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와 시각>K-팝, 차이나리스크는 없다

김인구 기자 2021. 9. 13.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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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微博)가 방탄소년단, 아이유, 엑소, 블랙핑크 등 한국 연예인 팬클럽 계정 21개에 대해 30∼60일 정지 조치를 하면서 국내에선 이들의 중국 활동 위축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쏟아져 나왔다.

실제로 지난 7월 K-팝 앨범의 수출액은 총 2642만 달러(약 309억 원)였고 이 중 중국 매출은 약 30%인 825만 달러(약 96억 원)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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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구 문화부 차장

최근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微博)가 방탄소년단, 아이유, 엑소, 블랙핑크 등 한국 연예인 팬클럽 계정 21개에 대해 30∼60일 정지 조치를 하면서 국내에선 이들의 중국 활동 위축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쏟아져 나왔다. 중국 대중문화계에 이른바 ‘홍색 정풍운동’이 진행되는 가운데 그 불똥이 K-팝으로 튀고 있다는 분석이었다. 발단은 중국 공산당 중앙 인터넷 안전정보화 위원회 판공실이 지난달 27일 ‘무질서한 팬덤에 대한 관리 강화’ 방안을 발표하면서부터였다. 곧이어 지난 2일 중국의 방송규제기구인 국가광전총국은 여성스러운 남자 아이돌을 퇴출하거나 오디션 프로그램 투표를 금지하고 사회적으로 문제를 일으킨 연예인들의 출연을 엄금하는 등 연예계 단속을 위한 적극적인 규제를 가하겠다고 예고했다. 2016년 사드로 촉발된 ‘한한령(限韓令)’을 뛰어넘어 더욱 강력한 후속 조치가 나올 것이라는 전망이 퍼졌다.

그러나 이는 현재의 K-팝과 한류의 위상을 모르고 하는 이야기다. 엔터테인먼트 업계에 의하면, 위기 때마다 습관적으로 거론되는 ‘차이나 리스크’나 중국발 후폭풍은 미미할 것으로 보인다. 비록 중국이 여전히 구매력이 큰 시장이지만 한한령 이후 5년간 K-팝과 한류는 한결 다양해지고 고도화했기 때문이다.

전체 타깃 시장은 이미 중국과 일본에서 미국과 유럽, 동남아로 옮겨졌다. K-팝이 지난 5년간 일궈낸 역사를 보더라도 자명하다. 방탄소년단 등이 미국 빌보드와 유수의 시상식, 음반 시장을 휩쓴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동남아와 중동에서도 K-팝은 물론 K-드라마의 열기가 식을 줄을 모른다. ‘혐한’으로 골이 깊었던 일본에서는 다시 한류가 살아나고 있다. 일본 음악 차트인 오리콘을 보면 이게 국내 차트인지 일본 차트인지 헷갈릴 정도다.

물론 한때는 중국 시장에 목매던 때가 있었다. 아이돌 멤버 중에 중국인을 포함하거나 그들의 마음을 끌 만한 콘텐츠를 삽입하는 전략적 마케팅을 펴왔다. 그러나 지금은 이 정도는 아니다. 오히려 몇몇 회사는 과감하게 중국 사업을 정리했다. 실제로 지난 7월 K-팝 앨범의 수출액은 총 2642만 달러(약 309억 원)였고 이 중 중국 매출은 약 30%인 825만 달러(약 96억 원)에 그쳤다. 한한령과 코로나19 여파로 중국발 콘서트 수익이 사라진 지는 오래다. 블랙핑크, 세븐틴 등 방탄소년단의 뒤를 잇는 차세대 주자들도 쑥쑥 자라나고 있다. 게다가 문화라는 자유롭고 거대한 흐름을 과연 정부의 일방적 정책으로 막을 수 있는지도 의문이다. 이 대목에서 한·중 외교의 중요성은 더욱 커진다. 14일 중국의 왕이(王毅)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방한한다. 한·중 관계에 돌파구가 열리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피어오른다. 그러나 지난해 그가 왔을 때도 기대만 무성했을 뿐 실질 소득은 없었다.

내년이면 한·중 수교 30년이다. 베이징동계올림픽도 열린다. 한·중 관계를 재정립할 때가 왔다. 병자호란 때 청나라에 맞서 싸운 이야기를 그린 영화 ‘최종병기 활’에는 이런 대사가 나온다. “바람은 계산하는 것이 아니라 극복하는 것이다”. 차이나 리스크는 계산하는 것이 아니라 극복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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