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쉬운 무승부지만 희망은 보였다..전술변화 속 달라진 '안익수호' 서울

[골닷컴, 성남] 강동훈 기자 = FC서울이 새롭게 부임한 안익수 감독체제에서 전술적인 변화를 앞세워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승리를 챙기지 못한 아쉬움이 남았으나 색채를 입힌다면 충분히 강등권에서 벗어날 수 있는 희망이 보였다.

서울은 12일 오후 4시 30분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성남과의 하나원큐 K리그1 2021 29라운드 원정경기에서 1-1로 비겼다. 이로써 서울은 승점 26점으로 12위에 그대로 머물면서 최하위 탈출에 실패했다.

서울은 이번 경기를 앞두고 큰 변화가 있었다. 올 시즌 선임된 박진섭 감독이 성적 부진을 이유로 사임하고, 과거 2010년 수석코치를 맡았었던 안익수 감독이 새롭게 지휘봉을 잡았다. 안 감독은 부임 후 "팬들을 위해 모든 것을 쏟아내는 각오로 최선을 다해 성과를 내겠다"며 반등을 예고했다.

이어 경기 전 기자회견에서 "서울 선수라면 구단 브랜드 가치, 본인 가치를 생각해야 한다. 대한민국 축구에 서울만의 스토리를 담고, 메시지를 줄 수 있도록 할 것이다"면서 "공수에 대한 상황을 분명하게 해서 상대를 제압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안 감독의 말대로 서울은 경기 초반부터 공수 밸런스를 잘 유지한 채 주도권을 가져가면서 경기를 풀어갔다. 특히 수비 지향적인 축구가 아닌 적극적으로 상대를 압박하면서 공격 진영에서 최대한 볼 소유권을 이어가는 축구를 선보였다.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선수들의 움직임이었다. 서울은 이날 4-3-3 대형으로 나섰지만 경기 도중 대형의 변화는 계속 나타났다. 측면 풀백 이태석과 윤종규는 중앙으로 좁혀들어오고, 중앙 미드필더 여름과 고요한은 측면으로 빠졌다. 또, 나상호와 조영욱은 양 측면 위치를 바꾸기도 했으며, 기성용은 스리백 중심을 잡아주면서 중앙과 측면 그라운드를 모두 밟았다.

이러한 전술 변화를 통해 서울은 상대 진영에서 공격 숫자를 최대한 늘렸고, 성남 수비에 혼란을 주면서 기회를 만들었다. 또, 공이 있는 위치에 여러 명의 선수가 패스워크를 구성하며 볼 소유권을 끊임없이 늘려갔다. 그 결과가 빛을 보면서 선제골을 뽑아냈다. 후반 13분경 왼쪽 사이드라인에 위치한 여름을 거쳐 하프스페이스 공간 쪽으로 침투한 이태석에게 볼이 연결됐다. 이태석은 지체하지 않고 크로스를 올렸고, 박스 안에 있던 조영욱이 마무리 지었다. 유기적인 움직임과 상대 수비를 빠르게 무너뜨린 패스워크가 만들어낸 득점이었다.

수비 시에는 상대 마크맨을 놓치면서 위험부담이 따를 수 있었지만 서울 선수들은 빠르게 움직여 빈공간을 커버해주고 다 같이 협력하면서 안정적인 수비를 구축했다. 다만 아쉽게도 후반 23분경 박스 안에서 집중력을 잃는 실수를 범하며 실점을 내줬고, 결국 1-1 무승부에 만족해야 했다.

비록 서울은 승리를 가져오진 못했지만 안익수 감독 체제에서 전술적으로 눈에 띄게 달라진 가운데 희망을 봤다. 전술적인 색채를 더 입히고, 자신감과 분위기를 되찾는다면 반등의 발판을 마련해 다시 도약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사진 = 한국프로축구연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