전통보'는 없었으며 한·미 정보당국 간 공조 하에 "정밀 분석 중"이라고 밝혔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방과학원은 9월 11일과 12일 새로 개발한 신형 장거리 순항미사일 시험발사를 성공적으로 진행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반길주 인하대학교 국제관계연구소 전임연구원은 "군사적 측면에서 이번의 미사일 도발은 한·미를 상대로 ‘강대강’의 원칙을 고수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라며 "순항미사일은 저속이지만 저고도 회피 기동으로 탐지가 어려워 북한의 주장대로 이번 북한 순항미사일이 1500km를 비행했다면 군사적으로 전략무기의 다변화 고도화를 노린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날 조선중앙통신도 이번 순항미사일을 “전략무기”로 소개했다. 북한은 이미 ICBM(사거리 5000Km 이상의 대륙간탄도탄미사일)을 포함한 전 사거리대의 탄도미사일을 전력화한 상태다. 최근에는 SLBM까지 고도화하고 있다. 그런데 탄도미사일은 고고도이기에 피탐이 용이하다. SLBM은 발사 전까지는 은밀성을 장점으로 활용할 순 있지만 발사 후 비행단계에서 피탐확률은 지상기반 탄도미사일과 같다. 이러한 군사적 약점을 보완하는 무기가 순항미사일이라는 것이다.

반 연구원은 이어 "전략적 의미로는 회색지대 개념의 적용이다. 순항미사일은 유엔 안보리 위반은 아니다. 한·미 연합훈련 실시에 대해 경고까지 한 이상 북한은 자신의 협상력을 높일 수 있는 틈새에서 순항미사일은 회색지대 무기로서의 가치가 있었을 것"이라고 해석했다.

미국과 국제사회의 강력한 반발을 피하면서 북한의 국제정치적 입지를 유지하고 상대방의 정책적 판단을 위축시키려 한다는 측면에서 회색지대 개념을 적용한 것으로 보았다.

반 연구원은 또 "군사적 의미로는 순항미사일은 지대함 미사일로 사용하기에 유용하므로 북한입장에서는 미 항모 등 외부세력이 북한 해역으로 접근하는 것을 차단하는 무기로의 효과도 노렸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회색전술은 모호성으로 인해 상대 진영의 분열과 갈등을 조장해 분명한 대응을 회피하는 전술로 '회색지대'는 군사 정치적 측면에서 이러한 영역을 말한다.

미군의 '토마호크' 순항미사일 초기형. 에어인테이크(흡기구)가 외부로 돌출돼 있다. (JSF 트위터 캡처)사진=뉴스1
북한 중장거리 순항미사일은 "북한판 토마호크"를 말한다.

지난 1월 9일 북한 노동당대회 사업총화 보고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상용 탄두 위력이 세계를 압도하는 신형 전술로케트(미사일)와 중장거리 순항미사일을 비롯한 첨단 핵전술 무기들도 연이어 개발해 믿음직한 군사기술적 강세를 틀어쥐었다"고 발언했다.

1월 14일엔 '북한 노동당 제8차 당대회의 열병식'에서 북극성-5A라는 신형 SLBM(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을 최초로 공개했다. 이날 김 총비서는 미사일과 관련해 거둔 성과 중 하나로 중.장거리 순항 미사일 개발을 언급했고, 향후 과제로 수중과 지상에서 발사되는 고체 연료 대륙간 탄도 미사일 개발, 극초음속 비행 탄두 개발, 다탄두 탑재 기술개발 등을 제시했다.

이어 1월 22일 북한이 순항미사일을 시험발사했다. 한국시간 1월 21일 오전 2시 바이든 정부 취임 4시간여가 지난 시점이었다.

3월 21일 오전 6시36분 평안남도 남포시 온천군 일대에서 서해로 단거리 순항미사일 2발 발사한 바 있다.

한편, 이번 시험발사는 최근 노동당 중앙위 정치국 상무위원으로 승진한 박정천 노동당 중앙위 비서가 주관했다. 당 중앙위 부부장인 김정식, 전일호가 참관했다.

박정천은 "오늘의 이 성과는 우리 당의 국방과학기술중시정책이 안아온 빛나는 결과이며 당 제8차 대회 결정 관철을 위해 떨쳐나선 국방부문에서 이룩한 획기적인 성과"라며 "우리나라의 국방과학기술과 군수공업의 무진장한 능력에 대한 또 하나의 일대 과시"라고 말했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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