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고로 탈영했던 한 상근은.." 실제 D.P 출신이 말하는 군탈체포 현장

이은지 2021. 9. 13.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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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라디오(FM 94.5) [YTN 뉴스FM 슬기로운 라디오생활]

□ 방송일시 : 2021년 9월 13일 (월요일)

□ 진행 : 최형진 아나운서

□ 출연 : 개그맨 윤형빈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최형진 아나운서(이하 최형진): 육군헌병대의 D.P, 근무이탈체포병, 탈영병 체포조 등으로 불리는데요. 최근 이 D.P의 활동과 함께 군대 내 가혹 행위와 부조리를 담은드라마 <D.P.>가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대권 주자들도 해당 드라마에 대해 정책과 공약으로 시청을 인증하고 있는데요. 이후 해당 보직 폐지 소식을 두고 드라마의 영향이 아니냐는 의견도 있지만, 국회를 통과한 군사법원법 개정안이 작성된 2018년 당시부터 결정된 사안이라고 합니다. 드라마가 흥행하면서, 사회적 관심을 받고 있는 D.P... 사실적이라는 평가가 주를 이루는데, 실제 현장은 어떤지 들어보겠습니다. 함께 얘기 나눌 D.P출신 개그맨 윤형빈 씨 나와 계십니다. 안녕하세요? 

◆ 개그맨 윤형빈(이하 윤형빈): 네, 안녕하세요. 

◇ 최형진: 제가 헌병 912기거든요. 윤형빈 씨가 몇 기죠?

◆ 윤형빈: 제가 736기입니다. 

◇ 최형진: 제가 가물가물한데 군대에서 만날 수 있는 기수가 아니죠?

◆ 윤형빈: 아닌 것 같아요. 한참 후임이시네요. 한 번 헌병은 영원한 헌병입니다. (웃음)

◇ 최형진: 네, 그렇습니다. 지금 D.P가 이렇게 흥행하면서 여러 방송에서 부르실 텐데 다 거절하고 여기 나오신 이유가 있다면서요?

◆ 윤형빈: 사실 저한테 인터뷰 요청이 들어오면 조금 민감한 사안에 대한 말씀도 많이 하시고 한데, 제가 말을 조금이라도 제대로 전달을 못 드리면 곤란할 수도 있겠다, 그리고 그 상황에 있는 분들한테 피해를 드릴 수도 있겠다 싶어서 조심했는데요. 최형진 아나운서께서도 마침 헌병 출신이시고 이 상황을 너무 잘 아시니까, 이건 나가서 말씀 드려도 좋겠다 해서 나오게 됐죠. 

◇ 최형진: 제가 장문의 편지까지 좀 보냈는데, 저는 나올 거라고 믿었습니다. 한 번 헌병은 영원한 헌병 아니겠습니까? 본격적으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D.P라는 보직, 용어 자체를 이번 드라마의 흥행을 통해 알게 된 분들이 상당합니다. 정확히 어떤 활동을 하는 겁니까?

◆ 윤형빈: 말 그대로 군탈체포조고요. 근무지를 이탈한 병사들을 검거하는데 사병으로 조를 짜서 수사관들을 대신해서 근무이탈만 전담으로 하는 병사들을 D.P조라고 하죠. 

◇ 최형진: 2인 1조로 활동하게 되는데, 대선배님 모셔놓고 이런 말하긴 그렇습니다만, 저희 헌병 입장에서는 꿀... (웃음)

◆ 윤형빈: 하하, 맞아요. 그런 이야기가 많았어요. 아무래도 사복을 입고, 영내에 갇혀있다는 거 자체가 사실 군인들한테 가장 힘든데, 영외로 나갈 수 있고 자유로워 보이기 때문에 그런 이야기들을 많이 하시는데 실은 실적 압박을 굉장히 많이 받는 보직이 또 D.P조입니다. 

◇ 최형진: 사건이 발생했을 때 가장 압박을 많이 받게 되겠군요. 

◆ 윤형빈: 아무래도 헌병대의 가장 인사고과점수가 높은 게 군탈자를 검거하는 것이기도 하고, 못 잡았을 때는 정말 그런 게 많죠. 

◇ 최형진: 모르시는 분들이 많으실 것 같은데 윤형빈 씨가 전군 군탈체포, 탈영병 검거율 1위 아닙니까?

◆ 윤형빈: 맞습니다. 

◇ 최형진: 대단하시네요. 

