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스틱 분해 미생물을 3일만에 찾아냈다

화학연구원, 미생물 찾는 키트 개발
2주만에 미생물이 얇은 필름 분해

화학연구원 오동엽·신기영 박사팀이 개발한 키트를 이용해 발굴한 미생물이 14일만에 플라스틱 필름을 분해했다. 움푹 패인 부분은 미생물이 플라스틱을 분해한 것이다. 화학연구원 제공

[파이낸셜뉴스] 코로나19로 인해 마스크와 일회용품 사용이 급격히 늘어나면서 플라스틱 쓰레기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다.

한국화학연구원은 오동엽·신기영 박사팀이 플라스틱 분해 미생물을 쉽고 빠르게 찾아내는 스크리닝 키트를 개발했다고 13일 밝혔다. 이 키트를 활용하면 1주일 안에 찾아낼 수 있다.

연구진은 키트를 통해 플라스틱을 분해할 수 있는 미생물을 많이 확보하면 향후 플라스틱 쓰레기를 친환경적으로 처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이 키트를 통해 연구진은 플라스틱 필름을 분해할 수 있는 미생물을 하수 처리장 및 토양에서 3일 이내에 추출해냈다. 1㎠ 면적의 얇은 필름 위에 이 미생물을 넣은 결과 2주안에 분해됐다.

오동엽 박사는 "이 키트가 상용화되면 국내 연구실들이 플라스틱 분해 미생물을 빠르고 쉽게 찾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성과는 국내 특허 출원했으며, 국제학술지 '그린 케미스트리(Green Chemistry)' 7월호 논문 뒷표지에 선정됐다.

향후 연구진은 이 키트를 활용해 플라스틱 분해 미생물 균주를 다양하게 확보하고 대량생산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다. 또한 미생물들이 어떤 메커니즘으로 플라스틱을 분해하는지 등을 연구해 생분해 플라스틱 제조 기술에도 활용할 예정이다.

화학연구원 오동엽·신기영 박사팀이 플라스틱을 분해하는 미생물을 찾아내는 키트를 개발하고 관련 성과를 국제학술지 '그린 케미스트리(Green Chemistry)'에 발표했다. 화학연구원 제공

스크리닝 키트는 손바닥 크기의 유리로 만든 납작한 원통형 용기인 '샬레'다. 우선 빈 샬레에 미생물이 살 수 있도록 소금 등이 포함된 말랑말랑한 젤리 재질의 한천을 깐다. 그 위에 플라스틱을 녹인 용액을 스프레이로 뿌려 얇게 코팅한다. 그 다음 수많은 미생물이 살고 있는 강물이나 해수, 흙탕물 등을 뿌리면 이 안의 특정 미생물들이 플라스틱 코팅된 부분을 먹어치운다. 플라스틱이 없어지면 배지만 드러나 이 부분 색깔이 투명해진다. 투명해진 부분에 있는 미생물들을 도구로 조심스럽게 긁어서 채취한다.

연구진은 플라스틱을 얇게 코팅해 미생물이 빠르게 분해할 수 있기 때문에 이 모든 과정이 일주일내에 끝난다고 설명했다. 또한 플라스틱을 먹는 미생물이 짙은 농도로 번식하고 생장하는 것을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어 추출도 간편하게 할 수 있다.

오동엽 박사는 "플라스틱 자연 분해는 미생물을 대량으로 생산하는 공정, 유통하고 공급하는 과정 등이 선행돼야 하기 때문에 당장 상용화되기는 어렵지만 기후변화가 심각해지고 있어 향후 플라스틱 분해 미생물들의 가치가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해외 연구실들은 플라스틱 분해 미생물 리스트를 외부에 공개하지 않고 국가적 자산으로 확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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