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L컵] KCC 강양택 코치가 이근휘를 슈터답게 훈련시킨 방법은?

상주/이재범 2021. 9. 13. 11:03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KCC는 LG에게 졌다. 그런데 오히려 더 눈에 띈 선수는 이근휘다. 슈터다웠다. KCC 전창진 감독은 강양택 코치가 훈련을 잘 시켰다고 했다. 그렇다면 강양택 코치는 이근휘를 어떻게 훈련시켰을까?

전주 KCC는 지난 11일 2021 MG 새마을금고 KBL 컵대회 창원 LG와 A조 예선 첫 경기에서 72-84로 졌다. 외국선수가 출전하지 않았고, 주축 선수들의 몸 상태가 좋지 않았음에도 경기 내용이 나쁘지 않았다. 4쿼터 중반까지는 접전이었다.

이근휘가 예상 밖의 활약을 펼친 게 LG와 대등한 경기를 할 수 있었던 원동력 중 하나다. 이근휘는 이날 3점슛 4개 포함 18득점했다.

KCC 전창진 감독은 LG와 경기를 마친 뒤 이근휘의 경기 막판 수비를 아쉬워하면서도 “강양택 코치가 훈련을 열심히 시켜서 3점슛 외에도 공격력이 올라와있다. 오늘(11일)은 다 보여주지 못했다. 슛 감각은 좋은 편이다”고 이근휘의 득점 능력을 칭찬했다.

이근휘의 활약을 강양택 코치의 공으로 돌린 전창진 감독은 지난 시즌 우승한 뒤에도 강양택 코치의 역할이 컸다고 자주 언급했다. KBL 시상식에서 감독상을 수상한 뒤 “강양택 코치에게 많은 도움을 받았다. 진심으로 고맙다는 말 전하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근휘는 한양대 시절 슈팅 능력 하나만큼은 인정 받았다. 그렇지만, 수비 능력이 부족해 정규경기 무대에서는 코트를 밟지 못했다. D리그에서 프로 무대를 경험했다.

이근휘는 2차 D리그에서 평균 26분 10초 출전해 8점 3.3리바운드 2.0어시스트 3점슛 성공률 36.4%(12/33)를 기록했다. SK와 맞대결에서는 3점슛 5개를 터트려 폭발력을 보여주며 15점을 올린 게 개인 최다 득점이었다.

비록 컵대회라고 해도 LG를 상대로 18점을 올린 이근휘는 비시즌 동안 강양택 코치와 훈련을 한 뒤 지난 시즌보다 더 나은 선수로 성장한 건 분명하다.

그렇다면 강양택 코치는 이근휘에게 어떤 훈련을 시켰을까? 12일 상산전자고에서 코트 훈련을 마친 뒤 강양택 코치를 만나 이근휘를 프로 무대에서도 통하는 슈터로 성장시킨 방법을 들었다.

다음은 강양택 코치와 나눈 일문일답이다.

이근휘는 대학 시절부터 슛을 던질 줄 아는 선수였다.
슛을 쏠 줄 아는데 언제 쏴야 하는지, 어떤 슛을 쏴야 하는지, 원 드리블이나 투 드리블 등 어떤 종류의 슛을 쏴야 하는지 등 그런 타이밍을 못 잡았다. 슛을 던질 줄 알지만 타이밍을 전혀 몰랐다.

또 하나는 슈터는 수비를 제치고 나올 줄 알아야 한다. 그래야 슛을 던지기 편하다. 아니면 돌파도 가능하다. 수비를 따돌리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이런 움직임도 부족했다. 단순하게 스크린을 받고 움직이는 것만 알았기에 수비를 속이고 나오는 방법을 연습했다. 휴가 마치고 돌아온 뒤부터 상주에 내려오기 전까지 거의 매일 1시간에서 1시간 반 가량 연습했다.

근휘가 또 수비가 약했다. 1대1 수비 방법, 팀 디펜스 방법을 훈련했다. 중요한 건 스텝이다. 상대 선수가 돌파를 할 때 어떻게 사이드 스텝을 하느냐가 중요하다. 근휘는 거의 다 오픈 스텝이었다. 그러니까 다 뚫렸다. 상대가 돌파를 할 때는 첫 스텝이 사이드 스텝이어야 밖으로 밀어내는데 그렇지 않으니까 레이업을 허용했다.

몸 싸움도 약하다. 어제(11일) 경기에서도 이관희를 수비할 때 두 번 정도 나왔다. 우리 팀 파울도, 근휘 개인 파울도 남아있어서 충분히 몸 싸움을 하면서 수비를 할 수 있었는데 너무 쉽게 실점했다. 사실 그런 수비 연습도 많이 했다.

슛 타이밍을 익히는 걸 어떻게 연습했나?
근휘와 곽정훈을 1대1로 훈련시켰다. 때론 같이 훈련하는 선수 중 근휘보다 빠른 선수를 수비로 붙였다. 미트아웃으로 나오거나 볼을 잡았을 때 수비를 보는 방법을 훈련했다. 수비를 볼 때는 상대의 발을 봐야 한다. 오른발과 왼발 중 어느 발이 앞으로 나와 있는지 알아야 공략하기 편하다.

슈팅 연습을 할 때 수비 없이 무빙슛으로 30분 가량, 또 수비를 붙여서 수비를 따돌리거나 미트 아웃 후 슈팅을 쏘는 등 실전에 가까운 상황에서 슈팅 연습을 많이 했다. 무작정 슈팅 연습을 한 게 아니라 그렇게 실전처럼 훈련해서 많이 좋아졌다.

