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질' 정재원 "'황정민 찐팬' 인질범 역할, 마스크 써도 알아봐 신기"[SS인터뷰]

김선우 2021. 9. 13. 10:47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스포츠서울 | 김선우기자] 연극 무대에서 활동하던 배우 정재원이 영화 ‘인질(필감성 감독)’로 연기 인생에 새로운 결실을 맺었다.

중학생 때 극단에 들어가 인생의 절반 이상을 연기와 함께한 정재원은 그저 연기가 좋아 힘든 서울살이와 극단생활도 견뎌냈다. 이후 ‘뉴보잉보잉’, ‘데스트랩’, ‘빨래’ 등 다양한 작품에 출연하며 역량을 쌓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중성과 인지도는 정재원에게 풀지 못한 과제와도 같았다. 그런 그가 ‘인질’로 훨훨 날았다. 정재원은 황정민 주연의 영화 ‘인질’에서 인질범 용태로 분했다. 섬뜩한 느낌의 다른 인질범들과 달리 스스로 ‘황정민 찐팬’이라고 수줍게 고백하는 용태는 묘하게 귀엽기까지 하다. 인질범과 귀여움의 온도차도 균형을 맞추며 열연한 결과 ‘배우 정재원’의 존재감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영화는 입소문을 타고 지난 12일 150만 관객도 돌파하며 개봉 4주차에도 의미있는 발자취를 남기고 있다.

정재원은 “첫 영화부터 심도 깊은 캐릭터를 맞다 보니까 영광스럽고 감사할 따름이다. 벌써 극장에 가서 6번은 본 것 같다”며 “실제로도 황정민 선배의 ‘찐팬’이다. ‘너는 내 운명’부터 너무 좋아했다. 선배가 워낙 베테랑이고 잘하시다 보니 모든 걸 케어해주셨다. 내가 잘 안되는 부분이 있으면 ‘이렇게 해보면 어떨까’ 제안도 해주셔서 호흡도 좋았다”고 운을 뗐다. 황정민은 정재원을 ‘보석 같은 배우’라고 표현했다. 이어 정재원은 “왜 그렇게 말씀해 주셨을까 생각해 봤는데 아마도 매력적인 보이스 때문이지 않을까 싶다(웃음). 감사하면서 부담도 있는 표현이다. 내가 외모와는 다르게 순수함이 뿜어져 나와서 그렇게 보이지 않았을까 싶다. 그러나 사실 많은 분들이 보석처럼 만들어주셔서 감개무량하다”고 겸손함을 보였다.

‘인질’을 보고 나면 정재원 표 용태가 잔상에 남는다. 본인에 대한 화제성도 체감하고 있을까. 정재원은 “많이 실감하고 있다. 너무 신기하고 감사하게도 영화관에 갔는데 많이 알아봐주셨다. 그땐 머리도 길고 모자 쓰고 안경 쓰고 마스크까지 썼는데도 정말 많은 분들이 알아봐주셔서 놀랐다. 이런 일이 내 눈앞에 닥치니까 너무 감사하다. 항상 90도로 인사하고 사진도 찍어드리고 한다. 이런 기적 같은 영화에 내가 기적 같이 함께 했구나 생각했다”고 이야기했다.

‘인질’ 속 정재원에 대한 반응은 ‘귀여움’이 지배적이다. 보통의 인질범에게는 붙지 않는 수식어다. 그만큼 기존의 틀을 깨고 새로운 캐릭터를 그려냈다. 정재원은 “부끄럽지만 반응을 다 찾아본다. 아침 일과가 모든 포털 사이트에 들어가서 ‘인질’과 ‘정재원’ 검색해 보기다. 귀엽다는 반응은 부끄럽다. 그래도 찾아볼 때마다 재밌고 기분이 좋다”고 만족했다.

대선배 황정민과의 호흡은 어땠을까. 정재원은 “정말 열심히 하신다. 난 아직도 멀었구나 싶었다”며 “특히 산 속에서 달리는 신을 보면서 감탄했다. 눈에서 불꽃이 튄다. 정말 많이 배웠다. 연기적인 것뿐 아니라 정신적인 것부터 육체적인 것까지, 이래서 사람이 관리해야 하는구나 싶더라”며 “황정민 선배는 실제로 로맨티스트다. 악기를 사랑하는 분이다. 클라리넷 선율이 울려퍼지는데 그렇게 멋있어 보일 수가 없다. 너무 멋있고 후광이 나는 분”이라고 애정을 드러냈다.

이처럼 첫 영화 현장은 정재원에게 많은 경험을 안겼다. 정재원은 “물론 연기라는 점에서는 같은 연장선상이었다. 영화에 도전하게 된 건 특별한 계기까진 없지만 연기라는걸 너무 좋아해서 다 해보고 싶었다. 연극, 뮤지컬, 드라마, 영화 다 해보고 싶었는데 좋은 기회에 좋은 작품을 만났다”며 “앞으로도 욕심은 많다. 새롭게 생긴 목표는 멜로도 해보고 싶고, 큰 포부를 밝히자면 연기상을 받고 싶다”는 바람도 내비쳤다.

정재원은 인터뷰 내내 지금 자신에게 벌어진 일이 마냥 신기하다며 얼떨떨해 했다. 연기를 처음 시작했던 때를 떠올리면서는 눈물을 글썽이기도 했다. 정재원은 “흔히들 사람들이 연극이나 뮤지컬 한다고 하면 생활이 어렵다고 하는데 그보다도 무관심이 가장 힘들었던 거 같다. 가족들에게도 내세울 게 없으니까 그 부분이 가장 힘들었다”며 “나는 떳떳한데 떳떳하게 살지 못하는 느낌이었다. 그래도 버틸 수 있었던 건 그래도 내 주변에는 사람들이 많이 남아있구나 느꼈다. 세상을 잘못 산 건 아니라고 생각했다. 또 내가 사람을 잃진 않는다. 스스로 잘 버텼다고 칭찬해주고 싶다. 나아가 앞으로 더 버티자는 생각도 든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사람들의 머리 속이 아니라 가슴 속에 남을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 마음을 울릴 수 있는 그런 배우가 되고 싶다. 그게 내 꿈이다. 웃을 때 같이 웃을 수 있고, 같이 울 수 있는 친화적인 배우가 되고 싶다”고 덧붙였다.
sunwoo617@sportsseoul.com
사진 | NEW

Copyright © 스포츠서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