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순항미사일 개발 수준은?..유사시 美 항모전단 등 타격 목표

장용석 기자 2021. 9. 13. 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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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성' 시리즈 이어 중장거리 순항미사일 개발 마친 듯
"작년 10월 열병식 때 선보인 것과 같은 기종일 가능성"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 국방과학원이 지난 11일과 12일 새로 개발한 신형 장거리순항미사일 시험발사를 성공적으로 진행했다 밝혔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서울=뉴스1) 장용석 기자 = 북한이 지난 주말 사거리가 무려 1500㎞에 이르는 신형 장거리 순항미사일 시험발사에 성공했다고 밝힘에 따라 그들의 순항미사일 개발 수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유사시 한반도 주변 해상에 전개될 미군 항공모함 전단 등을 타격하기 위한 수단으로서 이 같은 중장거리 순항미사일을 개발 중인 것으로 보고 있다.

13일 북한 조선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에 따르면 북한 국방과학원은 지난 11~12일 "새로 개발한 신형 장거리 순항미사일 시험발사를 성공적으로 진행했다"고 밝혔다.

북한은 올 들어 조 바이든 미 대통령 취임 직후인 1월22일, 그리고 3월21일 등 최소 2차례에 걸쳐 서해 방향으로 순항미사일 시험발사를 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그러나 북한이 순항미사일 시험발사 사실을 직접 공개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유엔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결의는 '북한의 탄도미사일 및 그 기술을 이용한 모든 비행체 발사'를 금지하고 있으나, 순항미사일은 그 대상이 아니다. 이 때문에 한미 양국은 북한의 순항미사일 시험발사 사실이 파악하더라도 대부분의 경우 공개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이 작년 10월10일 조선노동당 창건 제75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공개한 신형 탄도미사일 추정 무기 발사대. 북한이 이달 11~12일 시험발사에 성공했다는 '신형 중장거리 순항미사일처럼' 발사관이 5개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북한은 지난 3월25일엔 안보리 결의 위반에 해당하는 단거리 탄도미사일(신형 전술유도탄) 2발을 동해상을 향해 시험 발사했다.

로켓엔진을 동력으로 삼는 탄도미사일과 달리, 순항미사일은 제트비행기처럼 공기 중 산소를 이용해 연료를 태우는 제트엔진을 사용하기 때문에 대기권 안에서만 비행할 수 있다. 따라서 순항미사일은 일반적으로 탄도미사일에 비해 속도가 음속보다 느리고 크기도 작아 파괴력 또한 약한 편이다.

그러나 최근 각국이 개발하고 있는 순항미사일엔 이 같은 '단점'을 보완하기 위한 다양한 기능들이 탑재되고 있는 상황. 이를 테면 미군의 '토마호크'처럼 컴퓨터를 이용해 미리 입력해둔 지형정보나 각종 유도장치를 이용해 저공으로 목표물까지 닿을 수 있는 '정밀타격'용 무기로 순항미사일이 개발되고 있는 것이다.

러시아에선 제트엔진에 소형원자로 기술을 적용해 음속 이상의 속도를 낼 수 있는 초음속 순항미사일도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게다가 초저공으로 비행하는 순항미사일은 육상이나 해상의 기존 레이더로는 포착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어 소형화된 핵탄두를 탑재할 경우 '전술핵무기'로서의 역할도 해낼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북한군의 '금성1호'(KN-01) 순항미사일 (미 CSIS 미사일 방어 프로젝트) © 뉴스1

미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가 운영하는 '미사일 방어 프로젝트'에 따르면 북한의 순항미사일 가운데 현재까지 그 제원이 일정 부분 파악된 것은 '금성1호'(KN-01)과 '금성3호'(KN-19) 등 2가지가 있다.

'금성1호'는 길이 7.36m, 직경 76㎝, 발사중량 3톤의 지대함 및 공대함 순항미사일로서 옛 소련제 P-15 '테르미트'(나토명 SS-N-2 '스틱스') 또는 중국이 이를 기반으로 만든 '하이잉'(HY) 미사일(CSS-C-2 '실크웜')의 개량형으로 추정된다.

