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1 20주년 맞은 미국, 이라크선 IS 문제로 여전히 골치

김윤나영 기자 2021. 9. 13.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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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미군이 사담 후세인 이라크 정부와 전쟁을 벌이던 2004년 4월30일 이라크 팔루자의 최전방 기지에서 요새를 불태우고 있다. 팔루자|AP연합뉴스


9·11 테러 20주년을 맞아 ‘테러와의 전쟁’에서 발을 빼려는 미국이 이라크에서는 여전히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철군에 힘입은 IS 잔당들이 이라크 내에서 부활할 조짐까지 보이고 있다.

이라크 내 쿠르드족이 운영하는 현지 매체 쿠르디스탄24는 12일(현지시간) IS 무장대원들이 이라크 동부 디얄라주에서 정부군 3명을 사살하고 1명에게 중상을 입혔다고 보도했다. IS 대원들은 디얄라주 주도 바쿠바 북쪽으로 60㎞ 떨어진 이라크군 초소를 일시적으로 장악했다가 지원병이 올 것 같자 도주했다.

이라크에서는 최근 IS 무장대원들의 게릴라식 치고 빠지기 공격이 잦아지고 있다. 전날에는 IS 대원으로 의심되는 용의자가 이라크 정부와 쿠르드족의 분쟁 지역인 키르쿠크 지방의 이라크 경찰을 공격했다. 이 공격으로 길가에 있던 차량에서 폭탄이 터지면서 현지 경찰관 3명이 사망하고 여러명이 다쳤다. IS 무장대원들은 지난 5일에도 픽업트럭을 타고 키르쿠크의 기지를 습격해 현지 경찰 12명을 살해했다. IS는 같은 날 이라크 북부 니네베주에서도 군 초소를 습격해 군인 3명을 살해했다. IS는 이틀 뒤 선전매체 아마크 뉴스 통신을 통해 공격 배후를 자처했다.

IS가 최근 부쩍 활동을 늘린 이유는 미군의 아프간 철수에 고무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달 30일 아프간 내 미군 철수를 마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7월엔 올해 연말까지 이라크에 남은 미군 2500명도 철수할 수 있다고 시사했다. 그러자 이라크 내 쿠르드족 군사지휘관인 시르완 바르자니는 지난달 CNN 기고에서 “미군이 지상에 있지 않으면 IS의 잠재적 위협은 이라크를 넘어 전 세계적에서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미국은 이라크에서 IS뿐 아니라 친이란 시아파 민병대와도 싸워야 하는 처지다. 9·11 테러 20주년을 맞은 전날 이라크 북부 에르빌 국제공항에 있는 미군기지 근처에서 드론 공격이 있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이라크 내 쿠르드족 민병대는 폭발물을 실은 드론 3발이 쿠르드족 자치지역에 있는 에르빌 공항 근처를 명중했다고 밝혔다. 사상자는 아직 보고되지 않았으나, 목격자들은 최소 6차례 폭발음을 들었다고 말했다. 에르빌 국제공항에는 지난 1년간 로켓포와 드론 공격이 끊이지 않았다. 미국은 드론 공격이 이슬람 시아파 맹주인 이란과 가까운 민병대의 소행이라고 비난해왔다.

미군은 소수민족인 쿠르드족 무장단체와 함께 IS 잔당과 싸워왔다. 미국이 2003년 이라크 침공으로 수니파였던 사담 후세인 정부를 무너뜨리자 이라크에는 시아파 정부가 들어섰다. 적성국인 이란과 ‘시아파 벨트’로 묶이는 이라크 정부와 함께하기 어려웠던 미국은 IS를 견제하기 위해 이라크 내 분리 독립운동을 벌이는 쿠르드족과 손을 잡았다.

김윤나영 기자 nayo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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