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지성 투어일기] 여기는 데이비스컵 승리를 위한 뉴포트

김홍주 2021. 9. 13.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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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미국이다.

데이비스컵을 위해 미국 뉴포트에 왔는데 상대는 뉴질랜드다.

이게 어떻게 된 일이냐면 원래 데이비스컵은 파이널 말고는 모두 홈&어웨이로 진행된다.

지금 뉴질랜드는 코로나 종식 선언까지 했을 정도로 철저하게 방역 관리를 하고 있어서 결국 제3국인 미국에서 경기가 치르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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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팀 선수들과 함께. 앞줄의 오른쪽이 권순우 선수

지금은 미국이다. 데이비스컵을 위해 미국 뉴포트에 왔는데 상대는 뉴질랜드다. 이게 어떻게 된 일이냐면 원래 데이비스컵은 파이널 말고는 모두 홈&어웨이로 진행된다. 이번에 뉴질랜드와의 경기는 원정을 가야 했지만 코로나19로 스케줄이 변경되었다. 지금 뉴질랜드는 코로나 종식 선언까지 했을 정도로 철저하게 방역 관리를 하고 있어서 결국 제3국인 미국에서 경기가 치르게 된 것이다.

이곳 분위기는 생각보다 자유롭다. 야외에서는 거의 마스크를 쓰지 않고 실내에서만 써야 할 정도로 코로나에 큰 신경을 쓰지 않고 있다. 몇 명이 나오는지, 심각한지는 잘 모르겠지만 자유로운 분위기가 부러우면서 우리 팀은 ‘혹시 모를 사태에 긴장을 늦추지 말자’며 마스크 착용과 방역에 힘쓰고 있다. 

생애 처음으로 멋진 천연잔디 코트에서 공을 쳐봤다. 테니스 선수로서의 꿈이 그랜드슬램을 뛰어보는 것과 잔디코트를 밟아보는 것이었는데 일단 첫 번째 꿈은 이뤘다! 감격스럽다. 잔디를 밟아보다니… 솔직히 걱정을 많이 했다. 

미끄러져서 다치는 선수들도 많이 보고, 적응하기도 어렵다고 들어서 기대반 걱정반으로 왔는데 생각보다 재미있다. 한국에는 천연 잔디코트가 없어서 경험해 볼 수가 없었는데 생각보다 공도 빠르지 않고 너무 푹신해서 느낌이 참 좋다. 다만, 슬라이스를 치면 가끔 물수제비처럼 공이 날아와서 당황스럽기도 하다. 이제 5일 남았는데 마지막까지 잘 적응하고 준비해서 최대한 좋은 컨디션을 만들어 보고자 한다.

정신없이 치렀던 첫 데이비스컵
뭐든지 처음은 어렵고 긴장된다. 특히 태극마크를 달고 뛰면 더 긴장되고 숨이 쉬어지지 않는다. 나의 첫 국가대표 데뷔전은 17살 때 주니어 데이비스컵이었다. 잘하는 선수들이 많았지만 내가 운좋게 뽑혀 멕시코로 갔다. 첫 경기는 볼리비아전. 진짜 살면서 그렇게 긴장되고 숨이 벅찬 적은 없었던 것 같다. 아직도 경기내용이 전혀 기억나지 않는다. 그 정도로 제정신이 아닌 상태에서 플레이를 했다. 그래도 그때 좋은 모습을 보여 성인 대표팀에도 19살에 들어갔다. 

성인 대표팀에서 데이비스컵 데뷔전은 인도와의 경기에서 복식이었다. 파트너는 임용규(당진시청)형 이었고 상대는 텔레비전과 잡지에서만 보던 전설 레안더 파에스였다.
주니어 때 보다 긴장은 덜 되었지만 파에스 선수의 기에 눌려 내 플레이를 100% 보여주지 못했던 기억이 난다. 아직 많이 뛰어본 건 아니지만 그때 생각하면 지금은 정말 여유가 생겼다. 한편으로는 아직 이렇게 대표팀의 한 자리를 맡아서 잘하고 있고 내 역할이 있다는 게 자랑스럽다.

주장 (송)민규 형 다음으로 고참이라 동생들을 다독이며 중간 역할을 해야 하는 자리인 만큼 팀원들의 사기와 팀 분위기를 올려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 어떻게 해서든 이기고 나오려고 할 것이다.

9월 17~18일에 뉴질랜드와의 경기가 있는데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응원을 해주시면 선수들이 더 힘을 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많은 응원 부탁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21년 9월 13일 뉴포트에서 남지성)




글= 김홍주 기자(tennis@tenni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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