전문가들은 이 미사일의 사거리가 110~300㎞ 정도이며, 최대 500㎏의 고폭탄두 1개를 탑재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북한은 지난 1980년대엔 이 미사일 초기 모델을 이란에 수출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북한은 1997년 5월엔 이 미사일의 유효 사거리를 기존 85㎞에서 160㎞로 늘린 'AG-1'('하이잉-2' 개량형) 시험발사에 성공했고, 2011년엔 최소 2차례에 걸쳐 일류신(IL)-28 폭격기를 이용한 '금성1호' 기반 공대지미사일 시험발사를 했다.

북한이 가장 최근에 '금성1호' 시험발사를 한 건 2015년 6월이다. 당시 북한은 이 미사일 3발을 연이어 쐈고, 비행거리는 100㎞, 비행시간은 약 26분으로 탐지됐다.

북한군의 '금성 3호'(KN-19) 순항미사일 발사기 (미 CSIS 미사일 방어 프로젝트) © 뉴스1

'금성3호'는 2014년 6월 북한의 선전영상을 통해 처음 공개된 대함 순항미사일로서 전문가들은 러시아제 Kh-35 미사일을 기반으로 만든 것으로 보고 있다. Kh-35는 길이 4.4m, 직경 42㎝, 발사중량 480㎏이며, 145㎏ 상당의 고폭탄두 1개를 실을 수 있다. 사거리는 130~250㎞ 정도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금성3호'의 첫 시험발사는 2015년 2월 해상에서 이뤄졌고 당시 비행거리는 200㎞에 이르렀다.

북한은 이후 2017년 4월15일 제105주년 태양절(김일성 주석 생일) 열병식에서 '금성3호' 발사관 4기가 실린 차량을 선보였고, 같은 해 6월 강원도 원산 일대에서 동해 방향으로 첫 지상 시험발사를 실시했다. 이 당시 '금성3호' 미사일은 고도는 최고 2㎞를 기록했고, 약 200㎞를 날아간 것으로 탐지됐다.

북한은 작년 4월에도 강원도 문천 일대에서 실시한 대규모 화력타격훈련의 일환으로 '금성3호'를 쐈다. 이때 비행거리는 150㎞ 정도였다.

그러나 북한 국방과학원은 이번에 시험발사한 미사일들이 7580초(2시간6분20초) 간 1500㎞를 날았다고 밝혔다. 북한 측 주장대로라면 과거에 비해 비행시간과 거리 모두 대폭 늘어난 것이다.

북한이 지난 2017년 6월7일 실시한 순항미사일 '금성3호' 시험발사 당시 표적함이 파괴되는 모습 (암스컨트롤웡크) © 뉴스1

국방과학원은 또 이번 신형 장거리 순항미사일 발사와 관련해 "타원·8자형 비행궤도"를 언급, 비행 중 고도나 경로를 변경할 수 있는 '웨이포인트'(way point·중간지점) 설정 기능도 탑재돼 있음을 시사했다. '금성3호'도 '웨이포인트' 기능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북한이 '금성3호' 이후에도 순항미사일 개발을 계속해온 정황은 그동안에도 수 차례 관측돼왔다.

미 미들베리 국제학연구소 제임스 마틴 동아시아 비확산센터의 데이브 슈멀러 선임연구원에 따르면 작년 9월 이후 북한 동해안의 해군기지 여러 곳을 촬영한 상업용 인공위성사진에서 순항미사일 표적함으로 추정되는 선박들이 목격됐다.

북한은 또 올 1월 김정은 총비서 주재로 열린 제8차 조선노동당 대회 사업총화 보고에서 "중장거리 순항미사일을 개발했다"고 밝혔고, 이후 진행된 당 대회 기념 열병식에서 이 해당 미사일로 추정되는 신형 미사일을 공개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북한이 올 1월 열병식 때 공개한 것과 이번에 시험한 순항미사일은 다른 기종으로 보고 있다. 일각에선 북한이 작년 10월 조선노동당 창건 제75주년 기념 열병식 때 선보인 발사관 5개짜리 순항미사일을 이번에 시험한 것일 수 있단 관측을 내놓고 있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군이 올 1월14일 제8차 조선노동당 대회 기념 열병식에서 선보인 신형 중장거리 순항미사일 추정 무기.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ys417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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