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체온 느끼고 싶어요" 방문면회 허용에 가족들 기대감

이상학 2021. 9. 13.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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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양병원·시설 추석연휴기간 접촉면회에 방역 초긴장

(전국종합=연합뉴스) "어머님, 손 한번 잡아요, 한 번 껴안아요."

추석특별방역대책에 따라 전국 요양병원과 시설의 방문 면회가 허용된 13일 오전 전북 전주시 덕진구의 한 요양병원 면회실에 아들과 며느리 박모(66)씨는 오랜만에 만난 신모(94)씨를 보자마자 "이게 얼마 만이야"하며 손을 마주 잡았다.

'꼭 맞잡은 두 손' (전주=연합뉴스) 나 보배 기자 = 추석특별방역대책에 따라 요양병원 대면면회가 허용된 13일, 전북 전주시 덕진구의 한 요양병원 면회실에서 신모(94)씨와 며느리 박모(66)씨가 손을 맞잡고 있다. 2021.9.13 warm@yna.co.kr

몸을 낮춰 어머니 눈을 마주한 박씨는 비닐장갑을 낀 손으로 연신 신씨의 주름진 손과 팔, 어깨를 주물렀다.

이들은 손에서 느껴진 따뜻한 체온으로 위로와 격려가 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도 막을 수 없는 가족의 정을 느낄 수 있었다.

박씨는 "코로나19 이후 매번 가림막 앞에서만 만나다 이렇게 나란히 앉은 게 1년 6개월만인 것 같다"며 "정말 좋다"며 환하게 웃었다.

신씨도 반달 같은 눈웃음을 지으며 며느리의 어깨에 아이처럼 얼굴을 파묻기도 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이날부터 26일까지 2주 동안 '추석특별방역대책' 시행에 들어가 방문면회가 사전예약제로 허용됐다.

'그리웠던 체온' (전주=연합뉴스) 나보배 기자 = 추석특별방역대책에 따라 요양병원 대면면회가 허용된 13일, 전북 전주시 덕진구의 한 요양병원 면회실에서 신모(94)씨와 며느리 박모(66)씨가 만나 대화하고 있다. 2021.9.13 warm@yna.co.kr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와 관계없이 입원환자와 면회객 모두 백신을 접종하고 2주가 지난 예방접종 완료자라면 접촉면회가 가능해졌다.

나머지 경우에는 비접촉으로 면회를 할 수 있다.

아직 양쪽 모두 백신 접종 완료가 흔치 않은 탓에 이날 대면접촉으로 만난 경우는 많지 않지만, 추석을 앞두고 그리운 가족을 만나려는 보호자들 발길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춘천의 시립요양원의 경우 접촉면회가 이뤄진 이날 한 가족이 만났고, 또 다른 한 사립요양원에도 이날 두 가족이 손을 마주 잡고 가족의 정을 나누기로 했다.

부산의 한 요양병원에 어머니를 모신 50대 최모씨는 거리두기 강화로 찾아뵙지 못했지만, 부모님과 자신이 모두 백신 접종을 해 추석 전 접촉면회로 만날 예정이다.

그는 "부산에 4단계를 하는 동안 면회가 금지돼 어머니 얼굴을 두 달 넘게 뵙지 못했다"며 "어머니와 제가 모두 백신 접종을 마친 상태라 조만간 접촉면회로 찾아뵙고 손을 잡고 따뜻한 체온을 느껴보고 싶다"고 말했다.

춘천의 한 요양원에 아버지가 계신 김모(54)씨도 추석을 앞두고 오랜만에 부모님을 뵐 수 있다는 생각에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김씨는 아버지가 지난해 몸이 쇠약해지고 가족 돌봄이 어려워져 요양원에 입소한 이후 한동안 찾아뵙지 못해 불효자라는 죄책감에 시달려 왔다.

지난 6월 1일 대면접촉 가족 상봉 [연합뉴스 자료사진]

그는 "올해 추석에는 아버지 손을 직접 만져볼 수 있을 것 같아 무척이나 설렌다"며 "면회 시간이 20여 분 밖에 안되지만, 그동안 하지 못한 온기를 느껴보고 싶다"고 말했다.

하지만, 1차 접종만 했던 보호자들은 비접촉으로 면회를 할 수밖에 없어 아쉬운 마음을 표시했다.

대구 달성군 한 요양병원에 아버지를 모신 김지수(35)씨는 "매번 면회가 불가능해 가족 모두가 힘들었는데 그나마 추석에는 만나볼 수 있어 다행"이라면서도 "백신 접종 후 14일이 지나야 접촉면회가 가능한데, 최근에 2차를 맞은 가족은 면회가 안 돼 아쉬움이 있다"고 말했다.

적지 않은 시설이나 요양병원 관계자들은 대면으로 이뤄지는 가족 상봉에 준비하면서도 부담스러움도 감추지 못했다.

공동체로 생활하는 공간에다 입소한 어르신 중에 만성질환이 있거나 최근 면역이 떨어지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대면면회를 허용키로 한 요양시설은 신체접촉을 최대한 자제해 줄 것으로 당부하는 등 방역을 대폭 강화하며 긴장을 놓지 못하고 있다.

춘천의 한 요양원 관계자는 "그동안 비접촉으로 이뤄진 탓에 걱정이 앞선다"며 "최근 확산세가 이어지는 지역에서 오시는 면회객 등에 대해 면회객이 겹치지 않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 중구의 요양병원 직원은 "면회가 확대돼 병원 직원들은 바짝 긴장하고 추석연휴에 간부 직원들이 돌아가며 모두 출근하기로 했다"며 "그래도 가족이 상봉한다는 의미에서 안심할 수 있도록 방역 관리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또 코로나19 확산세를 고려해 추석특별방역대책 기간 면회를 진행하지 않기로 한 요양병원과 시설도 있다.

경기의 한 요양병원은 "코로나19 확진자가 연일 네자릿수를 기록하고 있는 상황에서 외부인 출입이 잦아질 경우 방역을 위협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해 면회객 예약을 받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나보배 김솔 천정인 김선형 차근호 이상학 기자)

ha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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