처음에는 타이밍을 전혀 못 잡아 수비가 붙어 있어도 그냥 슛을 던지곤 했다. 이제는 수비를 속일 줄 알고, 원 드리블이나 투 드리블, 백스텝 후 슛을 던진다.

대학에서는 골밑에서 돌아나와 3점슛을 던진 선수였다.
딱 거기까지였다. 물론 그 정도 던지는 것만으로도 훌륭하다. 그렇게 던질 줄 아는 선수가 많지 않다. 여기서 더 좋은 슈터로 성공하려면 그런 부분이 나와야 한다. 요즘은 수비가 너무 좋아져서 더 많은 훈련이 필요하다. 어쨌든 슈터는 미트아웃이 중요하다. 여기에 따라서 쉬운 득점이나 돌파, 점퍼의 기회가 생긴다. 수비를 달고 던져서는 좋은 득점 기회가 안 생긴다.

대학 때도 점퍼까지 가능했지만, LG와 경기에서 간결하게 스텝으로 수비를 따돌리고 점퍼를 던지는 게 인상적이었다.
그 연습도 많이 했다. 슈터라면 상대 수비의 스텝에 따라서 훼이크가 중요하다. 훼이크 한 방에 수비가 속는다면 돌파나 점퍼가 가능하다. 그냥 패스를 받아서 무작정 슛을 던지는 게 아니다. 원 드리블이나 투 드리블 점퍼도 어떻게 훼이크를 하느냐가 중요하다.

대학 시절 수비를 하려고 할 때는 단발적이지만 수비 의지를 보여준 선수였다.
하체 힘은 굉장히 좋은데 수비 방법을 정확하게 몰랐다. 농구는 계속 반복 훈련을 많이 해야 한다. 수비도 마찬가지다. 또 공격의 흐름을 알아야 한다. 무작정 열심히 하는 게 아니라 예측을 할 줄 알아야 하고, 또 스텝으로 따라갈 줄 알아야 한다.

아까도 이야기를 했듯이 스텝을 어떻게 놓느냐에 따라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한다. 근휘는 한 번에 다 뚫리는 편이었다. 그런 방법을 훈련시켰는데 굉장히 열심히 했다. 또 따로 개인 연습까지 했다. 지금 만족하지 못하지만, 처음보다 좋아졌다. 앞으로 더 좋아져야 한다. 아직 멀었다.

그래도 나아진 게 보인다. 앞으로 확실히 더 좋아질 거다. 좋은 음식을 줘도 그걸 안 먹으면 소용 없다. 좋은 걸 가르쳐줘도 받아들이지 못하면 자기 것이 안 된다. 근휘는 잘 받아들이고 열심히 해서 느는 속도가 보인다. 지난 시즌이 끝난 뒤 훈련한 시간은 몇 개월 안 된다.

KBL 최고 슈터 중 한 명이 전성현이다. 이근휘가 전성현만큼 성장할까?
충분하다. 슛 타이밍은 전성현이 빠르다. 하체 힘은 근휘가 좋을 수 있다. 중요한 건 수비를 따돌리고 나오는 미트아웃이다. 가드가 볼을 가지고 있으면 그 때는 벌써 미트아웃으로 나와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늦는다. 가드가 그 선수만 보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볼 흐름을 보면서 그런 예측을 할 줄 알아야 한다. 가드에게 볼이 갈 때는 슈터가 이미 움직이고 있어야 한다. 그 타이밍에 맞게 패스를 받으면 슛을 던지거나 돌파가 가능하다. 국내에서는 그렇게 플레이를 하는 선수가 적다. 이정현은 그렇게 예측하며 플레이를 한다.

현재 수비가 훌륭한 팀이 많다. 그래서 수비를 따돌릴 줄 알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슈터들이 수비에 잡힌다. 슛 기회가 그만큼 적어진다. 슛 기회를 잡기 위해서 미트아웃이 중요하고, 그런 훈련을 많이 했다.

곽정훈이 이근휘와 훈련한다고 했다. 곽정훈은 어떤가?
항상 같이 근휘와 함께 훈련을 시켰다. 정훈이도 많이 좋아졌다. 단점은 대학에서 3,4번(스몰포워드, 파워포워드)을 가리지 않고 봤다. 그래서 편했다. 4번을 수비하고, 4번이 자신을 막으니까 편하게 공격을 했다. 프로에서는 그렇지 않다. 프로에서는 3번으로 뛰어야 하는데 더 크고 빠르다. 이런 부분에서 어려움을 겪는다. 근휘는 대학 때 2,3번(슈팅가드, 스몰포워드)을 봐서 습득이 빠르고, 정훈이는 그렇지 않아서 습득이 조금 느리다. 정훈이는 근휘처럼 슛을 쏘지 못한다. 더디더라도 하루하루 훈련한다면 언젠가 더 성장할 거다.

강양택 코치는 인터뷰를 마친 뒤 선수들에게 필요한 3가지 마음 가짐을 전했다. ‘성실’하게 훈련에 임하고, 그 훈련 자세가 ‘진실’해야 하며, ‘절실’함을 가지고 훈련할 때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 태도로 훈련에 임할 수 있게 이끄는 것도 코치의 역량이다.

강양택 코치는 큰 그림을 그리는 전창진 감독의 뒤에서 세세한 부분을 챙기며 선수들의 성장을 돕고 있다. 강양택 코치와 훈련하고 있는 이근휘가 수비 약점을 보완하고 장점인 슈팅 능력을 극대화한다면 KCC뿐 아니라 KBL을 대표하는 슈터로 자리매김 할 것이다.

#사진_ 점프볼 DB(문복주, 정을호, 박상혁 기자)

Copyright © 점프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