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죽하면 인삼을 갈아엎겠소"..벼랑 끝 내몰린 인삼 농민들

장인수 기자 2021. 9. 13.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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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죽하면 수년간 정성 들여 키운 인삼을 갈아엎겠소. 소비위축으로 가격이 급락해 재배 농민 모두가 아사 직전입니다."

13일 오전 파삼(가공용 원료삼) 값이 급락한 인삼을 산지에서 직접 폐기하는 충북 보은군 탄부면 상장리의 한 농가 현장.

이곳 산지 폐기 현장에 모인 충북과 충남, 경북, 전북지역 인삼재배 농민 50여명은 긴 한숨을 내쉬며 지금의 상황과 심정을 토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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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은서 산지 폐기 집회 "정부지원 대책 마련해 달라" 호소
평년대비 도매가격 40% 수준..소비위축·홍수출하 등 원인
인삼재배 농민들이 충북 보은군 탄부면에 있는 한 인삼밭을 트랙터로 갈아 엎고 있다. © 뉴스1 장인수 기자

(보은=뉴스1) 장인수 기자 = "오죽하면 수년간 정성 들여 키운 인삼을 갈아엎겠소. 소비위축으로 가격이 급락해 재배 농민 모두가 아사 직전입니다."

13일 오전 파삼(가공용 원료삼) 값이 급락한 인삼을 산지에서 직접 폐기하는 충북 보은군 탄부면 상장리의 한 농가 현장.

재배 농민의 타들어 가는 마음과 달리 트랙터가 지나간 자리는 인삼이 하얀 속살을 드러내며 흩어졌다.

그렇게 한 농가의 1만395㎡ 규모의 인삼밭은 애물단지가 된 채 생기 없는 황무지로 변해갔다.

이곳 산지 폐기 현장에 모인 충북과 충남, 경북, 전북지역 인삼재배 농민 50여명은 긴 한숨을 내쉬며 지금의 상황과 심정을 토해냈다.

인삼재배 농민들은 최근 도매시장에서 파삼 값이 평년의 40∼50% 수준에 거래되고 있다고 했다.

5∼6년간 공들여 인삼을 재배한 농가들이 인건비와 영농자재 등 들어간 비용을 빼면 적자를 떠안을 수밖에 없다며 하소연했다.

결국 울며 겨자 먹기로 산지 폐기를 택하는 인삼재배 농가들이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인삼재배 농민들이 충북 보은군 탄부면에 있는 밭에서 인삼을 내팽개치고 있다. © 뉴스1 장인수 기자

집회에 참여한 한 농민(65·보은군 탄부면)은 "6년근 농사를 지으면 1칸당(3.3㎡) 생산비가 6만원 정도 든다"고 했다.

이어 "올해는 파삼 값이 급락해 1칸당 조수익이 4만5000원도 안될 것 같다. 인삼 농사를 포기할까 생각 중이다"며 고통을 호소했다.

인삼재배 농민들은 정부와 농정당국에 한목소리로 건의도 했다.

인삼 폐기 현장에 모인 재배 농민들은 "인삼가격 하락에 따른 정부 차원의 지원과 대책을 마련해 달라"고 촉구했다.

이어 "인삼식재자금 등 대출금 상환기간 유예와 인삼조합에서 수매할 수 있도록 수매자금을 무이자로 지원해 달라"고 호소했다.

이들은 "인삼 가격 최저보장제를 도입하고 폐농신청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인삼재배 농가들은 코로나19 여파 전국 인삼축제 취소에 따른 소비위축과 지난해 수확을 미룬 인삼 홍수 출하, 값싼 인삼열매(진생베리) 수요 증가 등을 파삼 값 하락 원인으로 손꼽았다.

인삼재배 농민들이 충북 보은군 탄부면에 있는 한 인삼밭에서 피켓 시위를 하고 있다. © 뉴스1 장인수 기자

jis4900@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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