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뱅·크래프톤 '공매도 폭탄' 맞나? ..코스피200 편입 후 대기 물량 급증
카뱅 대차잔고, 5일 전보다 9배 늘어
올해 코스피200 편입 종목도 첫날 공매도 집중
"1~2주 이후 안정될 것"
올해 기업공개(IPO) 시장의 ‘대어(大魚)’로 주목 받은 카카오뱅크(323410)와 크래프톤(259960)이 지난 10일 나란히 코스피200 지수에 편입됨에 따라, 이들 종목에 대한 공매도가 가능해졌다. 금융위원회는 5월 3일부터 코스피200과 코스닥150지수의 편입 종목들을 공매도할 수 있도록 허용한 상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와 크래프톤은 코스피200에 편입되자마자 공매도 물량이 쏟아지며 주가가 큰폭으로 하락했다. 대차잔고도 많이 쌓이며 공매도 물량이 추가로 출회될 가능성이 커진 상태다.
그러나 앞서 코스피200에 편입된 종목들을 살펴보면, 공매도가 편입 첫날 집중된 후 급감하는 현상이 공통적으로 나타났다. 증시 전문가들은 이처럼 공매도가 지수 편입 후 1~2주 동안 집중됐다 점차 줄어드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공매도 물량이 현 수준을 계속 유지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0일 카카오뱅크의 공매도 금액은 1624억원으로 일 거래대금의 35%를 차지했다. 크래프톤의 공매도액은 1077억원으로, 거래대금의 29%를 차지했다. 이날 카카오뱅크와 크래프톤은 유가증권시장 공매도 비중 상위 1, 3위에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현재 카카오뱅크와 크래프톤 모두 대차잔고가 많이 쌓여있는 만큼, 공매도 매물의 추가 출회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10일 카카오뱅크의 대차잔고는 4782억원이었다. 하루 전(3122억원)과 비교해 53% 늘었으며, 5거래일 전(551억원)과 비교해 9배 가까이 증가했다. 크래프톤 역시 같은 기간 대차잔고가 535억원에서 2576억원으로 늘어났다. 대차잔고가 모두 공매도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나, 이처럼 코스피200에 편입된 이후 대차잔고가 급증했다는 것은 공매도의 대기 물량이 많이 쌓였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앞서 지난 5월 코스피200 종목들의 공매도가 가능해진 후 6월 정기 변경을 통해 코스피200에 편입된 종목들을 살펴보면, 카카오뱅크·크래프톤과 마찬가지로 지수 편입 첫날 공매도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6월 정기 변경으로 코스피200에 편입된 종목은 대한전선(001440), 동원산업(006040), 효성티앤씨(298020), 효성첨단소재(298050), SK바이오사이언스(302440), SKIET 등 6개다.
특히 동원산업과 효성티앤씨는 첫날 공매도액이 당일 거래액의 각각 25%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이날 SK바이오사이언스는 전체 거래액의 22.6%가 공매도에서 나왔다. 효성첨단소재도 첫날 공매도액의 비중이 13%를 넘었다. SKIET와 대한전선의 공매도액 비중은 각각 6.2%, 5.2%였다.
이들 종목의 대차잔고 역시 코스피200에 편입된 직후 급증했으며, 이후 한 달 동안 대부분 증가세를 이어갔다. 대한전선의 코스피200 편입일 대차잔고는 655억원으로, 편입 한 달 전과 비교해 26배 많았다. 지수 편입 한 달 뒤에는 대차잔고가 963억원으로 늘었다.
효성첨단소재 역시 편입일 대차잔고가 486억원으로, 한 달 전과 비교해 2배 이상 늘었다. 편입 한 달 뒤에는 800억원이 넘었다. SKIET도 마찬가지였다. 편입일 대차잔고가 366억원으로 한 달 전 대차잔고(4억6000만원)의 80배에 달했다. 편입 1개월 뒤에는 773억원으로 증가했다.
이처럼 이들 종목 모두 코스피200 편입 이후 대차잔고가 크게 늘며 공매도 물량의 대량 출회에 대한 우려가 컸으나, 실제 공매도액은 편입 첫날 정점을 찍은 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SK바이오사이언스의 경우 코스피200 편입 첫날 공매도액은 131억원에 달했지만, 이튿날 바로 9억8500만원으로 급감했다. 대한전선의 공매도액은 지수 편입 첫날 176억원을 기록했지만 바로 다음날 7분의1 수준인 24억원으로 줄었다. 동원산업의 공매도액은 코스피200 편입 첫날 14억원에서 이튿날 5200만원 수준으로 줄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쌓여 있던 공매도 수요는 대체로 공매도가 가능해진 첫날 집중되며, 투자자들의 매매 포지션은 보통 일주일 안에 결정된다”며 “1~2주 후에는 (공매도가) 안정화 단계에 접어드는 만큼, 코스피200에 편입된 후 2주는 지나야 정상적인 공매도 수량을 파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황 연구위원은 대차잔고가 많이 쌓이는 것을 꼭 공매도의 신호로 해석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그는 “지난해 3월 공매도가 전면 금지된 후에도 대차잔고는 눈에 띄게 줄지 않았다”며 “일시적으로 현금을 확보하기 위해 주식을 담보 잡는 수요도 대차에 많이 포함되는 만큼, 대차잔고가 증가한다고 해서 꼭 공매도가 그만큼 늘어난다는 법은 없다”고 말했다.
다만 크래프톤과 카카오뱅크의 경우 동종 업체들에 비해 밸류에이션(기업 가치 대비 주가 수준)이 매우 높아 매물이 출회되기 좋은 환경이라는 점은 유의해야 한다. 김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카카오뱅크와 크래프톤은 이제 IPO에 대한 기대감, 코스피200 지수 편입이라는 호재가 모두 소멸됐으며, 동종 업체들과 비교할 때 밸류에이션이 높은 상황”이라며 “롱숏(매수와 매도를 병행하는 전략) 형태의 공매도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카카오뱅크의 주가 고평가가 뚜렷하다. 키움증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의 주가가 8만7000원을 넘었던 지난 17일 기준으로 올해 순이익 기준 주가수익비율(PER)이 160배에 달했다. 내년 실적을 기준으로 계산한 PER은 98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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