◆ 윤형빈: 그런데 저 혼자 한 건 아니고요. 그때 당시 같이 활동하는 D.P조가 2인1조, 2개조였습니다. 그래서 4명이 함께 활동했는데 같이 했던 D.P조 분들이 참 잘했죠. 

◇ 최형진: D.P를 어떻게 하면 갈 수 있느냐 궁금해 하시는 분들도 많은데 일단 제 경험, 방송이니까 솔직하게 말씀드리면 저도 군탈체포조 제안이 들어왔었어요. '너 군탈 관심 있니?', 이런 식으로. 그런데 제 윗선임과 전역 차이가 거의 안나서 둘이 동시에 전역을 해버릴 수 있으니까. 

◆ 윤형빈: 제대 날짜도 잘 맞아야 해요. 

◇ 최형진: 그리고 일단 군생활을 잘 해야 됩니다. 그래서 지켜보고 있다가 '너 군탈체포조 할래?', 이런 거 아니겠습니까?

◆ 윤형빈: 그렇죠. 그래서 이게 지원해서 갈 수 있는 상황은 아니었던 것 같고 군생활을 열심히 잘 하고 있으면 담당관이 눈여겨보다가 제대로 인해서 비는 공석이 생기면 눈여겨봤던 친구한테 이야기를 하죠. 드라마에 보면 딱 그 대사가 나와요. 'D.P할래?', 이 대사가 기억에 남습니다. 

◇ 최형진: 좋으셨나요?

◆ 윤형빈: 사실은 좋았습니다. 하하

◇ 최형진: 그리고 많은 분들이 정말 많이 물어보는데, 군 생활 잘하고, '그 다음에 어떤 조건이 있어?'라고 물어보면 저 같은 경우는 뭐라고 하냐면, '집이 좀 살아야 돼'.

◆ 윤형빈: 그게 있었어요. 물어봐요 꼭. 

◇ 최형진: 나가서 활동하다 보면 돈을 많이 쓰니까. 그때 한 달에 활동비가 얼마였죠?

◆ 윤형빈: 제 기억으로는 36만 원. 40만 원 밑이었어요. 

◇ 최형진: 일반 병사들이 보기에는 당시 저희 월급이 8~9만 원대여서.

◆ 윤형빈: 많이 받으셨네요. 저희는 1~2만 원, 5만 원, 이렇게 받았던 것 같아요. 

◇ 최형진: 그렇군요. 그런데 군탈체포조는 많이 받았거든요. 

◆ 윤형빈: 엄청 많이 받았죠. 

◇ 최형진: 저희 병사 입장에서는 굉장히 많다고 여겼지만, 나가서 활동하는 친구는 그야말로 엄카(엄마카드)를 빌려야 해요. 그래서 그걸로 결제를 해야 되기 때문에 가정의 재산도 좀 보는 것 같더라고요. 

◆ 윤형빈: 많이 물어봐요. 이런 상황이 생길 수 있는데 집에 좀 부탁을 드릴 수 있냐고 물어보시고. 그때는 빨리 나가고 싶은 욕심에 집안이 되게 넉넉하지 않아도 그 정도는 가능합니다, 하고는 나가서 굉장히 아껴 쓰는 거죠. 그래서 노숙 생활도 많이 하고요. 

◇ 최형진: 그리고 그런 질문하시는 분들도 있는데요. 제가 아무래도 헌병 출신이라 속속들이 다 알거든요. D.P가 내무반 생활을 하냐고 물어보시는 분도 있는데, 역인가에 뭐가 있지 않아요?

◆ 윤형빈: 저 같은 경우는 역에 TMO라고 병사들이 고향으로 돌아간다든가 할 때 표를 끊어주는 그 장소 안에 헌병파견대라는 게 있습니다. 헌병이 지금은 군사경찰이잖아요. 경찰서가 있으면 파출소가 있듯이 파출소처럼 나와 있어요. 그 안에 저희가 생활하는 곳이 있었죠. 

◇ 최형진: 저희도 훈련 갔다 오면, D.P하시는 분들 일 마치고 가끔 얼굴을 비출 때가 있습니다. 

◆ 윤형빈: 그렇죠. 

◇ 최형진: 대단히 얄밉더라고요. (웃음)

◆ 윤형빈: 하하, 그래서 그게 드라마 <D.P.>에도 나오더라고요. 약간 아니꼬운 시선으로 바라보는 부분이 나오더라고요. 

