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여담>'파리의 별' 박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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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고(最古)의 역사와 최정상급 기량을 지닌 프랑스 국립 파리오페라발레단(POB)의 수석무용수는 '별'을 뜻하는 프랑스어 '에투알(etoile)'로 호칭된다.
고난도 테크닉이 더 중시되는 러시아의 바가노바 기법을 기본으로 한국에서 발레를 공부했던 그는 2011년 한국인 최초로 파리오페라발레단에 준단원으로 입단한 뒤로 "기술이 뛰어나다는 것이 동시에 흠이 될 수 있는 나라가 프랑스라는 것을 알게 됐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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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호 논설고문
세계 최고(最古)의 역사와 최정상급 기량을 지닌 프랑스 국립 파리오페라발레단(POB)의 수석무용수는 ‘별’을 뜻하는 프랑스어 ‘에투알(etoile)’로 호칭된다. 지난 6월 10일 발레 ‘로미오와 줄리엣’의 줄리엣 역할을 맡아 파리 바스티유극장에서 공연한 직후, 아시아인 최초로 그 ‘별’로 지명된 발레리나 박세은(32)은 이렇게 말했다. “10년 전에 파리의 공연장 객석에서 바라본 프랑스 무용수들이 너무나 아름다웠다. 내게 가장 큰 꿈은 무대에서 숨만 쉬어도 아름다워 보이는 무용수가 되는 것이었다. 에투알 승급 발표 후 발레단 감독이 ‘네 무대에서 가장 좋았던 부분은 가만히 앉아 무릎을 꿇고, 잠드는 약을 받아드는 장면이었다’고 했다. 난 ‘성공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원 재학 때부터 그는 지독한 연습벌레여서 ‘빡세은’ 별명도 얻었다. 세계 4대 무용 콩쿠르 중 미국 잭슨, 스위스 로잔, 불가리아 바르나 등 3개를 석권한 밑거름이었다. 세계 최고 권위의 무용상인 ‘브누아 드 라 당스(Benois de la Danse)’ 수상을 한국인으로는, 강수진(1999년)·김주원(2006년)·김기민(2016년)에 이어 4번째로 2018년에 하며 그는 이런 말도 했다. “파리에 8년째 살고 있지만, 발레만 하고 에펠탑에도 못 올라가 봤다”. 그 이듬해는 “그 상의 트로피는 집에서 먼지가 쌓이고 있다. 내게 큰 힘을 줬지만, 시간이 지나면 경력 한 줄일 뿐이다. 그것만 바라볼 수는 없다”고도 했다.
고난도 테크닉이 더 중시되는 러시아의 바가노바 기법을 기본으로 한국에서 발레를 공부했던 그는 2011년 한국인 최초로 파리오페라발레단에 준단원으로 입단한 뒤로 “기술이 뛰어나다는 것이 동시에 흠이 될 수 있는 나라가 프랑스라는 것을 알게 됐다”고 한다. 이제 테크닉 못잖게 감정 표현도 뛰어난 ‘파리의 별’이 된 그가 공식 왕관을 쓰는 행사가 파리 현지에서 오는 24일 열린다. 프랑스어로 ‘행진’을 뜻하는, POB 단원들과 발레학교 학생 등 250여 명이 서열에 따라 줄지어 퍼레이드를 펼치며 ‘새 에투알 박세은’을 소개하는 ‘데필레(defile)’다. 그가 주역을 맡은 새 시즌의 개막 공연도 이어진다. 그의 바람대로 그가 앞으로 ‘별 중에서도 큰 별’이 되기를 바란다. 한국 공연 일정도 머잖아 잡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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