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 대통령 암살 두 달..검찰, 현직 총리 출석 요구

박은하 기자 2021. 9. 13.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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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아리엘 앙리 총리. 포르토프랭스|로이터연합뉴스


아이티 검찰이 조브넬 모이즈 대통령 암살 사건과 관련해 아리엘 앙리 총리에게 출석을 요구했다.

아이티 검찰은 지난 10일 앙리 총리에세 서한을 보내 오는 14일 검찰에 나와 신문에 응해 달라고 요구했다고 APF통신 등이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검찰은 앙리 총리가 모이즈 대통령 암살 사건 용의자 중 한 명인 조제프 펠릭스 바디우와 통화한 사실을 확인했다. 아직 경찰에 잡히지 않은 인물이다.

법무부 직원 출신인 바디오는 지난 5월 부패 혐의로 해임된 인물로 콜롬비아 수사 당국은 그가 범행 사흘 전 콜롬비아 용병들에게 직접 암살 명령을 전달했다고 지목했다. 그는 지난 7월 7일 모이즈 대통령 암살 몇 시간 후인 새벽 4시쯤 두 차례에 걸쳐 당시 총리 지명자였던 앙리와 통화한 것으로 확인됐다. 통화 시점에 모이즈 대통령이 피살된 사저 근처에 있었다.

앙리 총리는 검찰의 출석요구를 두고 반발했다. 그는 “혼란을 불러오는 이런 교란전술은 통하지 않는다”며 “끔찍한 살인사건을 기획하고 명령한 진범들은 반드시 밝혀져 심판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앙리 총리는 현지언론에다 바디우와는 아는 사이이며, 그가 대통령 암살에 연루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AFP통신에 따르면 현재 모이즈 대통령을 수사하는 검찰이 누군가를 강제로 소환할 수 없다. 수사판사가 지명된 후이기 때문이다. 프랑스 법 체계에서는 법원 내에서 재판부와 별도로 경찰을 지휘하고 구속영장 발부를 담당하는 수사판사를 두고 있으며 프랑스 식민지였던 아이티는 이를 따랐다. 또한 법적으로 총리의 신문은 대통령의 승인이 있어야 가능하다.

모이즈 대통령 암살은 사건 발생 두 달이 지났지만 여전히 진상은 안갯속이다. 지금까지 콜롬비아 전직 군인들과 아이티 경찰, 아이티계 미국인 등 44명의 용의자가 체포됐지만 암살 목적, 배후 등은 밝혀지지 않았다. 수사당국 관계자들도 협박을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뉴욕타임스의 지난달 보도에 따르면 수사판사와 법원 서기도 누군가의 위협을 받아 숨어다니는 중이다. 당초 이달 대통령 선거가 있어야 했지만 암살 사건으로 일정이 불투명해지면서 정치적 혼란이 가중되는 상황도 수사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박은하 기자 eunha999@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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