◇ 최형진: 물론 그 친구들도 엄청 힘듭니다. 나가서 잡아야 하고. 그런데 물론 부대 입대하기 전에는 다들 그렇습니다만, 일반 시민 아니었겠습니까. 특별한 훈련을 받습니까?

◆ 윤형빈: 특별한 훈련 받았던 것은 헌병이 공통으로 받는 훈련이 있죠. 후반기 교육에서 종행교, 종합행정학교에서 받는 훈련을 제외하고는 사실 특별한 훈련을 받진 않아요. 

◇ 최형진: 윤형빈 씨 보면 군대에서 생활 잘해서 군탈체포조가 됐고, 군탈체포조로 검거율 1위가 됐고, 지금 또 격투 팟빵도 제가 굉장히 애청했어요. 죄송합니다만, 개그 빼고 다 잘하시는? (웃음)

◆ 윤형빈: 저도 요새 그걸 느끼고 있어요. 그걸 캐릭터로 밀어볼까. 하하. 어떤 분이 그러시더라고요. 윤형빈은 웃기는 걸로 이슈 되는 걸 한 번도 본 적이 없다고요. 

◇ 최형진: 제가 실례를 범했습니다. 

◆ 윤형빈: 아닙니다. (웃음)

◇ 최형진: 임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탈영을 한 친구들 아니겠습니까. 물론 힘들어서 나간 분들인데 위험한 순간은 없었나요?

◆ 윤형빈: 물론 검거되는 친구가 굉장히 예민하기 때문에 혹시나 저희한테 위해를 가한다든가 이럴 수 있으니까 늘 조심하는데 저는 사실 직접적으로 싸움을 걸어오는 경우는 적었어요. 다행히. 그런데 저희 선·후임들 이야기 들어보면 위험한 상황들이 있죠. 

◇ 최형진: 2인 1조로 다니는 것도 결국 이런 위험한 순간 때문인 건가요? 

◆ 윤형빈: 그게 큰 걸로 알고 있고요. 또 하나는 제가 알기로 서로 증인이 되어 줄 수가 있대요. 검거 당시 어떤 상황이 나왔을 때 서로가 서로의 증인이 되어 주는 역할도 있다고 하더라고요. 

◇ 최형진: 이렇게 군탈체포조가 밖에서 열심히 탈영병을 잡아오면 저는 영창근무를 서면서 그 친구들을 관리하는 역할을 했죠. 영창근무하면서도 사연이 많았어요. 쉽지 않더라고요. 

◆ 윤형빈: 아유, 어렵죠. 그리고 거기서는 영창 안에 계시는 분들에게 뭐랄까, 근엄하고 흐트러짐 없는 모습을 보여야 하잖아요. 

◇ 최형진: 그래서 저희는 목소리도, 물론 배우셨겠지만 들어가면 그럼 근엄한 목소리 많이 내죠. 2인1조인데 정해진 파트너는 보직이 끝날 때까지 쭉 이어지는 건가요?

◆ 윤형빈: 앞서서 말씀드렸다시피 제대가 생기지 않은 한, 쭉 같이 가죠. 

◇ 최형진: 그런데 맞지 않으면 굉장히 힘들겠습니다. 

◆ 윤형빈: 그럴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그래서 저희 선임의 선임 중에 한 분이 너무 안 맞아서 힘들었다는 이야기를 지금도 많이 하더라고요. 

◇ 최형진: 그렇다고 '나 군탈체포조 안 해', 이럴 수는 없잖아요. 

◆ 윤형빈: 그런 케이스도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군대 문화 안에서 그게 참 쉽지는 않죠. 

◇ 최형진: 1등조였다고 직접 얘기하신 것으로 알고 있어요. 객관화가 되어 있습니까?

◆ 윤형빈: 제가 상장을 받은 게 다행히 있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이런 얘기를 안 하다가 집에서 상장을 찾은 이후로 상장 인증해놓고 말씀을 드리고 있습니다. 

◇ 최형진: 검거를 많이 하면 활동에 따라 포상도 있나요?

◆ 윤형빈: 그런데 아시다시피 D.P조는 원래 외부에서 생활을 하고 있기 때문에 잘 잡아서 정식으로 포상휴가를 받기도 하지만 군탈 담당관이 저희가 어려운 사건을 해결했다거나 고생을 많이 했을 시에 그러면 집에 2박3일 정도 다녀오라고 비공식 휴가를 주죠. 

◇ 최형진: '일 잘하는 헌병상'도 받으셨습니까?

