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럼>대선 후보에게 필요한 마크롱式 전략

기자 입력 2021. 9. 13. 11:50 수정 2021. 9. 13.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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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개월 앞으로 다가온 내년 3·9 대선을 앞두고 경선에 뛰어든 후보들의 행보가 활발하다.

후보군의 한 편은 '준비된 대통령' 프레임을 강조한다.

경쟁 후보에 비해 본인의 비교우위를 강조하는 전통적인 선거 전략을 버리고 프랑스인들이 새롭게 도약할 방법이 무엇인지를 유권자들에게 설명하려고 한 것이다.

그러나 현재 난립한 국내 대선 후보들 중 이런 노력을 기울이는 후보가 얼른 떠오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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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정훈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 정치학

6개월 앞으로 다가온 내년 3·9 대선을 앞두고 경선에 뛰어든 후보들의 행보가 활발하다. 그런데 나, 우리, 한국 유권자를 알고자 하는 후보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은 필자만의 착각일까?

후보군의 한 편은 ‘준비된 대통령’ 프레임을 강조한다. 지난 몇 년의 행정과 통치의 경험을 비교해 달라는 것이다. 다른 후보에 비해 자신이 더 뛰어나다는 선전이다. 다른 한 편은 ‘정권교체’ 프레임을 강조한다. 현 정부의 실정과 그로 인한 고통을 되돌아보라는 것이다. 현 정권을 교체하기 위해서 다른 후보보다 자신이 더 적합하다는 것이다.

후보들이 선거 경쟁 과정에서 이처럼 자신의 비교우위를 강조하는 것은 매우 당연하다. 다만 아쉬운 것은, 그러한 호소가 유권자들을 알기 위한 후보들의 노력과 함께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유권자가 무엇을 원하는지에 대한 관심은 보이지 않고, 일단 자신이 당선되면 원하는 것을 다 이룰 수 있을 것이라는 과도한 자신감만이 경쟁을 지배하고 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2017년 대선에서 유권자를 깊이 이해하기 위해 쏟았던 노력은 잘 알려져 있다. 그는 당시 좌·우의 이념 갈등과 정책 실패에 지친 프랑스인들을 이해하기 위해 30만 가구를 대상으로 소통했다. 특히, 마크롱 지지자들은 이들과 접촉하면서 단순히 팸플릿 몇 장을 전달하며 마크롱을 홍보하지 않았다. 30만 가구 하나하나를 방문하며 이야기를 듣고, 국민이 무엇을 원하는지 알려고 했다.

흥미롭게도 마크롱 지지자들이 2만5000명이 넘는 사람과 인터뷰하면서 알게 된 것은 프랑스인들이 우울해 한다는 사실이었다. 위대한 정치체제를 건설해온 프랑스가 일부 제도 운영의 실패로 인해 국민을 질곡에 빠뜨리고 있다는 실망감이 경제 쇠퇴, 실업률 증가, 이민자 문제 등과 같은 현실적인 폐해보다 사회 내에 더 깊게 깔려 있다는 것이었다.

이를 알게 된 마크롱의 선거 전략은 과감했다. 경쟁 후보에 비해 본인의 비교우위를 강조하는 전통적인 선거 전략을 버리고 프랑스인들이 새롭게 도약할 방법이 무엇인지를 유권자들에게 설명하려고 한 것이다. 특히, 프랑스가 유럽연합(EU) 내에서 더욱 주도적인 역할을 하면서 프랑스인들의 자존심을 회복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미래 비전을 강조했다. 그동안 프랑스 정치를 지배하던 좌우의 대결 구도에서 벗어나 화합을 통한 미래 도약을 약속한 마크롱의 전략은 유권자들의 마음을 알았기에 가능했고, 그것은 매우 효과적이었다.

웹 2.0의 시대에 기업이 경쟁 기업과의 비교 및 차별성만을 강조해서는 성공할 수 없다는 건 이미 경영전략의 통설이다. 상품의 소비자이면서 공급자 역할을 하는 적극적인 현대 소비자를 연구하고 이해하는 것이 상대 기업과의 경쟁보다 더욱 중요하다는 것이다. 정치도 크게 다르지 않다. 여야의 갈등 구조라는 틀 속에 갇혀 ‘준비된 대통령’이나 ‘정권교체’와 같은 정치적 선전 전략만으로는 선거에서 승리하기 어렵다. 또한, 선거에서 이기더라도 성공적인 대통령이 되기는 어려울 것 같다.

대통령으로서 국가의 미래 비전을 제시하기 위해서는 유권자들이 바라는 미래를 알아야 한다. 그러나 현재 난립한 국내 대선 후보들 중 이런 노력을 기울이는 후보가 얼른 떠오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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