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나이는 누구로부터 많이 감염되고 있을까..코로나 연령별 감염률 행렬 첫 공개

이정아 기자 2021. 9. 13.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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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수리모델링으로 분석한 코로나19 유행예측 보고서

정은옥 건국대 수학과 교수팀 전파감염률 연령별 정리한 행렬 공개

거리두기 유지, 18~49세 접종률 65% 이상이면 연말 확진자 100명 이하

코로나19 유행예측. 정은옥 교수팀은 연령군 간 감염전파율을 추정해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행렬을 만들었다. 연구팀은 연령군마다 자주 접촉하는 연령군이 다르다는 사실을 기반으로, 접촉 패턴을 확률적인 방법으로 추정하는 MLE 방식을 개별 확진자 데이터에 적용했다. 이를테면 비슷한 연령군끼리나, 부모자녀 연령군끼리 자주 만나는 패턴을 적용한 셈이다. 국가수리과학연구소 제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 4차 유행이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는데다 전국적으로 대규모 이동이 예상되는 추석 연휴를 앞두고 있다. 정부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내달 3일까지 현행처럼 수도권 4단계, 비수도권 3단계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국내 수학자들은 이 정도 거리두기 단계를 유지하고 18~49세 연령층의 백신 접종률이 높아지면 연말에는 하루 신규 확진자 수가 100명 아래로 줄어들 것으로 추정했다. 또한 백신 접종률이 늘어나더라도 현행 거리두기 단계를 완화할 경우 감염재생산지수(R값)가 다소 늘어나 하루 신규 확진자 수가 계속 네 자릿수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감염재생산지수는 환자 한 명이 몇 명을 감염시키는지 보여주는 값이다.

 

국가수리과학연구소와 대한수학회가 운영하는 코로나19 수리모델링 태스크포스(TF)는 지난 10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수리모델링으로 분석한 코로나19 유행예측’ 보고서를 발표했다. 지난해 코로나19 사태 이후 매주 발행되는 이 보고서는 정은옥 건국대 수학과 교수팀과 이효정 국가수리과학연구소 부산의료수학센터장팀, 권오규·손우식·최선화 수리연 연구원이 참여한 연구팀, 정일효 부산대 수학과 교수팀, 심은하 숭실대 수학과 연구팀, 이창형 울산과학기술원(UNIST) 수리과학과 교수팀, 황형주 포스텍 수학과 교수팀 등 국내 수리모델링 전문가 9개팀이 참여하고 있다.

 

정은옥 교수팀은 연령군 간 감염전파율을 추정해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행렬을 만들었다. 연구팀은 연령군마다 자주 접촉하는 연령군이 다르다는 사실을 기반으로, 접촉 패턴을 확률적인 방법으로 추정하는 MLE 방식을 개별 확진자 데이터에 적용했다. 이를테면 비슷한 연령군끼리나, 부모자녀 연령군끼리 자주 만나는 패턴을 적용한 셈이다. 

 

그 결과 감염전파율이 가장 높은 접촉패턴은 80대 이상끼리인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감염전파율이 0.8 이상이었다. 80대 이상은 다른 연령군에 비해 중증률과 사망률이 둘다 약 20%에 육박할 만큼 코로나19 감염에 취약해 주의가 요구된다. 중증률과 사망률은 70대(70~79세)에서는 11.93%, 6.25% 정도이며 나이가 젊을수록 낮아진다. 49세 이하는 중증률과 사망률이 둘다 1% 아래다. 

 

80세 이상뿐만 아니라 어느 연령대이든 비슷한 연령끼리 감염전파율이 0.3~0.6으로 비교적 높게 나타났다. 18~29세끼리도 감염전파율이 높게 나타났다. 이는 또래 집단간 모임을 통해 코로나19가 전파되고 있음을 반영한 것이다. 부모자식 간으로 추정되는 30대(30~39세)와 17세 이하, 부모 또는 직장 선후배간으로 추정되는 40대(40~49세)와 18~29세 간에도 전파가 많이 일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17세 이하와 40세 이상,18~29세와 50세 이상, 40대와 80세 이상에서는 감염전파율이 0.1 정도로 매우 낮게 나타났다. 

 

정 교수팀은 백신 접종에 따라 코로나19 확산을 주도하는 연령층도 달라진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동일한 감염전파 행렬을 사용했음에도 지난해 12월 3차 유행 기간에는 50~59세, 60~69세, 40~49세 순으로 확진자가 많았는데, 지난 7월부터 현재까지 4차 유행 기간에는 18~29세, 0~17세, 30~39세 순으로 확연히 달라졌다. 18세~29세가 사회적인 활동량은 많지만 다른 연령층에 비해 백신 접종이 늦어졌고, 17세 미만은 아직까지 백신을 접종하지 않아 코로나19 전파가 많이 일어났다고 추정된다. 

 

연구팀은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달라지고 18~49세 백신 접종률이 늘어남에 따라 코로나19 유행이 어떻게 달라질지에 대해서도 연구했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현행대로 할 경우 감염재생산지수는 약 0.97로 볼 수 있다. 18~49세 접종률이 65%인 경우 하루 평균 확진자 수는 2주 후 1599명, 4주 후 1251명, 12월 31일 95명으로 줄어들 것으로 추정됐다. 만약 18~49세 백신 접종률이 늘어나면 그만큼 확진자 수도 줄어들어 백신 접종률이 95%일 경우 12월 31일에는 22명으로 추정됐다.

 

반면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지난 3~6월과 비슷한 2단계 수준으로 완화할 경우 감염재생산지수를 약 1.23으로 볼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는 백신 접종률이 늘어나도 현행 거리두기 단계를 유지할 때만큼 드라마틱한 변화는 기대하기 어렵다. 백신 접종률이 95%일 경우 12월 31일 즈음 하루 신규 확진자 수는 386명으로 추정됐다. 

 

정 교수는 "현재 유행하고 있는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전파력이 센 델타 변이가 거의 대부분이기 때문에 앞으로 신규 감염을 줄일 수 있는 것은 백신 효과"라며 "온 국민이 다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른 연구팀들도 수리모델링을 통해 밀접접촉이 얼마나 이뤄지느냐에 따라 확진자 수가 크게는 2배 이상 차이가 난다며 사회적 거리두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효정 교수팀은 9월 10일 현재까지 신규 확진자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R값이 전국 1.03, 수도권 1.05, 비수도권 0.99 등으로 코로나19가 여전히 증가 추세이며 감염 확산 위험이 크다고 분석했다. 10월 8일께 하루 신규 확진자 수는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변화에 따라 확산이 현 상황을 유지할 경우 1050명, 확산이 심해질 경우 2016명, 확산이 완화할 경우 514명으로 추정했다.

 

이창형 교수팀은 최근 2주간 전국 감염재생산지수를 약 0.997로 추정하며, 현행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유지하고 백신 접종률을 반영하면 향후 2주간 확진자 수가 줄어들 것이라고 기대했다. R값이 0.9로 낮아지면 2주 후인 9월 24일 확진자 수는 약 1500명, R값이 0.8까지 낮아지면 1300명으로 예상했다. 반면 감염재생산지수가 1.1로 커지면 2주 후 확진자 수는 약 1971명, 1.2까지 커지면 2214명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이정아 기자 zzung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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