◆ 윤형빈: 그게 검거율 126%를 달성하면서 받았죠. 

◇ 최형진: 참고로 저도 '모범헌병상'을 받았는데 이 인증은 다음번에 한 번 하도록 하겠습니다. 집에 상장이 있더라고요. 

◆ 윤형빈: 저는 종합행정학교 736기 우등상, 그게 1위상이거든요. 그것도 있는데 또 뭐 있으세요? 배틀 한 번 가야겠는데요. (웃음)

◇ 최형진: 하하, 잠시만요. 

◆ 윤형빈: 하하.

◇ 최형진: 현재 사용되는 탈영병 추적기법 중 하나도 윤형빈 씨 근무 당시에 만들어졌다고?

◆ 윤형빈: 네, 정확하게는 저라기보다 같은 조원 선임들이 만들어낸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때 당시 IP추적기법이 막 생길 때예요. 20여 년 전이니까. 각 메일을 가지고 있는 포털사나 게임사에 보내서 IP가 확인이 되는 건 시간이 너무 걸리니까 IP를 바로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을 저희들끼리 머리를 굴려서 만들었었는데, 그 내용을 보니까 그 기법이 지금도 전달이 되어서 오고 있더라고요. 

◇ 최형진: 더 깊은 얘기를 하고 싶습니다만, 아무래도 조심스러운 것도 있고. 체포하는 과정도 비밀유지가 되어야 하는 부분도 있어야 해서요. 탈영병을 잡기 위해 외부에서 활동하게 되잖아요, 그럼 만약 못 잡으면 부대로 돌아올 수 없는 겁니까? 그렇게 전역하는 경우도 있나요?

◆ 윤형빈: 그렇지는 않습니다. 못 잡으면 부대로 한 번 들어오긴 하죠. 너무 오래 못 잡으면 담당관이 '다 들어와'하면 들어와서 정신교육 한 번 받고, 그리고 나면 정신 바짝 차리고 나가서 잡으러 또 다니고 했죠. 

◇ 최형진: 그런 압박이 굉장할 것 같아요. 

◆ 윤형빈: 많아요. 그리고 하루 세 번 전화로 보고해야 돼요. 기상했습니다, 어디 나갑니다, 오늘 뭐 했고 뭐 마쳤습니다 등.

◇ 최형진: 지금 이 방송에서 윤형빈 씨를 당연히 선배님으로서 군탈체포조로 힘들게 일하고 계시는 장병들이 계시기 때문에 대단하다, 멋지다, 말씀을 드리지만, 저희 헌병한테는 꿀...(웃음)

◆ 윤형빈: 하하, 이게 순찰병들이랑 늘 기싸움이 있었어요. 

◇ 최형진: 많은 분들이 헌병 뭐하는 데냐고 물어보시는데요. 헌병이 진짜 많이 해요. 행사 있으면 위병소 앞에서 옷 차려입고 몇 시간 동안 서 있어야 하고. 

◆ 윤형빈: 사단장님 행사 있는 날이 정말 힘들었어요. 정자세로 손끝 하나 까딱 못하고 서 있어야 되는데 허리가 너무 아프고. 

◇ 최형진: 그거 해야 되죠. 훈련 다 뛰어야 하고 영창, 또 탱크 지나가서 길거리 나가서 교통통제도 해야 됩니다. 하는 거 많습니다. 애청자 분께서 '사복 입고 활동하던데 사복은 본인 옷입니까? 복장 규정이 있습니까?'라고 물어보셨네요.

◆ 윤형빈: 복장규정은 없고요. 의상도 본인이 입던 거. 그런데 처음 나갈 때만큼은 드라마에서도 고증이 잘 됐더라고요. 처음 나갈 때는 본인 옷이 없으니까 선배들 옷을 빌려서 입고 나가고, 그 이후에는 본인 옷을 입죠. 

◇ 최형진: 그렇죠. 화려한 옷은 아니지만 청바지에 티 같은 거 입고 다녔던 것 같아요. 애청자 분이 의견 보내주셨는데요. '오랜만에 듣네요. 헌병가. EBC 544기입니다'라고 하십니다. 단결.

◆ 윤형빈: 선배님, 안녕하십니까. 

◇ 최형진: 헌병가 틀어달라고 사전에 말을 했는데 가물가물해요. 

◆ 윤형빈: 저도 '백두산 높은 뫼는', 여기까지만 기억이 나고. 

◇ 최형진: 그리고 저는 맨 뒤요. '육군 헌병이다', 이렇게 끝나죠. 

