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이어 황의조·권창훈도 쓰러졌다..벤투호 '대형악재'

2021. 9. 13. 0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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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토트넘)에 이어 권창훈(수원삼성)과 황의조(보르도) 등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주전들이 잇따라 부상으로 쓰러지면서 10월 월드컵 최종예선을 앞둔 벤투호에 비상이 걸렸다.

황의조는 7일 레바논과 2022 카타르 월드컵 최종예선서 후반 시작과 함께 교체 투입됐는데, 벤투 감독은 "45분 이상 출전할 수 없는 몸 상태였다"고 이유를 밝혔다.

월드컵 최종예선 기간에 대표팀 공격의 핵심 3인방이 모두 부상으로 쓰러진 건 매우 심각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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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의조, 허벅지 통증 호소하며 교체
권창훈은 종아리 근육 파열로 4주 진단
손흥민 부상공백 속 토트넘 시즌 첫 패배
플랜B 없는 벤투호, 10월 월드컵예선 비상
황의조가 12일(한국시간) 랑스와 리그1 경기서 상대 선수와 볼을 다투고 있다.[AFP]

[헤럴드경제=조범자 기자] 손흥민(토트넘)에 이어 권창훈(수원삼성)과 황의조(보르도) 등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주전들이 잇따라 부상으로 쓰러지면서 10월 월드컵 최종예선을 앞둔 벤투호에 비상이 걸렸다. ‘플랜B’ 없이 주전선수들을 혹사한다는 지적을 받아온 파울루 벤투 감독이 스스로 자초한 대형 악재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9월 A매치 소집을 마치고 소속팀에 복귀한 황의조는 12일(한국시간) 프랑스 보르도의 누보 스타드 드 보르도에서 열린 랑스와 2021-2022 프랑스 프로축구 리그1 5라운드 홈경기에 선발 출전했다가 후반 19분 허벅지 통증으로 교체됐다.

황의조는 후반 10분 스프린트 직후 오른쪽 종아리 경련으로 쓰러진 뒤 힘겹게 일어섰다. 경기를 이어가던 황의조는 후반 18분 허벅지 안쪽에 통증을 느끼며 스스로 그라운드에 주저앉았고, 결국 후반 19분 지미 브리앙과 교체됐다. 황의조는 고통스러운 듯 사타구니 쪽 바지춤을 움켜쥔 채 한참을 서 있다가 천천히 그라운드 밖으로 나왔다.

이미 전조가 있었다. 황의조는 7일 레바논과 2022 카타르 월드컵 최종예선서 후반 시작과 함께 교체 투입됐는데, 벤투 감독은 “45분 이상 출전할 수 없는 몸 상태였다”고 이유를 밝혔다. 지난 7월 도쿄올림픽 와일드카드 출전에 이어 9월 A매치까지 강행군을 펼친 탓에 결국 탈이 난 것이다. 보르도는 황의조의 공백 속에 2-3으로 패배, 19위에서 꼴찌(2무3패)로 추락했다.

황의조에 앞서 권창훈도 종아리 근육 파열로 4주 진단을 받고 전열에서 이탈했다.

프로축구 K리그1 수원 삼성은 11일 “권창훈이 레바논전을 마친 뒤 통증을 호소해 다음날 병원에서 진단한 결과, 오른쪽 종아리 근육 미세 파열로 4주 진단을 받았다”고 밝혔다. 수원은 권창훈이 이달 27일에야 팀 훈련에 복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손흥민이 부상으로 7일 레바논전서 제외된 뒤 관중석에서 경기를 관람하고 있다. [연합]

같은 날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은 손흥민의 부상 결장 속에 리그 3연승 뒤 첫 패를 안았다. 대표팀의 캡틴 손흥민은 우측 종아리 근육 염좌로 레바논전에 결장한 뒤 리그 경기마저 뛰지 못하며 부상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누누 산투 토트넘 감독은 손흥민의 몸상태에 대해 “좋지는 않다(not so well)”며 “어떤 부상인지 구단이 발표할 때까지 기다려보자. 구단 의료진이 적절한 진단을 할 것”이라고만 언급했다.

월드컵 최종예선 기간에 대표팀 공격의 핵심 3인방이 모두 부상으로 쓰러진 건 매우 심각한 상황이다.

벤투 감독은 지난 3년 간 이렇다할 플랜B 없이 오로지 손흥민에만 의존하고 후방 빌드업 전술만 고집해 비난을 받아왔다. 터키 페네르바체에 입단한 뒤 A매치를 치른 김민재가 “유럽파 선배들이 그동안 얼마나 힘들었는지 알게 됐다”고 말할 정도로 해외파 선수들의 혹사는 임계점에 다다랐다. 결국 이번에 터진 핵심 주전들의 도미노 부상은 벤투 감독의 융통성 없는 전술 운용이 초래한 결과라는 지적이다.

당장 10월 중요한 A매치 일정을 앞둔 대표팀에 빨간불이 켜졌다. 현재 1승1무로 A조 2위에 오른 벤투호는 10월7일 시리아와 월드컵 최종예선 3차전 홈경기를 치른 뒤 10월12일 한번도 승리하지 못한 이란 원정을 치러야 한다. 손흥민과 황의조, 김민재, 황희찬(울버햄튼), 이재성(마인츠) 등 유럽파 선수들이 소집된다면 국내로 날아왔다가 바로 이란으로 이동하는 강행군을 견뎌야 한다. 10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노리는 벤투호 최악의 위기 속에 어떤 해법을 내놓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anju101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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