◆ 윤형빈: 맞아요. 

◇ 최형진: 애청자 의견입니다. '돌아가신 아버지께서도 탱크 부대 탈영병 설득 능력이 최고셨대요', '경험담 좀 들려주세요. 드라마 <D.P.>랑 싱크로율 얼마나 되는지 궁금합니다' 라고 주셨네요.

◆ 윤형빈: 사실 <D.P.>가 군 가혹행위 부분은 사실 군 사례들 중에 가장 인상적이고 강한 사례들이 들어있는 것 같고요. D.P의 생활적인 면에서는 저는 거의 90% 이상 고증이 된 것 같아요. 

◇ 최형진: 탈영병 중에 안타까운 상황도 있을 것 같은데, 기억에 남는 상황 있으신가요?

◆ 윤형빈: 저는 그런 친구가 하나 있었어요. 상근이라고 하죠. 출퇴근을 하는 병사인데, 그 친구는 부모님도 안 계시고 삼촌이 돌봐주셨는데 삼촌도 가끔 연락하는 정도. 정말 오갈 데도 없고 돈도 없는 친구가 상근 예비역이 된 거예요. 차라리 군인이 됐으면 괜찮은데. 그러니까 이 친구가 생활고를 견디다 못하고 탈영을 하게 됐는데, '그 친구는 차라리 군 안으로 들어왔으면 좋았겠는데' 하는 생각을 했었죠. 

◇ 최형진: 그럴 때는 '살짝 풀어드릴까', 이런 건 상상할 수도 없는 거죠?

◆ 윤형빈: 실은 제 사례 중에 제가 마지막 말년 휴가를 남겨두고 어머님들과 면담을 많이 해요. 

◇ 최형진: 좀 알려달라고요. 

◆ 윤형빈: 물론 지금 그러면 안 되는데, 그 당시에 어머님께 '제가 말년 휴가고 제대를 합니다. 혹시 연락을 저에게 먼저 주시면 제가 선처를 할게요' 해서 어머님이 이모랑 만나기로 했다고 제보를 해주시면서. '잘 해주세요' 하셔서 조서를 굉장히 잘 써줬던 기억이 있죠. 

◇ 최형진: 참 군탈체포조로 활동하시면 병사들의 마음을 알지 않습니까. 이야기 하다보면 안타까운 것도 많았을 것 같은데요. 애청자님이 재미있는 질문 주셨네요. '사단장님도 헌병대장님께 찍소리 못 한다는데 사실인가요?'

◆ 윤형빈: 제가 헌병대장님도 아니고 사단장님도 아니어서 잘 모르는데요. 

◇ 최형진: 저희도 거기까지는 잘 몰라요. 

◆ 윤형빈: 그런데 저희가 본 느낌은 헌병대장이면 진짜 터치를 못하는 듯한 느낌을 받았어요. 

◇ 최형진: 좀 힘이 있는 것 같아요. 우리의 적은 기무사 아니겠습니까. 하하.

◆ 윤형빈: 라이벌이죠. 

◇ 최형진: 마지막으로 D.P 출신이고 검거율 1위인데, 생활하시면서 자부심이 있습니까?

◆ 윤형빈: 그럼요. 아무래도 남들이 경험하지 못하는 보직에 들어가서 좋은 검거율을냈고, 그때의 추억도 많고 고생한 기억도 많은데 굉장히 자부심 있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 최형진: 사실은 저도 2년 어떻게 버티지 날짜 가는 거 하루하루 세고 그랬는데, 지나고 보니까 참 의미 있던 시간 같아요. 

◆ 윤형빈: 추억이라는 생각이 들고, 살면서 조금 고생스럽기도 하고 갇혀 있긴 하지만 그 안에서 다양한 경험들을 하잖아요. 그게 의미 있다는 생각도 사실 들어요. 

◇ 최형진: 혹시 후배들이나 선배들이랑 술 한 잔 하시고 얘기하면서 군대 얘기하잖아요. 그때 군탈체포조 얘기 가끔 하십니까?

◆ 윤형빈: 그럼요. 그리고 그때 당시 같이 근무했던 친구들 만나면 정말 밤새는 줄 모르고 그 얘기를 합니다. 

◇ 최형진: 맞아요. 매년 만나서 똑같은 얘기 또 하는데도요.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고맙습니다. 단결!

◆ 윤형빈: 단결! 고맙습니다.

YTN 이은지 (yinzhi@ytnradi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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